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방사선 치료와 선량 측정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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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5년 빌헬름 뢴트겐이 신비로운 광선을 발견했다.
방사선 치료 기술은 방사선량 측정표준의 토대 위에 발전하고 있다.
방사선량이라는 개념이 없었던 발견 초기에는 얼마만큼을 쬐어야 치료가 되는지 알 수 없었다.
KRISS는 누구나 안심하고 첨단 방사선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이를 뒷받침할 더 정밀하고 신뢰할 수 있는 방사선량 측정표준 개발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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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5년 빌헬름 뢴트겐이 신비로운 광선을 발견했다. 마치 빛과 같은데 두꺼운 물질을 뚫고 그 뒤에 가려진 사진 필름을 감광시켰다. 이 광선을 뢴트겐은 알 수 없다는 의미로 X-선이라고 이름했다. 그리고는 곧바로 자기 부인을 데려와 이 신비한 X-선으로 부인의 손 영상을 찍었다. 방사선이 최초로 우리 생활에 응용된 순간이자, 의료 방사선이 시작된 순간이었다.
이처럼 방사선의 첫 번째 응용 사례는 진단 영상 촬영이었지만 그 다음은 방사선 치료였다. 여러 시행착오 끝에 X-선에 많이 노출되면 피부에 화상이 생긴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방사선을 피부 질환 치료에 이용하려는 시도가 암 치료법으로까지 발전했다.
이후 감마선, 알파선, 양성자, 중입자와 같은 다양한 방사선 발생기술이 개발돼, 지금은 방사선 치료가 외과수술, 항암 약물치료와 더불어 3대 암 치료법으로 암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방사선 암 치료는 방사선에 노출된 암세포가 DNA 손상으로 인해 사멸하는 현상을 이용한다. 방사선 조사 효과는 방사선에 노출된 부위에 국한된다. 전신에 영향을 주는 항암 약물치료나 환자의 정상조직을 절개하고 시술해야 하는 외과수술과 구별되는 지점이다. 대체로 이 세 가지 치료법 중 어느 한 가지만 사용하기보다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절히 조합해서 사용하는데, 국내의 경우 약 30%, 미국의 경우 약 60%의 암 환자가 방사선 치료를 받는다.
방사선 치료 기술은 방사선량 측정표준의 토대 위에 발전하고 있다. 방사선량은 영어의 'radiation dose'를 번역한 것인데, 여기서 'dose'는 병원에서 약이나 주사를 처방할 때 사용하는 '복용량' 또는 '투여량'을 뜻한다. 방사선량이라는 개념이 없었던 발견 초기에는 얼마만큼을 쬐어야 치료가 되는지 알 수 없었다.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 방사선량을 제어해야 한다는 인식에 이르기까지는 많은 시행착오와 고통스러운 부작용을 겪어야 했다.
방사선 치료에 적용하는 방사선량은 흡수선량이다. 흡수선량은 방사선에 맞은 물질 또는 물체가 방사선으로부터 단위 질량당 흡수한 에너지(J/kg)를 뜻하며 단위는 그레이(Gray, Gy)이다. 1953년 국제방사선 단위 측정위원회(ICRU)에 의해 국제적인 측정량으로 공식 채택되고, 1975년 국제도량형총회에 의해 국제단위계(SI)에 편입됐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에서는 병원, 대학, 연구소 등에서 흡수선량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도록 흡수선량 측정표준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KRISS가 개발한 측정표준은 국제도량형위원회의 핵심비교(KC) 프로그램을 통해 다른 선진국과 동등성을 인정받았다. 최근에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 전 세계 여러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수행하는 선량 측정 품질감사 프로그램에도 기준 선량을 제공하고 있다.
인구 고령화와 함께 암 환자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지만, 다행히 부작용은 적고 치료효과는 뛰어난 첨단 방사선 치료 기술들이 계속해서 개발되고 있다. 인공지능과 로봇 등 첨단 기술과 결합하면 방사선 치료 기술 역시 혁명적인 수준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KRISS는 누구나 안심하고 첨단 방사선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이를 뒷받침할 더 정밀하고 신뢰할 수 있는 방사선량 측정표준 개발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김인중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선량측정표준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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