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 1위 · 버디 1위’ 방신실의 숙제 … 너무 잦은 더블보기 이상 치명적 스코어 [오태식의 골프이야기]

2023. 8. 29.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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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신실. <사진 KLPGA 제공>
올해 정말 혜성처럼 등장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거센 장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슈퍼 루키’ 방신실이다. 하지만 최근 방신실 바람이 많이 줄어들었다. ‘시드 40번’를 받은 탓에 대회 출전에 제약이 있었던 때보다 오히려 E1 채리티오픈 우승으로 모든 대회 출전권을 획득한 후 그 바람의 강도가 더욱 약해졌다.

그래도 여전히 방신실은 2023 시즌 흥행의 중심에 서 있다. 드라이브 거리 부문 1위(266.99야드)에 올라 있는 장타력으로 평균 버디 부문에서도 단연 1위(3.84개)를 달리고 있다. 그린적중률 6위(75.14%)에 올라 있는 방신실은 아이언 샷 지수에서도 당당히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런 능력에 비해 방신실의 성적표는 무척 화려하지는 않다. 이번 시즌 14개 대회에 출전한 방신실은 네 번 ‘톱10’에 들었지만 컷 탈락이 다섯 번이나 된다. 상금랭킹 16위(3억 7461만원), 대상포인트 17위, 평균타수 17위(71.39타) 그리고 신인 포인트 3위로 평범한 톱랭커 수준이다.

방신실이 골프팬들이 기대하는 수준 만큼 진정한 톱랭커로 거듭나기 위해서 풀어야 할 숙제는 분명해 보인다. 대회 중간중간 나오는 더블보기 이상 치명적인 스코어를 줄이는 것이다.

올해 방신실은 38라운드에서 더블보기 18개와 트리플 보기 4개를 기록했다. 라운드 당 더블보기 이상 치명적 스코어가 평균 0.57개 나왔다.

방신실. <사진 KLPGA 제공>
그와 신인왕 경쟁을 하는 신인 포인트 1위 황유민과 비교해도 방신실이 얼마나 자주 치명적 스코어를 내는 지 확인할 수 있다. 올해 52라운드를 뛴 황유민은 더블보기 17개, 트리플보기 1개를 기록했다. 라운드 당 평균은 0.34개다. 163㎝의 작은 체구로 드라이브 거리 부문 3위에 오를 정도로 장타를 펑펑 날리면서도 확실히 방신실 보다 치명적 스코어가 적다. 황유민은 컷 오프도 한번 당하지 않았다.

상금랭킹 1위 이예원과 비교하면 차이가 더욱 확실해진다. 61라운드를 뛴 이예원은 더블보기 8개, 트리플보기 1개로 더블보기 이상 스코어 평균이 0.14개에 불과하다.

대회 별로 보면 방신실은 더블보기 이상이 적을 때 확실히 좋은 성적을 냈다. 일단 우승을 차지한 E1 채리티오픈 때는 더블보기 이상 스코어가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버디 12개를 잡고 보기도 3개 밖에 나오지 않았다.

공동3위로 올 시즌 두 번째 좋은 성적을 냈던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도 더블보기 이상이 한 번도 없었다. 이글 1개, 버디 15개, 보기 4개를 기록했다.

반대로 컷 탈락한 대회는 어김없이 더블보기 이상 타수가 스코어 카드에 적혔다.

가장 처음 컷 탈락의 쓴 맛을 본 교촌 1991 레이디스 오픈에서는 더블보기 3개를 범했고 가장 최근 컷 탈락한 두산건설 위브챔피언십에서는 1라운드 더블보기, 2라운드 트리플 보기가 나오면서 컷 오프 기준선을 넘지 못했다. 맥콜·모나 용평오픈에서도 2라운드 때 나온 파5홀 트리플보기 때문에 컷탈락했다.

가장 치명적인 스코어가 많이 나온 대회는 제주삼다수 마스터스다. 1라운드에서 더블보기 2개를 범했고 2라운드에서는 더블보기 3개에 트리플 보기도 1개 범하면서 컷 탈락했다. 2라운드 스코어는 무려 81타였다.

물론 너무 뻔한 얘기일 수도 있다. 치명적인 스코어는 장타자의 숙명과도 같은 것이니까. 하지만 그저 그런 장타자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변화를 두려워해선 안된다.

세계 여자골프 무대를 뒤흔들 거센 태풍이 될지 아니면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지, 그건 그에게 주어진 숙제를 얼마나 잘 푸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오태식기자(ots@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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