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청년층이 "내 가족을 만들고 싶다" 느끼려면?

권애리 기자 2023. 8. 2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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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저조한 결혼과 출산율 우리 사회의 큰 문제죠. 청년들은 요즘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물어보고 또 듣는 일이 점점 중요해지는 것 같습니다.

<기자>

그래서 이번에 통계청에서 청년층 19세에서 34세까지 어떻게 하면 결혼과 출산을 하고 싶어 할까, 이런 부분들을 담은 그런 조사를 했는데요.

사실 좀 대답은 납득할 수 있는 지점들로 모입니다.

어떻게 보면 뻔하다고 할 수 있지만 그래도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대답 한 가지, 기성세대가, 부모가 화목하게 잘 살면 됩니다.

여기 보시면 왼쪽, 전체 청년 중에서는 자녀가 꼭 있어야 한다고 대답한 청년이 46.5% 절반이 채 되지 않았지만, 부모와의 관계에 만족하고 있다. 가족관계가 좋았다고 대답한 청년들은 57.6%가 자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보시면 10% 넘게 11% 포인트 넘게 차이가 납니다.

사실 한국의 가족들은 점점 더 화목해지는 모습이 이번 조사에서도 보이기는 합니다.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우리 가족이 화목하다, 관계가 좋다고 느끼는 청년 8.7% 포인트나 늘어났습니다.

과거의 우리 부모들처럼 "먹고사느라 정신이 없어서 아이들 마음까지는 신경 쓰지 못했다" 하는 분들은 확실히 적어졌고요.

부모자식 간에도 관계의 질을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고 느끼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는 거죠.

그리고 이렇게 화목한 가정 분위기를 만들어지면 그래도 아이가 있어야지 생각하는 청년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겁니다.

10년 전이랑 비교하면 가족관계가 좋은 청년이라도 아이가 꼭 필요하다고 의무감을 느끼는 비중은 눈에 띄게 줄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그건 사회의 전반적인 가치관이 달라지는 데 따른 거고요. 어쨌든 여전히 원 가족이 행복했던 청년은 가족을 갖길 꿈꿀 확률이 더 높습니다.

<앵커>

얼핏 예상은 되는데 결혼과 출산을 꺼리는 청년들은 어떤 게 가장 걱정이라고 하나요?

<기자>

먼저 결혼, 결혼에 긍정적인 청년이 이제 3명 중 1명을 약간 넘는 수준입니다. 10년 전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결혼에 대한 인식이 너무 부정적이 됐죠.

그런데 결혼에 부정적인 가장 큰 이유는 결혼 자금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남녀 모두 마찬가지인데 남자 쪽이 더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다음으로 나온 대답인 '결혼의 필요성을 그냥 못 느낀다' 이걸 제외하면 사실 그다음으로 꼽은 이유들도 넓게 봐서는 경제적인 이유들로 수렴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고용 상태 불안, 그리고 출산과 양육에 대한 부담, 나 혼자라면 어떻게 그럭저럭 살겠지만 직장 가까운 곳에 집 한 채 마련하는 게 너무 힘들고 또 고용이 불안해서 어떻게 될지 알 수도 없는데 어떻게 가정을 이루고 아이들을 책임지느냐는 마음이 드는 겁니다.

특히 여성 청년들이 남성보다 결혼을 긍정적으로 여기는 비율이 훨씬 낮은데요.

청년들은 여성 취업에 있어서 육아부담을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성 청년들이 출산을 기피하는 이유는 좀 더 복합적이기는 하지만 육아가 경력단절을 무릅써야 할 일이 될 때 육아를 꺼리는 경향이 확실히 커진다고 볼 수 있는 겁니다.

아이가 의무라는 가치관은 희박해지고 있는데 지금 집값과 자신의 경제적인 상황, 그리고 아이를 낳고 일할 수 있을까를 생각할 때 출산과 육아가 점점 더 부정적으로 느껴지는 단계를 밟는다고 유추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니까 사회가 청년들이 가족을 꾸리는 걸 꿈꾸도록 도울 수 있는 방법은 역시 출산과 육아가 곧 경력단절이나 취업 불이익으로 이어지지 않는 시스템과 분위기를 확실히 조성하는 거겠죠.

<앵커>

그런데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는 비혼 출산, 이 비혼 출산에 대한 인식은 조금 긍정적으로 변하는 것 같습니다.

<기자>

이제 10명 중 4명은 결혼하지 않고도 아이를 낳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하나 좀 짚고 넘어갈 대목은 비혼 출산에 대한 동의는 본인이 비혼 출산을 하겠다기보다는 전반적으로 전통적인 가족관계에 꼭 얽매이지 않는 사고가 대세로 자리 잡고 있는 일환일 뿐입니다.

굳이 말하자면 남이 비혼 출산을 했을 때 도덕적인 잣대를 들이대지 않겠다는 쪽에 더 가깝다는 거죠.

그게 결정적으로 보이는 게 입양에 대한 인식입니다. 입양 의사가 있다는 청년은 10년 전보다 오히려 20.5% 포인트나 줄어들었습니다.

이게 언뜻 의외인데요. 입양도 자녀에 대한 의지가 조금이라도 있을 때 생각이 생기는 거죠.

그만큼 지금 청년들이 자녀에 대한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자녀가 있는 삶에 대한 의지가 줄어들었다는 겁니다.

아예 출산과 육아를 먼 일로 여기게 되는 환경에서는 입양 의사도 감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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