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 3배 급증해도 이익은 계속 10조원대… "안정적 수익 유지해야"
은행의 수익은 효율적 안정적 금융시스템 유지를 위한 안전판이자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고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되는 만큼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유지해야 한다는 게 은행권의 논리다.
29일 오후 금융감독원의 상반기 국내은행 영업실적 발표를 앞둔 상황에서 은행연합회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은행산업 수익성 현황' 브리프를 열고 이같은 논리를 내세운 것은 은행권의 이자장사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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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기간 은행의 밑천인 자기자본은 96조8000억원에서 256조9000억원으로 2.6배로 증가했다.
반면 은행의 순이익은 같은 기간 15조원에서 18조6000억원으로 24% 상승하는데 그쳐 수익성이 자산과 자기자본 증가에 못 미치는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다. 해당 기간 중 2016년에는 순이익이 2조4000억원에 그치기도 했다.
수익성 지표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ROE(자기자본이익률), ROA(총자산이익률) 등 수익성 지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의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 실제로 ROA는 2007년 1.11%에서 2022년 0.53%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ROE는 14.6%에서 7.4%로 하락했다.
박창옥 상무는 "국내 은행산업은 지난 10년간(2013~2022년) 연 평균 5.2%의 ROE와 0.4%의 ROA 기록함으로써 수익성이 미국 등 주요국 은행들의 절반 또는 그 이하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내은행의 ROE는 증권 보험 등 타 금융업권과 여타 주요산업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란 분석도 내놨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3~2022년 평균 업권별 ROE 수준을 보면 은행업은 5.2%에 그치는 반면 증권업은 6.7%, 보험업은 6.8%, 비금융업은 6.2%로 나타났다. 비금융업을 세부적으로 보면 전기전자는 11.0%, 통신은 5.7%였다.
박 상무는 "국내은행 (은행지주)은 현재 주식시장에서 고질적인 저평가주로 인식돼 왔으며 이로 인해 금융시장 여건에 따라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을 우호적 조건의 자금을 대규모로 조달하는데 어려움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만큼 지속적인 수익성 제고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박 상무는 "은행산업은 경제 내 자금중개와 지급결제 기능을 담당하는 기간 산업으로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금융시장의 안정과 국민 경제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은행의 본질적 역할이자 책무"라며 "은행이 이러한 역할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외부충격에 대비한 충분한 자금과 자본을 안정적으로 확보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러한 측면에서 예금자에게 높은 신뢰감을 주고 자본시장에서 투자를 원활히 끌어들일 수 있을 정도로 탄탄한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은 은행에 있어 매우 중요한 과제라는 설명이다.
박 상무는 "은행이 건실한 수익성 확보가 곤란하다면 외부의 갑작스런 충격에 대응할 수 없음은 물론, 자산운용이 편중되거나 고위험 투자 등에 대한 참여유인이 높아져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훼손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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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피해 극복을 위해 2020년 4월부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대출만기연장과 원리금상환유예를 통해 지난 2022년 한 해에만 약 68만건, 138조원에 달하는 지원이 시행된 점과 올 7월 새마을금고에 뱅크런 우려 발생시 7개 은행이 6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공급한 점이 대표 버팀목 사례로 꼽혔다.
이에 더해 신용 하위 50% 차주인 중 저신용자의 자금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중금리 신용대출 공급을 확대하고 있으며 2022년에는 약 5조1000억원을 공급했다.
이외에 은행산업은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해외 진출을 통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고 글로벌 인수합병(M&A)와 외화자금조달 등 다양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박 상무는 "국내 실물경제가 해외진출시 외국계 금융회사에만 의존하지 않기 위해서는 국내은행의 경쟁력 강화도 필요하다"며 "한국은 세계 13위의 경제규모와 6위의 무역규모를 지닌 글로벌 경제선진국임에도 국내 은행산업의 경쟁력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뱅커지(The Banker) 기준 세계 50위 안에 속하는 금융그룹이 한 곳도 없을 뿐만 아니라 국내 4대 은행지주의 글로벌 순위(Tier1 자본 기준) 평균도 지난 10년간 평균 70위권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금융업(보험 포함)이 GDP(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2년 6.30%에서 2020년 5.71%로 하락해 7~8%대를 기록 중인 미국, 영국 등 금융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박 상무는 "국내은행들이 자금력이 중시되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거대 글로벌 은행에 견줄 만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자본시장에서의 자금조달 능력을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본시장에서의 자금 조달 능력은 기업의 주식가치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으며 기업의 주식가치는 본질적으로 기업의 수익성에 기반하고 있어 은행이 안정적 수익성을 유지해야 자본시장에서 성장을 위한 자본조달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슬기 기자 seul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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