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보내고 자사주 사고"…소액주주 잡기 나선 최수연·경계현·박정호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네이버는 인터넷 산업을 흔들었던 지난 세 번의 패러다임 전환기마다 그 험난한 변화의 물결을 성공적으로 극복하며 경쟁력을 강화해왔습니다. 네이버의 플랫폼 경쟁력은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에 더욱 빛날 것입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21일 네이버의 AI 경쟁력을 강조하는 주주서한을 보냈다. 주주와의 소통을 통해 신뢰를 얻고 책임경영을 강화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최 대표처럼 최근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주주의 마음을 얻기 위한 행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주주서한을 보내는 것뿐 아니라 주가 침체 상황 속에서 일부 CEO들은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자기회사 주식도 적극 사들이고 있다.
29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매출 기준 상위 500대 기업 중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354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상반기 말 기준 이들 기업의 전문경영인 대표 414명 가운데 183명(44.2%)이 자기회사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155명)에 비해선 28명 늘었다.
상반기 말 기준 이들이 보유한 자기회사 주식 수는 889만2589주였다. 1년 전(824만8729주)보다 7.8% 증가한 수치다.
1년 새 자사주가 가장 많이 증가한 대표이사는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조사됐다. 김 부회장의 보유주식은 32만 주로 지분율은 0.15% 수준이다. 보유주식은 지난해 상반기 4만 주에서 지난 3월 29만3147주로 증가했다. 이번 달에는 2만6853주를 추가로 매입했다.
김 부회장은 이와 별개로 2015년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선임 당시 부여받은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으로 108만3189주를 보유 중이다. 지난 25일 종가 기준으로 스톡옵션을 포함한 김 부회장의 보유주식 가치는 700억원 이상이다.
김 부회장 다음으로 자사주가 많이 늘어난 인물은 체외진단 시약 기기 제조 기업 SD바이오센서의 허태영 대표였다. 허 대표의 자사주는 지난해 상반기 말 25만8465주에서 올 상반기 48만3435주로, 22만4970주가 늘었다. 자사주는 2배 가까이 늘어났지만 주가가 지난해 6월 말 3만8850원에서 올해 1만2350원으로 하락하며 평가액은 1004억원에서 597억원으로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주요 기업 CEO 중에선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사장이 지난해 상반기 1만8050주에서 1년 사이 3000주를 늘려 2만1050주를 보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도 지난해 2월 1만5933주를 매입해 1만8023주를 보유하다가, 올해 추가로 4091주를 사들이며 2만2114주를 보유하고 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도 지난해 대비 4634주의 자사주 수가 늘어나 1만1974주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G그룹에서는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올 3월과 6월에 각각 2000주와 1000주를 매입하면서 5373주를 보유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과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은 각각 1000주가 늘어나 2000주를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가장 최근에는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이 2억원 규모의 자사주 500주를 매입했다.
전문경영인 중 최고 주식부호는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로 자사주 54만8455주를 보유 중이다. 지난주 25일 종가 기준으로 864억원 수준이다. 다음으로 이효근 에스디바이오센서 대표이사가 556억원, 최문호 에코프로비엠 대표이사 사장이 421억원,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이사 부회장이 194억원,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이 165억원, 김형기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이사 부회장이 79억원, 에스디바이오센서 허태영 대표가 59억원, 홍은택 카카오 대표가 37억원 순이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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