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산책] ChatGPT가 책 한 권을 뚝딱 요약해 줬다. 이래도 되는거야?

김현지 이응노미술관 학예사 2023. 8. 29.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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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하게 작품을 모으고 있다.

약 10여 년간 미술을 공공의 영역으로 연결하는 일을 하다가 취미처럼 시작한 개인적인 영역의 컬렉팅은 새로운 즐거움이 되었다.

조금 더 분석적으로 바라보자면 큰 틀에서 컬렉팅의 일반적인 내용을 벗어나지는 못했는데, 이는 어쩌면 이 책이 가진 한계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뉴스에서 떠들썩하게 말하던 ChatGPT가 읽지도 않은 책 한 권을 뚝딱 요약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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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지 이응노미술관 학예사

소소하게 작품을 모으고 있다. 약 10여 년간 미술을 공공의 영역으로 연결하는 일을 하다가 취미처럼 시작한 개인적인 영역의 컬렉팅은 새로운 즐거움이 되었다. 자연스럽게 전문 컬렉터의 세계가 궁금해졌다. 읽을만한 책을 검색하다 보니 "가난한 컬렉터가 훌륭한 작품을 사는 법"이라는 눈에 띄는 제목의 책을 발견하게 됐다.

평소 거의 모든 책을 전자책으로 구매한다. 무거운 게 싫고 집에 책을 쌓아두는 건 더 내키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의 책은 전자책이 없고 실물로만 구매할 수 있었다. 집에 책을 쌓아두는 걸 싫어하는 나에겐 고민의 시간이 필요했다. 책을 샀는데 내용이 별로면 결국 버리게 될텐데, 그럼 너무 아까운데 이걸 어쩌지?

불현듯 'ChatGPT'라는 녀석이 떠올랐다. 논문이나 과제를 할 때 ChatGPT가 답을 주거나, 로스쿨 시험문제도 문제없이 풀어냈다는 기사 내용이 떠올랐다. 아, 혹시 ChatGPT가 이 책의 내용을 요약해 줄 수도 있지 않을까.

ChatGPT 사이트에 들어가서 간단한 회원가입 절차만 마치면 바로 채팅창으로 들어갈 수 있다. 굉장히 심플한 구성으로 돼 있어 마음에 들었다. 가입 후 채팅창에 책 내용을 요약해달라는 질문을 남겨보았다. 진짜 답을 줄까? 생각을 마치기도 전에 ChatGPT는 거침없이 답을 쏟아냈다. ChatGPT는 그럴듯한 답변을 해준 것 같았지만 아쉽게도 너무 일반적인 내용이라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그래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알려줄 수 있을지를 되물었다.

1. 작품을 구매하기 전에 과거 비슷한 작품들이 얼마나 많이 팔렸는지 알아보고, 현재 시장 동향을 파악해 보세요. 2. 화상과의 좋은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은 가격협상 및 독점적인 작품에 접근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오프닝 및 이벤트에 참석하고 작품에 대한 질문을 하면서 관계를 구축해 보세요. 3. 협상할 때는 공손하고 정중해야 합니다. 합리적인 제안을 하고 타협에 마음을 열어보세요. 4. 만약 당신이 가격에 동의할 수 없거나 그 작품이 옳다고 느끼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떠날 준비를 하세요. 감정이나 압박이 당신의 판단력을 흐리게 하지 마세요.

오, 맨 처음 단순히 요약해 달라는 질문보다는 조금 더 실질적인 답변을 얻을 수 있었다.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범위를 좁혀나갈수록, 최대한 구체적으로 질문할수록 조금 더 괜찮은 답변이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향후 ChatGPT를 활용함에 있어서 질문을 얼마나 정교하게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ChatGPT는 책 한 글자 읽지 않고 내용을 알려달라는 나에게 어쨌거나 적절한 답변을 해주었다. 조금 더 분석적으로 바라보자면 큰 틀에서 컬렉팅의 일반적인 내용을 벗어나지는 못했는데, 이는 어쩌면 이 책이 가진 한계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뉴스에서 떠들썩하게 말하던 ChatGPT가 읽지도 않은 책 한 권을 뚝딱 요약해 주었다. 좋긴 한데 정말 이래도 되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사실 이래도 되나 안 되나가 문제가 아니라, 내 곁에 더 가까이 다가올 AI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지가 문제다.
김현지 이응노미술관 학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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