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감독에겐 악몽인 ‘2019년 트라우마’… LG에선 극복하며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 따낼 수 있을까

남정훈 2023. 8. 29.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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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계에는 '승차 3경기를 줄이려면 한 달이 걸린다'는 속설이 있다.

아무리 KT의 기세가 무섭다고 해도 LG의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 획득은 기정사실화되는 듯 했다.

한 달은 걸린다던 승차 3경기를 단 사흘 만에 줄여버린 것이다.

과연 염 감독은 2019년 트라우마를 딛고 1994년 이후 처음으로 LG의 한국시리즈 직행을 이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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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계에는 ‘승차 3경기를 줄이려면 한 달이 걸린다’는 속설이 있다. 야구란 스포츠가 아무리 강팀이어도 승률이 6할 언저리이고, 약팀이어도 4할 언저리이기 때문에, 승차를 줄이기 여간 쉽지 않기에 나온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LG 염경엽 감독에게 2019년은 떠올리기도 싫은 기억으로 남아있을 법하다. 당시 SK(현 SSG) 사령탑이었던 염 감독은 팀을 시즌 내내 1위로 이끌었다. 8월말부터 SK가 다소 부진하긴 했지만, 워낙 2위권과의 격차가 컸기에 야구계 속설대로 흘러간다면 선두는 무난하게 수성할 것으로 보였다.
LG 염경엽 감독(왼쪽), 김정준 수석코치. 뉴스1
그러나 9월부터 SK 타선이 심각하게 식어버렸고, 그 사이 8월 중반만 해도 SK에 9경기 차까지 뒤진 3위에 머물러있던 두산이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결국 두산이 정규리그 최종전을 승리하면서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차지했다. 2002년 삼성이 KIA와의 7.5경기차를 뒤집고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것이 이전 최다 경기 차 순위 뒤집기 기록이었는데, SK는 9경기 차를 지키지 못하면서 새로운 기록이 쓰이게 됐다.
염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LG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LG는 팀타율(0.282) 1위, 팀 평균자책점 2위(3.73)에서 알 수 있듯 투타에서 가장 안정된 전력을 뽐내며 시즌 초반부터 선두권에 위치했고, 전반기를 1위로 마쳤다. 전반기 ‘양강’을 형성했던 SSG가 후반기 들어 부진하면서 LG는 선두 자리를 더욱 공고히 했다.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5월까지만 해도 최하위권에 머물다 6월부터 대반격을 시작해 무섭게 치고 올라온 KT가 SSG를 밀어내고 2위에 올랐지만, 지난 24일까지만 해도 두 팀의 승차는 7.5경기에 달했다. 아무리 KT의 기세가 무섭다고 해도 LG의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 획득은 기정사실화되는 듯 했다.
지난 20일 인천 미추홀구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에서 LG 염경엽 감독이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뉴스1
그러나 지난 주말 3연전에서 LG가 창원에서 NC와의 3연전에서 스윕패를 당하는 사이 KT는 부산에서 롯데를 3연전을 내리 잡아냈다. 한 달은 걸린다던 승차 3경기를 단 사흘 만에 줄여버린 것이다. 염 감독으로선 기억하기도 싫은 2019년의 트라우마가 스멀스멀 생각날 법한 상황이다.

물론 2019년의 SK보다 올 시즌의 LG가 상황은 훨씬 낫다. 최근 당한 3연패 중에는 타구가 심판을 맞아 안타로 처리되는 바람에 당한 불운의 역전패도 끼어있었다. 팀 전력은 여전히 탄탄하다. 8월 성적도 12승8패로 6할 승률로 괜찮다. 다만 KT가 18승4패(승률 0.818)로 워낙 뜨겁기에 추격을 허용한 것이다. KT도 선발요원 엄상백이 갈비뼈 미세골절로 4주 정도의 공백이 예상되고, 유격수 김상수도 왼발목 염좌로 1군에서 빠지면서 전력이 다소 약화됐다.

과연 염 감독은 2019년 트라우마를 딛고 1994년 이후 처음으로 LG의 한국시리즈 직행을 이끌 수 있을까. 아직 가장 유리한 고지는 LG가 점하고 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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