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김정은 ‘막말’에 “기초적 예의도 없는 저급한 수준”
통일부가 한·미·일 정상을 “깡패 우두머리들”이라고 막말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기초적인 예의도 갖추지 못한 언급에 대해 평가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29일 기자들과 만나 이날 북한 공식매체에 공개된 김 위원장의 해군절 기념 해군사령부 방문 연설 내용에 대해 “한·미·일 정상들에 대한 막말 언급은 발언자의 저급한 수준 드러내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7일 해군사령부를 방문해 “얼마 전에는 미국과 일본, ‘대한민국’의 깡패 우두머리들이 모여앉아 3자 사이의 각종 합동군사연습을 정기화한다는 것을 공표하고 그 실행에 착수했다”며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를 비난했다.
https://www.khan.co.kr/politics/north-korea/article/202308290724001
통일부 당국자는 “김 위원장이 한·미·일 정상회의에 따른 안보협력 강화 등 한·미·일 협력의 획기전 진전에 위기의식을 드러낸 걸로 보인다”며 “3국 간 안보협력 강화는 자신들의 불법적 미사일 개발과 위협에 따른 것임을 북한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그러면서 “북한은 사상누각에 불과한 헛된 전쟁준비 완성을 운운할 게 아니라 민생 개선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해군에 전술핵 실전배치를 시사하며 “전쟁준비 완성”을 강조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 위원장이 처음으로 남한을 “대한민국”으로 지칭한 데 대해 “김 위원장의 최초 언급이라는 점에서 주시하고 있다”며 “북한이 대한민국과 남조선을 혼용하는 상황에서 배경이나 의도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취임 이후 해군절 행사를 직접 축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조금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배경을 정확히 추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북한이 육군에 비해 해·공군 전력이 열악한 상황에서 해군 사기를 진작하고 핵무력 배치를 통해 해군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발신하려는 취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군부 서열 1위 자리에서 해임됐다가 이달부터 재등장하고 있는 박정천 전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대해 이날 북한 공식매체는 “조선인민군 원수”라고 호칭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원수라는 직위까지 나왔는데 직책은 추정이 좀 어렵다”고 말했다. 원수는 북한군 최고 계급이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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