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두문불출’ 김정은 딸 김주애, 훌쩍 큰 모습으로 등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 주애와 함께 28일 북한의 해군절을 맞아 해군사령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했다. 김주애의 동행이 북한 매체에 보도된 건 지난 5월 16일 정찰위성 발사준비위원회 현지 지도 이후 100여일 만이다.
조선중앙통신은 29일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사랑하는 자제분과 함께 해군사령부에 도착하시자 해군 장병들은 뜻깊은 자기의 창립 명절(해군절)에 무상의 영광과 특전을 받아안게 된 감격과 환희에 넘쳐 열광의 환호를 올리고 또 올렸다”고 보도했다.
통신이 언급한 ‘사랑하는 자제분’은 김주애를 의미한다. 김주애는 이날 검은색 바지에 흰색 정장 재킷을 입은 어른스러운 복장으로 김정은 곁을 지켰다. 머리 또한 어머니 리설주가 공식 석상에서 자주 하던 앞머리 없는 반묶음 스타일로, 더욱 성숙한 느낌을 준다.
지난해 11월 북한 매체가 김주애의 사진을 처음으로 공개한 후 그는 북한의 주요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올해 2월 8일 열린 조선인민군 창건 75주년을 기념하는 군사 퍼레이드에서는 장군들에게 둘러싸인 김주애가 아버지 김정은을 밀어내고 중앙에 있는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그러나 6월 이후 그가 정식 무대에서 자취를 감추면서 여러 추측이 나왔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지난 7일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 측의 견제 때문일 수 있다고 관측했다. 북한 내부에서 김주애와 리설주를 지지하는 사람들과 ‘로열패밀리’ 김여정을 지지하는 이들 사이에 권력투쟁이 벌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매체는 김주애가 사라진 직후 공교롭게도 김여정이 존재감을 드러낸 점에 주목했다. 김여정은 지난달 28일 중국 방북단 초청 만찬에서 공개 연설하고, 이달 군수공장 시찰에도 김정은과 동행했다.
반면, 그간 있었던 공식행사의 특성상 어린 딸이 전면에 나서지 않은 것일 뿐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지난달 27일 열린 북한의 전승절 70주년 기념 열병식 등 여러 행사에는 중국과 러시아 대표단이 초청됐는데, 주요 외교 행사에 10살 남짓한 딸을 동행하는 건 적절치 못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한, 열병식 도중 김주애의 백마가 등장한 건 그의 위상이 여전하다는 뜻이라는 의견도 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참석한 ‘무장장비전시회-2023′ 행사장 곳곳에 김정은과 주애가 등장한 사진이 전시된 모습도 포착됐다.
그간 김정은의 첫째는 아들로 알려졌으나, 최근에는 김주애가 맏이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유환 통일연구원장은 지난 5월 “개인적으로는 주애가 맏이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며 “(주애는) 후계자 후보군에 있다고 본다”고 했다. 고 원장은 “지금 딸을 당장 (후계자로) 내세운다기보다는 후계자로서의 덕목을 쌓는 것”이라고 했다. 보수적인 북한 사회에서 여성 지도자가 나올 수 있냐는 의문에는 “수령체제는 만들려면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고 했다.
한편, 김정은은 해군절 축하 연설에서 한국과 미국, 일본의 정상을 ‘깡패 우두머리’라고 비난했다. 김정은은 “얼마 전에는 미국과 일본, 대한민국 깡패 우두머리들이 모여앉아 3자 사이의 각종 합동군사연습을 정기화한다는 것을 공표하고 그 실행해 착수했다”며 “미국을 비롯한 적대 세력들의 무모한 대결 책동으로 말미암아 지금 조선반도 수역은 세계 최대의 전쟁 장비 집결 수역, 가장 불안정한 핵전쟁 위험수역으로 변해버렸다”고 했다. 김정은은 무력 충돌사태와 전쟁에서 주도권을 확고히 틀어쥐고 선제적이고 단호한 공세로 적들을 제압하기 위한 해군 작전 전술 방침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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