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월대 어도 상징물 찾았다…고 이건희 회장 유족 기증으로 복원에 사용

이한나 기자(azure@mk.co.kr) 2023. 8. 29.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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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이 다니는 길 상징물
어도 앞단 유실 부분과 맞아
호암미술관 정원 전시 석조각
월대 관련성에 문화재청 기증
호암미술관 야외 정원 희원에 있던 서수상 모습 <문화재청>
오는 10월을 목표로 복원 작업이 진행 중인 광화문 월대가 생전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아끼던 호랑이 얼굴 동물상으로 완성된다.

호암미술관 개관 때부터 범상치 않은 존재감을 드러내던 대형 서수상이 광화문 월대 어도(임금이 다니는 길)를 상징하는 석조각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족들은 월대 유실품 가능성을 파악하자 문화재청에 서수상 한 쌍을 기증했다.

29일 문화재청은 광화문 월대 어도의 가장 앞부분을 장식하던 서수상(瑞獸像)으로 추정되는 석조각 2점을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족 측으로부터 기증받았다고 29일 밝혔다. 이 석조각들은 복원 중인 월대 앞단에 활용된다.

서수상은 민화 속 호랑이를 닮은 얼굴에, 용처럼 비늘 덮인 몸을 가진 ‘상서로운 동물’을 뜻한다. 건물을 지키는 수호신처럼 맨 앞에 주로 한쌍으로 세워졌다. 이번에 기증받은 서수상은 가로 길이가 2m에 달할 정도로큰 편이다.

서수상 규격과 일치하는 소맷돌 받침석 추정 발굴유구 <문화재청>
이 서수상은 문화재청이 발굴조사를 통해 확인한 소맷돌(돌계단 옆면의 마감돌) 받침석에 윗부재를 앉히기 위해 가공한 부분의 모양과 크기가 동일하다. 또 형태와 규격, 양식 등이 사진 자료 등을 통해 확인되는 과거 광화문 월대와 일치해 고종 대 월대 건립 당시 사용된 부재로 판단된다.

아울러 광화문 해치상이나 경복궁 근정전 월대의 서수상 등과 양식적으로도 유사한 면이 있는 데다가 뿔의 개수나 눈썹, 갈기의 표현 방식과 가공기법 등을 다른 서수상과 비교해 볼 만해 학술적, 예술적, 기술적 가치가 뛰어나다.

광화문 월대의 어도 맨 앞단에 있던 서수상 관련 사진. 1910년대 위치 변형후 모습. <국사편찬위원회>
광화문 월대 어도 앞단에 있던 서수상 관련 사진. 1910년대 위치 변형후 모습. <국립중앙박물관>
문화재청 관계자는 “광화문 월대와 서수상의 관계에 대한 민원이 제기돼 4월부터 조사가 시작됐고 유실된 서수상으로 파악되 유족들에게 알리자 의미있게 활용되길 바라며 기증해 주셨다”고 밝혔다.

삼성문화재단 관계자도 “호암미술관 개관때부터 전시됐던 서수상이 광화문 월대에 속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문화재청 연락을 받고 유족들께서 고 이건희 선대회장의 문화공헌 취지를 계승하는 차원에서 흔쾌히 기증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수증 절차를 밟아 28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서수상 기증식을 열고 감사장을 수여했다.

앞서 지난 2021년 유족들은 ‘문화유산 보존은 인류 문화의 미래를 위한 시대적 의무’라는 이 회장의 뜻을 이어받아 국보와 보물 등 국가지정문화재 60건을 포함한 미술품 2만3000여 점을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등 국가 기관 등에 기증한 바 있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광화문 월대 복원에 기여해주신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족에게 깊이 감사드리며, 해당 유물을 잘 활용해 광화문 월대 복원, 더 나아가 경복궁 복원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역사와 전통을 되살리고 자랑스러운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와 문화강국으로서의 이미지를 세계에 널리 확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서수상 외에도 경기도 구리시에서 보관 중이던 난간석 부재 등 50여점도 함께 활용해 당시 모습과 가깝게 광화문 월대를 복원하고 오는 10월 중 기념행사를 열어 국민에게 공개할 계획이다.

광화문 월대 복원 조감도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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