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代 걸친 R&D 뚝심...SK이노, 글로벌 그린 에너지 기업 성장 원천됐다

최호 2023. 8. 29.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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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용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가 'SK이노베이션의 40년 R&D 경영'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는 모습. 이번 발표는 28일 SK서린빌딩 수펙스홀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진행됐다.

SK이노베이션이 정유사, 종합에너지 기업을 넘어 글로벌 그린 에너지 기업으로 전환에 성공한데는 최종현, 최태원 회장으로 이어진 강력한 연구개발(R&D) 경영 리더십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R&D와 사업화를 접목한 R&BD 모델의 정착, 사업 부서와 R&D 조직간 유기적 연계 등도 SK이노베이션의 성장 비결로 지목됐다.

이러한 분석은 기업경영 전문가인 송재용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와 이지환 카이스트 경영학과교수가 'SK이노베이션의 40년 R&D 경영'을 공동으로 분석한 결과다. 두 교수는 지난 28일 SK서린빌딩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R&D 경영이 단기적으로 원유의 안정적 공급원이 없는 SK이노베이션이 글로벌 최고 수준의 정유기업 경쟁력을 갖게 했을 뿐 아니라, 수직계열화를 완성하는 핵심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나아가 R&D가 정유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확보한 다양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화학, 바이오 및 윤활기유, 분리막, 배터리 등 현재 SK이노베이션 계열의 핵심 사업을 개발하고 사업화하는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고 짚었다. 이를 기반으로 독립경영이 가능해졌고 이는 SK이노베이션만의 독특한 R&D 경영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SK이노베이션의 R&D 경영 모델을 'SKinnoWay R&BD'로 정의했다. 4E, 즉 'Entrepreneurship'(경영철학과 도전), 'Exploitation'(기존사업 경쟁력 강화), 'Exploration'(미래형 신사업개발), 'Expertise' (기술역량)을 기반으로 구축한 혁신적 R&D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제품 품질, 원가 경쟁력 강화 △공정개선 및 최적화 △촉매/합성/분석등의 공통역량 축적 등에서 뛰어날 뿐 아니라, 사업개발(BD)을 주력으로 하는 R&BD 구조를 갖고 있는 점이 가장 큰 차별적 우위라고 설명했다.

R&D의 대표 성과물로 배터리, 분리막, 윤활기유, 넥슬렌, 신약개발(현 바이오사업)을 지목하고 SK이노베이션, SK그룹의 중요한 기업가치를 담당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교수들은 SK이노베이션의 R&BD 경영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로 장기간 투자가 필요한 R&D를 이끌어가는 강력한 리더십을 꼽았다. 최종현 선대회장이 유공인수 직후 R&D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종합에너지 기업으로의 전환 선언(1982)에 이어 기술개발연구소를 설립(1983)한 것을 예로 제시했다. SK이노베이션의 R&D 경영 40주년은 이를 기점으로 산정한 것이다.

이어 최태원 회장은 'R&D는 미래의 희망이며, 기술도약 없이는 사업의 도약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며, '석유에너지에서는 못했지만, 그린 에너지에서는 글로벌 톱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R&D경영 중요성을 지속 강조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지환 KAIST 경영학과 교수가 'SK이노베이션의 40년 R&D 경영'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는 모습. 이번 발표는 28일 SK서린빌딩 수펙스홀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진행됐다.

이 교수는 “장시간 투자가 필요한 R&D는 대를 이어서 일관성 있게 진행했다며, 선대회장 때 시작된 배터리 사업(1983년), 바이오 사업(1989년)은 최태원 회장이 진두지휘하여 현재 SK그룹의 핵심 미래사업인 BBC(배터리, 바이오, Chip-반도체)를 완성했다”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강력한 R&D 경영을 펼치고 있다. R&D를 전사 성장의 핵심으로 보고 회사 경영법이자 기업문화인 SKMS와 수펙스추구법에 MPR 운영법을 적시했다. 이를 기업경영에 강력하게 반영함으로써 R&D가 항상 핵심역할을 수행해 왔다. MPR은 Marketing(영업), Production(생산) 및 R(R&D)를 일컫는 용어다. R&D가 생산과 영업과 늘 함께 움직여서 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미로 1989년 만들어진 SK만의 독특한 경영법이다. 이 경영법은 1995년 MPR/S/T(MPR, S-Staff, T-Top), 즉 지원부서와 최고경영층이 혼연일체가 되어야 한다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송재용, 이지환 교수팀은 “SK이노베이션이 지난 40년의 R&D 경영 통해 차별적 우위를 확보하고 성장해 온 것을 넘어, 새로운 40년은 고유의 새로운 정체성 창출하며 미래 기업가치 증진시킬 것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이성준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장이 28일 열린 'SK이노베이션의 40년 R&D 경영' 컨퍼런스에서 맺음말을 하는 모습.

이성준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장은 “이번 프로젝트 결과로 R&D경영을 통해 SK이노베이션의 기업가치가 계속 커져 왔음이 확인된 만큼, 혁신적 R&D 추진 및 지속적인 제도/시스템/문화 혁신을 통해 '올타임 넷제로'를 완성하면서 그린 에너지 분야의 글로벌 리더로 성장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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