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소상공인 "홈쇼핑 정액방송 잘못 접근하면 손해본다"
[창원=뉴시스] 김기진 기자 = 경남 출신 소상공인 김창원(익명)씨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홈쇼핑 정액제 방송 방식으로 5개 홈쇼핑사에서 자신의 상품을 방송해 약 5억원의 손실을 봤다. 한마디로 5억원 손해를 본 셈이다. '홈쇼핑 정액제 방송'은 그야말로 방송 시간을 돈으로 주고 사서 방송을 하는 형태다. 김씨는 밤 10시부터 11시까지 방송을 하는 조건으로 1억원을 내고 상품방송을 했으나 목표 달성률이 30%에도 못 미치자 오히려 홈쇼핑사에 수천만원을 추가로 지급해야했다. 즉 프라임 시간대에 매출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홈쇼핑사도 다른 상품을 방송했으면 이익을 볼 것을 해당 상품 방송으로 인해 손해를 봤다는 설명으로 읽혀진다.
29일 양대복 전 경남소상공인연합회장은 "주위에 많은 소상공인들이 홈쇼핑 등 여러 유통채널에 진출을 희망하고자했지만 높은 벽에 성공사례를 찾긴 힘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규제 완화와 소상공인을 위한 수수료율 조정 등이 절실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경남도는 지난 7월 말 도내 기업 판로 확대를 위해 중소기업제품 방송 홈쇼핑 입점 지원, 국내 전시회 참가 지원, 조달청 나라장터 종합쇼핑몰 입점 지원사업과 지역제품 구매촉진을 위한 우수중소기업제품 특별판매전, 품평회와 구매상담회 를 추진 하는 등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상임위를 맡고 있는 국민의힘 권명호(울산동구) 의원은 TV홈쇼핑 사의 홈쇼핑 정액제 실태 파악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명호 의원실 관계자는 29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홈쇼핑사와 거래하는 중소상공인들이 억울한 피해 사례를 겪고 있는지에 대한 실태 조사와 함께 가능하면 정액제 수수료 환급 기준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해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선 공영홈쇼핑에 대한 정액제 방송 관련 자료를 받아보고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2019년 공영홈쇼핑은 공공기관으로서 정액제 방송을 실시하고 있지 않다고 선언했으나 권명호 의원실은 여행상품과 보험, 렌탈 상품 등에 명칭만 다를 뿐 실질적인 정액제 방송형태인지 들여다 보고 있다.
지난 2022년 3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홈쇼핑 중기제품 정액수수료 환급제도 운영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홈쇼핑사와 중소기업 납품업체간 합리적인 거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홈쇼핑 중기제품 정액수수료 환급제도 운영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정액수수료는 납품업체가 상품 판매액에 관계없이 일정 금액을 홈쇼핑사에 판매대리비용으로 지급하는 수수료 형태로, 현재 홈쇼핑사는 예상보다 납품업체의 손해가 클 경우 수수료의 일부를 환급하는 제도를 운영 중이다.
이를 위해 과기정통부는 지난 2021년 7월부터 홈쇼핑사를 대상으로 현황조사와 의견수렴을 실시했고 납품업체와도 수차례의 간담회를 통해 현장에서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먼저 기존 TV홈쇼핑과 프라임시간대인 주시청 시간대를 대상으로만 적용되던 환급 기준을 TV와 데이터(T커머스 방송) 등 모든 홈쇼핑사를 포함시키고 모든 시간대로 확대·적용하고 있다.
또한 전자계약 시스템상 각사의 ‘정액수수료 운영지침’ 및 ‘세부 환급 기준·절차’ 안내를 포함하도록 했고, 협력사가 동의한 후에 계약을 진행·체결하도록 개선했다.
이와 함께 각 홈쇼핑사별로 정액수수료 환급기준을 상이하게 운영함에 따른 납품업체의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 홈쇼핑사가 방송판매 목표 대비 실적이 일정 수준 이하일 경우 정액수수료의 일정 비율을 환급하도록 기준을 통일했다.
다만 환급기준의 구체적 비율은 홈쇼핑사가 정해 운영하도록 해 자율성을 제공하지만 결정한 비율은 지침에 명시해 납품업체를 대상으로 사전에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했다.
그러나 홈쇼핑 납품업체들 대부분은 정액제와 과다한 수수료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통신위원회 '2022 회계연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자료에 따르면 홈쇼핑PP 방송사업매출은 전년 대비 1091억원(2.9%) 감소한 3조7113억원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는 TV홈쇼핑이 1173억원(3.9%) 감소한 2조8998억원, 데이터홈쇼핑은 82억원(1.0%) 증가한 8115억원으로 조사됐다.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홈쇼핑PP(Program provider)사의 영업이익은 7147억원으로 집계됐다.
현재 GS샵, CJ온스타일, 롯데홈쇼핑, 현대홈쇼핑, 홈앤쇼핑,NS홈쇼핑,공영홈쇼핑 등 TV 홈쇼핑 7개사와 사전녹화방송으로 홈쇼핑 방송을 하는 일명 T커머스(데이타 방송) 사업자인 SK스토아, 신세계TV, W쇼핑,K알파쇼핑,쇼핑&T 등이 홈쇼핑 pp 형태로 방송을 하고 있다.
협력사의 판매 방송 수수료도 평균 40~50%선으로 알려져 있고 택배비도 대부분 협력사가 부담한다.
정액제 방송은 시간을 파는 형태로 협력 업체가 판매 방송에 앞서 일정 금액을 사전에 지급하는 방식이다.
정률제는 방송으로 발생한 매출의 일정 퍼센트를 협력 회사가 지급한다. 혼합형은 정액제로 선 지급하고 방송 이후 수수료를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
정액제 방송은 홈쇼핑사가 주로 보험이나 여행, 렌탈 판매 방송에 적용하고 특히 선호하고 있다.
보통 매출이 좋은 프라임 타임에는 예를들면 1억원을, 시청률이 저조한 시간대는 3000~7000만 원을 선지급하고 판매 이후 수수료 10~15%를 추가로 지급하는 게 일반적이다.
의류를 홈쇼핑사에 공급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방송 1회분에 해당하는 제품을 팔기 위해 일반적으로 5~6배 방송 물량을 미리 생산해 준비해야 한다. 한마디로 재고량을 여유있게 준비해야 하는데 만약 방송을 못하거나 효율 달성을 못하게 되면 재고 부담은 고스란히 업체 부담으로 남는다. 정액제 방송까지 해야한다면 업체는 이중고의 부담을 떠안아야 하지만 홈쇼핑사 방송을 해야 하는 입장에선 홈쇼핑사가 요구하는 수수료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k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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