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연 "은행권 상생금융 노력 지속…수익성 크지 않아"

박창옥 은행연합회 상무이사는 29일 "국내 은행들의 수익 규모가 큰 것과 관련해 비판적 시각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은행권도 이자이익에 편중돼있는 수익구조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상무이사는 이날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은행산업의 역할과 수익성'이라는 주제로 열린 간담회에서 은행권을 향해 지속되고 있는 이자장사 지적과 관련해 이같이 입장을 밝혔다.

그는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금융시장의 안정과 국민 경제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은행의 본질적 역할이자 책무"라며 "이러한 역할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선 외부충격에 대비한 충분한 자금과 자본을 안정적으로 확보·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측면에서 예금자에게 높은 신뢰감을 주고 자본시장에서 투자를 원활히 끌어들일 수 있을 정도로 탄탄한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은 은행에 있어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재까지 국내 은행들은 본질적인 고유 업무 수행을 통해 자본을 꾸준히 확충해오고 있으며, 이를 재원으로 위기 시 버팀목 역할을 충실히 수행 중"이라고 평가했다. 지난달 새마을금고 사태가 발생했을 때 7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산업·기업은행)이 6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공급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박 상무이사는 "은행이 공공성에 기반한 사회적 책임을 이행해나가기 위해선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성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현재 은행들은 사회적 책임 이행과 관련해 취약계층 지원 등을 위한 상생금융 활동과 사회공헌 활동을 적극 수행해나가고 있다"고 했다.

또 "국내 은행들이 자금력이 중시되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거대 글로벌 은행에 견줄 만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자본시장에서의 자금조달 능력을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은행이 안정적 수익성을 유지해야 자본시장에서 성장을 위한 자본조달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은행산업의 수익성 현황을 보면 지난 15년간 대출은 3배 가까이 증가했으나, 이익은 여전히 10조원대에 머무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과 비교하면, 은행의 대출자산은 2007년 989조원에서 2022년 2541억원으로 약 2.5배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5조원에서 18조6000억원으로 24% 상승하는데 그쳤다.

타 업권과의 수익성을 비교해봐도 국내은행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증권, 보험 등 타 금융업권 및 여타 주요 산업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었다. 업권별 ROE 수준을 살펴보면(2013~2022년 평균) 증권업과 보험업이 각각 6.7%, 6.8%인데 비해 은행업은 5.2%로 나타났다.

이밖에 ROE, ROA 등 수익성 지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박 상무이사는 "금융시장 여건에 따라 자본시장을 통한 우호적 조건의 자금을 대규모로 조달하는데 어려움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만큼, 지속적인 수익성 제고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은행들도 앞으로 은행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안에 대해 깊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