2주 만에 삭제된 4.5G 차···상상도 못했던 추격전, 이제 ‘독주’와 ‘여유’는 없다
지난 8월14일 LG는 5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61승2무35패로 승률 0.635를 기록하며 2위 SSG에 6경기 차 앞서 있었다. 이미 독주 체제로 전환했다는 평가가 나온 시점이었다.
KT는 당시 3위였다. 53승2무45패로 승률 0.541을 기록하고 있었다. SSG에 3경기 차 뒤졌고 LG와는 9경기나 벌어져 있었다. 당시 6위 KIA와 4.5경기차밖에 나지 않았다. 후반기 대약진을 해 상위권으로 진입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5강을 놓고 중위권 팀들과 더 가까이서 순위싸움을 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딱 2주가 흘렀다. 28일 현재 선두는 물론, 여전히 LG다. 그러나 1위와 2위 사이의 간격이 4.5경기 차로 줄었다. 심지어 2위의 주인공이 KT로 바뀌었다. KT는 9경기 차를 2주 만에 그 절반인 4.5경기 차로 줄이면서 선두까지 위협하는 존재가 됐다.
LG의 뒷걸음질 때문이다. 2주 사이 KT는 11경기에서 9승2패로 여전히 연패는 없이 위닝시리즈 행진을 이어 10개 팀 중 가장 많은 승수를 거둬들였다. 반면 LG는 10경기에서 4승6패에 그쳤다. 최하위권의 삼성에게 대구 원정에서 1승2패 뒤 ‘추격자’ SSG를 2승1패로 제쳤지만, 연패 중이던 롯데 3연전이 이틀 연속 우천취소 돼 1승밖에 하지 못한 뒤 창원 원정에서 NC에게 뜻밖에 3연전을 다 내주고 말았다. LG가 3연전 싹쓸이 당한 것은 6월2~4일 이후 석 달 만에 처음이다. 당시 상대도 NC였다.
이번 NC 3연전에서 LG는 최원태, 플럿코, 임찬규를 선발로 냈다. 셋 중 아무도 5이닝 이상 던지지 못했다. 최원태는 난타당했고 플럿코는 4이닝 투구 뒤 허벅지 통증으로 내려갔고 임찬규는 아웃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한 채 헤드샷으로 퇴장됐다. 경기 종료 타이밍에 타구가 심판 발에 맞아 경기가 계속 진행된 뒤 끝내기 홈런을 맞고 지는 희한한 상황도 벌어졌다.
LG는 현재 누가 뭐래도 10개 구단 중 가장 강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정상적으로 달리기만 하면 한국시리즈 직행으로 갈 수 있다. 그러나 경기가 이상하게 꼬이는 변수가 발생할 경우 연패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고, 해결된 줄 알았던 선발 불안감은 다시 고개를 들었다. 무엇보다 앞으로는 흔들림 없이 끝까지 던져야 한다고 힘 주었던 플럿코의 부상은 LG의 큰 위기다.
LG는 108경기를 치렀다. 65승2무41패(0.613)를 기록 중이다. 바로 아래 KT가 어느 새 60승 문턱을 넘었고 111경기를 치른 채 62승2무47패(0.569)로 다가왔다. KT 역시 선발 엄상백과 유격수 김상수가 부상으로 이탈해 위기를 맞았다. 그럼에도 상승세 흐름은 놓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거리를 좁히고 있다.
40경기도 남겨놓지 않고, 객관적인 전력 차 있는 팀 간 4.5경기 차는 따라잡기가 결코 쉽지 않은 간격이다. 그러나 그 4.5경기 차를 2주 만에 줄였을 정도로 KT가 상승세를 꾸준히 유지한다는 점에서 현재 4.5경기 차는 LG 입장에서 이제 안심할 수 없는 거리다. 양 팀은 당장 다음주 3연전을 포함, 무려 6차례 맞대결을 남겨놓고 있다.
여기까지 온 이상 LG는 정규시즌 1위를 반드시 지켜내야만 하는 입장이다. 반면에 한 계단씩 무섭게 치고 올라온 KT는 잃을 것이 없다. 꼴찌에서부터 올라온만큼 아직은 무리하게 욕심내지 않겠다는 분위기이기도 하다. 선수단이 느끼는 그 심리적 차이는 순위 싸움의 마지막에 몰릴수록 매우 크게 작용한다. 불과 2주 전만 해도 상상도 못했던 위기감을 LG가 잘 소화해내야 하는 이유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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