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가계부채 1억 넘는 지역은 어디?···서울·경기·세종
서울과 경기, 세종 지역의 차주 1인당 가계부채 규모가 올 1분기 말 1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빚을 지고 있는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소득의 2.2배 수준의 부채를 진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은행 제주본부 양재운 과장이 신용정보원 및 신용정보회사(NICE)를 통해 분기별로 수집한 가계부채 데이터를 분석한 보고서를 보면 지난 1분기 말 기준 제주 지역을 제외한 전국의 가계부채는 2019년 말보다 9.1% 증가했다. 이번 분석에는 예금취급기관 외에 증권사, 보험사, 카드사 등 비예금취급기관의 대출 및 신용판매(할부·리스 등)도 포함됐다.
지역별 가계부채를 차주(돈을 빌린 사람) 수로 나눈 차주 1인당 가계부채 규모는 제주를 제외한 전국 평균 8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세종이 1억12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과 경기도 역시 각각 1억600만원과 1억300만원으로 1억원이 넘었다. 이어 대구(9900만원), 제주·인천(각 9700만원), 부산(9600만원), 울산(9500만원) 등도 1억원에 육박했다.
반면 전남(7400만원), 강원·전북(각 7500만원), 충북(7600만원), 경북(7800만원) 등 도지역의 1인당 가계부채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2019년 말과 비교해 지난 1분기 말 기준으로 대구와 인천의 1인당 가계부채가 18.4% 증가했고, 부산(14.5%), 광주(10.8%), 서울(10.6%), 대전(10.3%) 등도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소득대비 가계부채 비율(LTI)운 1분기 말 기준 전국 평균 227%로, 빚을 진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소득의 2배 이상의 가계부채를 지고 있다는 뜻이다. 시도별로는 세종이 268%로 가장 높았고, 제주(258%), 대구·경기(각 254%), 인천(253%), 부산(250%), 서울(247%), 울산(226%), 광주(224%), 충남(218%) 등의 순이었다.
연령별로는 청년층이, 소득수준별로는 저소득층의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가팔랐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연령별 1인당 가계부채 규모를 보면 청년층(20~30대)이 평균 7400만원이었고, 고령층(60대 이상)이 8300만원, 중장년층(40·50대)은 1억원으로 분석됐다. 2019년 말과 비교하면 청년층의 1인당 가계부채는 20.4% 급증해 중장년층(5.8%)과 고령층(2.8%) 증가율을 훨씬 웃돌았다.
소득수준별로는 1분기 말 현재 소득 상위 30%인 고소득층의 1인당 가계부채가 1억2800만원이었고, 중소득층(소득 상위 30∼70%)은 6300만원, 저소득층(소득 상위 70∼100%)은 5600만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부채 금액 자체는 고소득층이 높지만, 증가율로 봤을때는 저소득층의 1인당 가계부채가 2019년 말 대비 15.7% 늘어 가장 큰폭 증가했다. 중소득층은 8.1%, 고소득층은 7.8% 증가했다.
가계부채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경기 방어를 위해 금리를 대폭 내리자 부동산, 주식 등 자산시장에 돈이 몰리면서 차입 수요가 크게 늘면서 급증했다. 2021년 하반기부터는 기준금리 인상과 금융당국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 등으로 잠시 주춤했으나, 최근 들어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가계부채 증가는 금융시장 안정을 저해하고 성장 잠재력을 약화시킬 수 있어 중앙은행의 관심(사항)”이라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총량이 늘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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