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둔촌주공 사태' 막자…개정 표준도급계약서 이달 시행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공사 현장. /사진=뉴스1

물가 상승 등을 이유로 재건축·재개발 공사비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조합과 시공사 사이의 갈등이 불거지자 정부가 물가변동 조정 방식 구체화, 분쟁 해결방식 사전합의 등을 정한 '표준도급계약서'를 개정했다.

국토교통부는 이같은 내용의 '민간건설공사 표준도급계약서' 고시 개정안을 오는 31일부터 시행한다고 29일 밝혔다. 물가변동 조정 기준을 명확히 하고 사전에 분쟁 해결방식을 정하는 등 원만한 계약 조정을 유도하는 방안이 담겼다.

우선 물가변동 조정 기준을 공공공사에서 적용 중인 '품목조정률' 또는 '지수조정률' 방식을 따르도록 하고, 조정금액 산출 방법도 구체화했다. 그동안 민간공사에서 '표준도급계약서'는 물가변동 세부 기준이 불명확해 재건축·재개발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의 불씨가 됐다.

현재 품목 또는 비목 가격 등 변동으로 등락액이 잔여 공사의 3% 이상일 때 공사비를 올릴 수 있게 돼 있는데, 그 기준을 품목조정률이나 지수조정률이 3% 이상 올랐는지로 판단하게 된다.

품목조정률은 각 품목 또는 비목에 대한 변동금액을 합산한 뒤 전체 계약금으로 나눠 산출한다. 지수조정률은 각 비목군에 국가·한은 등이 공표하는 지수 등을 활용해 가중평균으로 계산한다. 물가변동에 따라 공사비 조정 시 금액 산출방식도 구체화했다.

분쟁 해결방식은 계약 체결 시점에 당사자 간 합의를 통해 조정 또는 중재 중 하나를 정하도록 했다. 현재도 건설분쟁조정위를 통한 조정 또는 중재법에 따른 중재기관의 중재가 가능하도록 규정돼 있으나 공사 도중 분쟁이 발생하면 분쟁 해결 방식을 두고 다투는 경우가 많아, 미리 정하도록 한 조치다.

이외에도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에 따라 10월부터 시행 예정인 납품대금 연동제 관련 사항도 반영했다. 납품대금의 10% 이상인 주요 원재료의 가격이 계약 당사자 간 협의해 정한 비율(10% 이내 범위) 이상으로 변동하는 경우, 그 변동분에 연동해 납품대금을 조정하는 내용이다.

김상문 국토부 건설정책국장은 "민간 건설공사에서 물가변동 협의가 원활히 진행되고, 계약 분쟁이 발생할 경우 건설분쟁조정위 등을 통해 원만하게 해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방윤영 기자 byy@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