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전파 쏴' 아랫집에 협박메모 50대, 2심도 선고유예

[대전=뉴시스]김도현 기자 = 아래층 거주자들이 새벽마다 자신의 집으로 전파를 쏴 힘들게 한다고 생각해 다투다가 협박한 50대가 항소심에서도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

29일 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제3형사부(재판장 손현찬)는 협박 혐의로 기소된 A(55)씨와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1심의 선고유예 판결을 유지했다.

A씨는 2020년 12월30일 오전 대전 서구의 연립주택에서 아래층 B(30·여)씨를 비롯한 4인 가족의 출입문 틈에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새벽마다 전파와 초음파를 쏴 강제로 잠을 깨우고 날 고문해 온 것을 알고 있다”, “그동안 확보한 증거와 현행범으로 체포 및 압수수색을 청구해 처단할 것이다”라는 자필 메모를 꽂아 놓았다.

자신이 그동안 당한 고통에 대해 죗값을 치르게 해주겠다는 내용도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1심 재판부는 “전파무기를 이용해 전파를 쐈다는 것은 일방적인 주장이며 그러한 사실은 존재하지 않고 피해자가 실제로 불안감과 두려움을 느꼈다고 진술한 점 등을 고려하면 메모를 꽂아둔 것은 협박죄를 구성한다”면서도 “형사 처벌의 고지가 주된 취지며 피고인 주장으로는 전파에 의해 신체적 고통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며 선고 유예 판결을 내렸다.

1심 판결에 불복한 A씨와 검찰은 모두 항소를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피고인을 상대로 가해행위를 했다고 볼 아무런 객관적인 자료가 없고 실제 전파무기와 가해 도구는 전혀 발견되지 않아 가해행위는 실체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메모 내용은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한 것으로 협박에 해당하며 정당행위에 해당하지도 않고 1심 판단이 너무 무겁거나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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