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90% 찬성' 현대차 파업 전운…올해는 정말 행동인가

이형진 기자 2023. 8. 29.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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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완성차 업계 맏형인 현대자동차(005380)의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연이은 최대 실적에 노조는 역대급 파업 찬성률로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고, 사측은 재교섭을 요청하면서 일단 다시 협상장 안으로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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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쟁의행위 찬반투표 압도적 가결…집행부 선거 앞둬 '정년 연장' 최우선
"파업권 획득 매번 있던 과정…노사 쟁점 좁혀가는 중" 지적도
7월12일 오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명촌정문에서 오전조 근로자들이 퇴근을 하고 있다. 2023.7.12/뉴스1 ⓒ News1 조민주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국내 완성차 업계 맏형인 현대자동차(005380)의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연이은 최대 실적에 노조는 역대급 파업 찬성률로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고, 사측은 재교섭을 요청하면서 일단 다시 협상장 안으로 자리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중앙노동위원회는 올해 현대차 노사 임단협 교섭과 관련, 쟁의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6월13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두달가량 17차례 교섭을 진행했으나 이렇다 할 접점을 찾지 못했고, 현대차 노조는 결국 지난 18일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이후 지난 25일 노조의 쟁의행위(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했고, 전체 조합원(4만4538명) 중 4만3166명(투표율 96.92%)이 투표해 3만9608명(재적 대비 88.93%, 투표자 대비 91.76%)이 파업에 찬성했다. 조합원 과반이 찬성하고, 중노위의 조정 중지 결정을 받으면 노조는 합법 파업을 할 수 있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 요구안으로 △기본급 18만49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전년도 순이익 30%(주식 포함) 성과급 지급 △상여금 900% △각종 수당 인상을 담았고, 별도 요구안에는 현재 만 60세인 정년을 만 64세로 연장하는 안을 추가했다.

가장 큰 쟁점은 정년 연장으로 꼽힌다. 노조 측은 국민연금 수령 시기와 맞춰 정년 연장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법이 정하는 정년인 60세 이상의 연장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최근 완성차 산업은 노동 수요가 내연기관 대비 덜한 전기차로 전환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부담감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노조는 올해 더 강경한 태도를 보일 예정이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말 집행부 선거를 앞두고 있다. 당초 강성 집행부로 평가됐지만, 오히려 코로나19 시기와 맞물리면서 4년 연속 무분규 타결의 잠잠한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현대차는 역대급 실적을 기록 중인 상황이다. 정년 연장이 쟁점 사안으로 떠오른 것도 50세 이상이 절반 가까이 되는 노조원들의 눈치를 본 탓이다.

파업 찬성률이 통상 70%대 안팎이었던 것과 비교해 올해 찬성률은 90%에 육박한다. 노조 측은 "사상 최대 참여율과 역대 최고 찬성률은 올해 임단협 승리에 대한 조합원의 열망"이라고 자평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실제로 파업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도 나온다.

파업에 대해 찬성 투표를 하고, 중노위 조정 중지 결정을 받는 것은 임단협 과정에서 거의 매번 있어왔던 과정이다. 파업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노조 측에서는 당장 파업할 수 있다는 일종의 협상 카드를 쥐기 위한 차원이라는 것이다. 올해 찬성률이 90% 가까이 나온 것은 올해 투표가 전자 투표로 이뤄졌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최근 완성차 업계의 임단협 협상은 추석 명절 전 즈음 결론이 났다. 명절 전 결론이 나야 상여금을 품에 안고 가족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9월말이 명절이니, 노조는 8월 하순부터 텐션을 높게 가져가는 것"이라고 봤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결국 지금의 과정은 노사가 서로 쟁점을 좁혀가는 한 과정에 있는 것"이라며 "추석 전까지는 좀 지켜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동석 현대차 국내생산담당대표(부사장)는 지난 28일 노조를 찾아와 재교섭을 요청했고, 노조는 30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 회의에서 협상 재개 여부 및 차후 일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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