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생각] '고금리와 고물가'가 뉴노멀?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 2023. 8. 29.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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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등 선진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과연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기준금리의 지속적인 인상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은 왜 억제되지 않는 것일까? 이제 저금리 시대는 끝나고 고금리 시대가 오게 된 것일까? 최근 외국의 언론들은 이러한 문제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먼저, 통화당국이 인플레이션율 목표치 2%를 고수하고자 한다면 기준금리의 추가적 인상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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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

미국 등 선진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과연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기준금리의 지속적인 인상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은 왜 억제되지 않는 것일까? 이제 저금리 시대는 끝나고 고금리 시대가 오게 된 것일까? 최근 외국의 언론들은 이러한 문제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또 이번 8월 잭슨홀 미팅에서 이와 관련해 어떤 논의들이 오고 갈지 주목하고 있다.

사실 작년 초부터 여러 선진국들은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올려왔다. 미국만 보더라도 2022년 3월부터 올 7월 말까지 기준금리를 무려 5.25% 포인트나 올렸다. 그 결과 소비자물가가 크게 하락하기는 했지만 아직도 목표치 2%보다는 높은 3.2%의 상승률에 머물러 있다.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율은 이보다 더 높아 4.7%에 머물고 있다.

먼저, 통화당국이 인플레이션율 목표치 2%를 고수하고자 한다면 기준금리의 추가적 인상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정책 시차를 고려할 때 기존 금리인상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지금 수준의 금리로도 장기적으로는 목표치를 달성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의 유가 불안정이나 근원인플레이션율의 움직임을 볼 때 금리인상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동안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하락 효과가 적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인플레이션은 경기만이 아니라 공급충격(유가 인상 등), 인플레이션 기대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통화당국은 이자율 인상을 통해 이 중에서 경기를 둔화시키고 임금인상을 막아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 한다. 그러나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꺾이지 않는다면 인플레이션 억제는 어렵다. 고금리와 고물가가 공존할 수 있다.

일부 논자들은 이러한 상황을 보면서 고금리와 고물가의 공존이 이제 '새로운 표준'(뉴노멀)이 되었다고 주장한다. 특히 고금리가 표준이 된 이유는 투자와 저축을 같게 만들어 경기를 과열시키지도 냉각시키지도 않는 '중립금리'가 이전보다 더 높게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금리가 더 올라도 총수요가 충분해 경기가 둔화되지 않는 시대가 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고금리를 표준으로 보는 것은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1990년대 중후반처럼 높은 투자가 지속되는 경우 중립금리가 높아질 수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전쟁, 보호주의 강화로 수요의 불확실성이 크고, 인플레이션의 원인이 수요보다 유가와 농산물가격 불안정과 같은 공급 요인에 더 크게 기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의 고금리가 표준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이때 기준금리를 더 인상하게 되면 경기는 결국 악화되고 실업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통화당국이 기준금리의 지속적인 인상정책을 고려한다면, 그것은 중립금리(또는 자연이자율) 상승을 반영한 것이라기보다는 물가안정을 더 중시한 정책적 선택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물가상승률 2% 목표도 세계화 황금기의 경험에 기초한 것일 뿐이다. 이러한 선택이나 기초가 항상 중립적이거나 올바른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기준금리를 더 높은 수준에서 유지하려는 것은 물가안정을 위해 실업문제를 경시하는 비중립적인 정책 선택이다. 2% 물가상승률 목표도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경제활동을 위축시킬 뿐만 아니라 경기침체 시의 대응 여력을 감소시킬 수 있다. 고금리가 현 상황에서 뉴노멀이라고 말하며 고금리를 정상적인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객관적 타당성을 갖는 주장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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