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재난 예산 44% 증액···지자체 살림은 더 어려워질 듯[2024예산안]

박용필 기자 2023. 8. 2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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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도 행정안전부 예산안. 행정안전부 제공

행정안전부가 2024년도 재난안전 관련 예산을 대폭 늘려 잡았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분야에 예산을 집중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사는 지역이 어디냐에 따라 체감하는 행정 서비스의 질은 오히려 악화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방자치단체의 살림은 더욱 쪼그라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재난 관련 사업 예산 대폭 증액

29일 행안부가 공개한 ‘2024년도 행안부 예산안’ 총액은 72조945억원이다. 올해 본 예산 80조4878억원에 비해 10.4%(8조4000억여원) 줄어든 액수다. 그러나 주요 사업 예산은 4조9242억원으로, 올해(4조8145억원)에 비해 오히려 2.3% 늘었다고 행안부는 밝혔다.

가장 많이 늘어난 사업 예산은 재난안전 관련 예산이다. 1조8939억원이 편성돼 올해 관련 사업비(1조3093억원)보다 44%(5846억원) 증액됐다. 지하차도 침수 우려 시 자동으로 출입을 통제하는 차단기 확대 설치에 올해보다 67억원 늘어난 135억원이 편성됐고, 재해위험지역 정비 예산도 8629억원이 편성돼 올해보다 1596억원 늘었다. 국가재난관리정보시스템 고도화 예산도 올해보다 105억원 증가한 186억원이 편성됐다.

특히 피해 복구 지원 등에 쓰이는 재난대책비는 6000억원이 편성돼, 올해(1500억원)보다 무려 4배 증액됐다.

디지털플랫폼정부 관련 사업 예산도 7925억원이 편성돼 올해(7716억원)보다 209억원 늘었다. 모바일 주민등록증 사업 관련 예산을 비롯해, 공공웹·앱에 자신이 원하는 인증 방식으로 로그인 할 수 있게 하는 애니아이디(Any-ID) 서비스 확대, 공공 온라인 서비스를 하나의 사이트로 통합하는 행정서비스통합플랫폼을 구축, 행정·공공기관의 전자정보 관리 방식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하는 사업 등에 예산이 배정됐다.

국립국가폭력트라우마치유센터 조성에 22억원, 5·18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을 위한 신규 예산 45억원 등 사회통합 관련 예산도 7183억원이 편성돼 올해보다 290억원 증액됐다.

행안부는 “내년도 예산안의 특징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예산이 대폭 증가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지자체 살림살이 더 어려워질 듯

그러나 지역에 따라 체감하는 공공서비스의 질이 오히려 악화될 거란 우려도 나온다. 상당수의 자치단체들이 재정 압박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주요 사업 예산이 늘었음에도 예산안 총액이 줄어든 건 예산안의 대부분을 자치하는 지방교부세 예산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내년도 지방교부세 예산 편성액은 66조7711억원으로, 올해(75조2883억원)에 비해 12%(8조5172억원) 가량 줄었다. 지방교부세는 내국세 수입 중 일정 비율(19.24%)을 떼어 내 지방에 주는 재원이다. 내년도 내국세 세입이 올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면서 지방교부세 예산도 줄어든 것이다.

이 때문에 재정자립도가 낮고 지방교부세 의존도가 큰 자치단체들의 경우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부동산 경기 침체로 취득세와 등록세 등 자체 지방세 세입도 줄어들어 그 어느 때보다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상황이다.

이는 재난 관련 지원에서도 지역별 편차가 발생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행안부는 재난대책비를 올해보다 4배 증액했지만 이 돈은 중앙이 개입할 수 있는 재난, 즉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된 재난에 대해서만 사용하는 게 원칙이다. 재난지역 선포가 안 된 재난의 경우 지자체가 자체 재원으로 복구비 등을 지원해야 한다.

지역경제 관련 예산도 1조5195억원으로 올해(2조443억원)의 4분의 3 정도만 편성됐다. 정부가 지역사랑상품권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기로 함에 따라 올해 책정됐던 관련 예산 3500억여원이 내년도 예산안에는 편성되지 않았다. 지역 주도 청년 일자리 사업 예산도 잇따른 사업 만료로 대폭 줄었다. 1조원 가량인 지방소멸대응기금을 빼면 전국 자치단체 사업 관련 지원 예산으로 5000억원 가량만 배정된 셈이다.

행안부는 이 같은 예산 편성안을 다음 달 초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박용필 기자 phi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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