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광장] 자유, 권리와 책임 그리고 의무

2023. 8. 29. 10:3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태희 대전상공회의소 회장.

어렸을 때 친구들과 놀다가 한 대 때리고는 "왜 때려?" 그러면 "자유다"라고 답하며 도망 다녔던 기억이 난다. 자유를 잘못 이해해서 일어난 일이었을 것이다.

자유란 사전적인 의미로 의지 대로 할 수 있는 능력이며, 행위 할 수 있는 힘을 말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렸을 때 말한 자유는 옳은 것인가? 존 스튜어트 밀은 저서인 '자유론'에서 다른 사람의 자유를 존중하는 선에서의 자유를 말하고 있다. 즉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가는 자유는 안된다는 이야기가 되겠다.

또 우리가 많이 주장하는 말 가운데 '권리'가 있다. 사전적인 의미로는 '특별한 이익을 누릴 수 있는 법률상의 힘'이라고 한다. 민주주의에서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권리에는 자유권, 평등권, 행복추구권, 참정권 등이 있다. 조금 더 자세히 들어가 보면 자유권은 신체의 자유, 이동의 자유, 직업선택의 자유 등 개인의 기본적인 자유를 보장하는 권리이고, 평등권은 차별 받지 않을 권리, 행복추구권은 생존권이라고도 하며 자신의 행복을 보장 받을 권리를 말한다. 참정권은 국민이 정치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요즘 가장 서로 지켜지지 않고 어려운 단어가 아마 '책임'이 아닌가 싶다. 책임의 의미는 '자신이 행사하는 모든 행동의 결과를 부담 하는 것'이라고 한다. 책임은 도덕적인 책임, 법률적인 책임 그리고 일반적으로 업무상 부여되는 임무에 관한 책임으로 크게 구분될 수 있는데, 결국 책임을 다하지 못하면 권리를 주장하지 못할 수도 있게 되기 때문에 권리와 책임은 상호적인 관계를 가진다.

마지막으로 '의무'는 '인간이 마땅히 지켜야 할 규범에 의해 부과되는 부담이나 구속'을 말한다. 의미는 사람으로 마땅히 해야 할 일과 규범에 의해 부과되는 부담이나 구속과 법적의무가 해당될 것이고 헌법에 정해 놓은 국민의 의무로는 교육, 근로, 납세, 국방, 환경 보전의 의무가 있다.

오랜만에 학교에서 배운 기본적인 단어 몇 개를 다시 살펴봤다. 최근 우리나라나 세계적으로 많이 혼란스러운 상황이 바로 위에 단어들을 일방적인 자기중심적인, 제가 어렸을 때의 자유라고 친구를 때렸던 그런 생각들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 봤다.

얼마 전(벌써 잊혀지고 있지만) 아주 젊은 초등학교 선생님의 비극적인 일이 있었다. 학생의 권리는 중요하고 선생님의 권리는 소홀히 한 결과로 발생한 일이라 생각한다.

최근 기업에서는 ESG경영이나 중대재해처벌법이 화두가 되고 있다. 기업이 내·외부 이해관계자에 대한 무한책임 없이는 성장은 고사하고 소멸할 수밖에 없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직원들의 안전에 대한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 이제 CEO는 기업을 경영할 수 없게 됐다. 많이 힘들고 어려운 일이지만 어쩌면 마땅히 해야 할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종업원들은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CEO는 이제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존재가 아니다. 특히 지방에서 존재하는 기업은 종업원 한 사람 채용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해야한다. 이제 경영자가 면접을 보는 것이 아니라 면접자에게 면접을 당해야 하는 상황으로 변한 지 오래되었다.

권력의 힘은 종업원에게 넘어간 지 오래됐지만 법은 아직도 권력자가 경영자라고 생각하고 있다. 경영자는 종업원을 해고할 수 없지만 종업원은 예고도 없이 사직을 하고 있고, 퇴직연금을 요구하며 사직을 하다가 거부되면 육아휴직을 하는 것이 거의 관행이 되고 있다. 육아휴직 하다가 더 좋은 곳으로 취업 되면 사직서를 내고는 한다.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하위권이라고 하는데 최저임금 등 급여는 이미 선진국을 추월한다고 한다. 어렵고 조금만 복잡한 일은 기피의 대상이 된 지 오래고 말이다.

몇 년 전부터 미국국적의 가수가 취업비자를 받으려고 소송도 하고 승소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입국하지 못하고 있다. 군에 입대한다고 해놓고선 해외로 나간 후 면죄가 될 나이가 되니 재입국해서 돈벌이를 할 것으로 의심되고 있다. 그 친구는 왜 나만 그러냐고 항변하고 있다고 한다. 권리와 의무를 생각하면 참으로 씁슬하고 아프다.

사회 도처에 그런 일들이 과거 어느 때보다 많이 일어나고 있다. 권리를 주장하며 의무는 소홀히 하고, 자유를 이야기하며 책임은 지지 않는 것 말이다.

대한민국이 지속성장 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어렸을 때 배웠던 자유, 권리와 책임 그리고 의무라는 단어를 각자의 위치에서 다시 한번 마음에 새기고 솔선해야 할 것이다. 정태희 대전상공회의소 회장

Copyright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