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상 모델 해줄래?"…10대 장애여학생 추행한 60대 미술강사

[아이뉴스24 최란 기자] 경기 북부지역 한 고등학교에서 특수반 강사로 근무하며 장애 여학생을 강제 추행한 남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29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이날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3부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위반(장애인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남성 A씨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과 장애인복지시설에 각 3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경기 북부지역의 한 고등학교 특수반 강사로 근무하며 알게 된 장애 여학생을 상대로 강제 추행한 남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뉴시스]

A씨는 지난 2020년 경기 북부 한 고등학교 특수반 방과 후 수업 미술강사로 근무하며 장애가 있는 10대 B양을 알게 됐다.

평소 수업이 끝나면 자신의 차로 B양과 함께 수업을 듣는 C군을 집에 데려다줬던 A씨는 어느 날 B양과 단둘이 차에 있게 됐다.

이때 B양이 "곧 있으면 성인이 되는데 술맛이 궁금하다"고 했고, 이에 A씨는 "방과 후 수업이 끝나면 함께 수업을 듣는 친구들과 식사하며 술이나 음료를 마시자"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학교에 나가지 못하고 방과 후 수업도 끝났다.

이후 A씨는 지난 2021년 1월 B양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당시 약속을 얘기하며 만남을 제안했고 저녁 장소는 코로나19를 핑계로 자기 집으로 정했다.

이에 B양은 A씨의 집에서 식사하며 술을 마시게 됐다. 이때 A씨는 "너가 이성적으로 끌린다" "너가 첫 남자이고 싶다" 등의 발언을 하며 B양을 끌어안으려고 했고 놀란 B양이 거절하자 "예술인들은 변태적인 감각이 있다"며 "조각상을 만드는데 모델을 해줄 수 있냐" 등의 말을 꺼냈다.

당시 겁에 질렸던 B양은 결국 A씨에게 추행당했고, 해당 사건은 B양이 보호기관 교사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놓으며 알려졌다.

경기 북부지역의 한 고등학교 특수반 강사로 근무하며 알게 된 장애 여학생을 상대로 강제 추행한 남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본 기사와 무관한 사진. [사진=정소희 기자]

이후 재판에 넘겨진 A씨는 B양이 장애인임을 몰랐으며 강제 추행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조사 과정에서 A씨가 강사로 근무한 학교 교사가 A씨에게 B양의 장애 내용을 고지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이에 재판부는 "특수학급 방과 후 강사라는 지위를 이용해 사회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장애인인 피해자를 강제추행 했다. 피고인이 납득할 수 없는 변명으로 일관하며 범행을 부인하고 있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다"며 "피고인에게는 이 사건 범행의 죄질과 범정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 모든 양형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최란 기자(ra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