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찬회에 등장한 엄석대와 심청이…총선 앞둔 여야 현주소[기자의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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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나란히 연찬회와 워크숍이란 이름으로 인천과 원주를 찾은 28일, 때아닌 엄석대(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주인공)와 심청이가 등장했다.
국민의힘 연찬회 강연자로 나선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 고문은 "윤심(윤 대통령 의중)만 따라가는 당으로 보이니 윤 대통령이 엄석대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제시한 국정과제 완수에 대한 결의를 다지는 장면이라는 해석도 가능하겠지만, 이 광경은 '엄석대를 따르는 당'의 모습이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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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여야가 나란히 연찬회와 워크숍이란 이름으로 인천과 원주를 찾은 28일, 때아닌 엄석대(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주인공)와 심청이가 등장했다.
국민의힘 연찬회 강연자로 나선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 고문은 "윤심(윤 대통령 의중)만 따라가는 당으로 보이니 윤 대통령이 엄석대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했다.
이날 발언은 소설 속 선생님 역할을 하고 있는 윤 정부가 엄석대로 보이지 않도록 당이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당이 그저 윤심을 따라가는 게 아닌 윤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이해하고 국정과제 완수를 위해 적극적으로 앞장서달라는 당부로 읽혔다.
하지만 쓴소리도 잠시였다. 윤 대통령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연찬회에 참석하자 흰 셔츠를 맞춰 입은 109명의 의원은 일제히 '윤석열'을 연호했다. 윤 대통령이 제시한 국정과제 완수에 대한 결의를 다지는 장면이라는 해석도 가능하겠지만, 이 광경은 '엄석대를 따르는 당'의 모습이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날 연찬회에서 지도부의 진화에도 '수도권위기론'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다고 한다. 하지만 이같은 분위기에서 자유로운 토론 분위기 조성은 쉽지 않아 보인다.
민주당은 어땠을까. '민생'을 슬로건 삼고 국민의 삶을 지키겠다 다짐했지만 오후 자유발언에서 심청이가 등장했다.
이 대표의 다섯 번째 검찰 소환 통보 등 사법리스크를 두고 향후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올 경우 어떻게 할 것인지를 둔 비명(비이재명)계 설훈 의원의 발언이었다. 설 의원은 "심청이가 죽어도 죽은 게 아니고 다시 태어나서 왕비가 됐다"면서 "이 대표도 체포동의안이 오면 당당하게 영장실질심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반면 친명계에서는 부결을 주장했다. 양경숙 의원이 "당원들에게 물어봐서 당론으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검찰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수사하고 있기 때문에 개인에 대한 수사라고 볼 게 아니라 정치적 시도라고 보고 신중히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부연 설명했다.
두 의원의 발언은 '자유 발언'으로 치부할 수 없는 분열된 민주당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단면이었다. 이른바 '이재명 리스크'를 둘러싼 친명과 비명간의 대립이었다. 논란의 중심이자 워크숍 주요 안건으로 기대를 모은 대의원제 개편 등 김은경 혁신위원회의 혁신안 논의는 자취를 감췄다.
총선을 8개월 앞둔 지금,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연찬회 모습을 보면서 국민은 저마다 '총선 필승'을 다짐하는 이들을 어떻게 볼까.
ddakb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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