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식 "염소떼 키워보고 싶었던 적 있어, 세탁기 개발되어도 가사노동 시간 안 줄어" (철파엠)

이연실 2023. 8. 29.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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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의 파워FM'에 SF소설 쓰는 과학자 곽재식이 출연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29일(화) 방송된 SBS 파워FM '김영철의 파워FM'에서는 SF소설 쓰는 과학자 곽재식이 '과학편의점' 코너에서 청취자들의 호기심을 해결하고 재밌는 과학 이야기를 전했다.

이날 DJ 김영철이 "곽작가님은 어렸을 때 꿈이 뭐였냐? 과학에는 언제부터 관심 있었냐?"라는 한 청취자의 질문을 소개하자 곽재식이 "제가 어렸을 때는 과학자라는 게 애들한테 유행하는 그런 장래희망이었다. 저는 한때 염소떼를 키우는 농장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중학교 다닐 때는 한 친구가 저한테 '너는 라디오 DJ를 해도 잘할 것 같다' 라는 얘기를 했는데 지금 이렇게 대한민국 최고의 라디오 DJ 철업디와 매주 함께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라고 답했다.

이어 곽재식은 8월의 테마 '8월의 우리집 가전제품'으로 세탁기에 대해 소개했다.

곽재식은 "빨래는 가사노동 중에서 시간도 많이 걸리고 힘도 많이 들기 때문에 예전부터 골칫거리였다"라며 "우리나라에서도 예전부터 빨래방망이라는 도구가 나와서 빨랫감을 때려서 빨면 그나마 좀 쉽게 때를 뺄 수 있었다. 그래도 빨래는 힘든 일이라 조선시대에도 이미 세탁소 같은 일을 하시는 분들이 있었던 것 같다. 조선 말기 인물인 지규식의 '하재일기' 중 1891년 1월 29일 기록을 보면 이분이 두루마기 한 벌을 세탁하는데 세탁비로 6냥을 주었다 라는 내용이 있다. 그런데 같은 날에 이분이 책 두 권을 사고 7냥을 주었다는 기록도 있다. 의학서적이라 비싼 책이었던 것 같다. 조선시대에 옷 한 벌 세탁하는 값이 비싼 책 두 권 값 정도 된다 이렇게 추정할 수 있다. 그만큼 세탁이 쉽지 않았던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에 김영철이 "지금의 전기세탁기는 누가 언제 만든 거냐?"라고 묻자 곽재식은 "미국 각지에서 여러 인물들이 자기가 전기세탁기의 원조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누가 최초로 개발했는지 따지기는 애매하다. 그렇지만 후대에 영향을 많이 미친 초창기 전기세탁기 발명가로 자주 언급되는 인물은 알바 제이 피셔라는 사람이다"라고 답했다.

"알바 제이 피셔가 개발한 세탁기는 모양은 좀 투박하지만 기본 원리는 지금의 전기세탁기와 크게 다를 바 없다"라며 곽재식은 "전기모터로 물과 빨래를 돌리면서 물과 빨래가 서로 부딪히는 가운데 빨래가 이루어지게 하는 방식으로 세탁기를 만들어서 1907년 경에 개발하는데 성공했다"라고 설명하고 "이때 개발한 세탁기의 이름이 '토르'였다. 빨래방망이로 빨래를 때려서 빨래하던 사람들이 세탁기로 팍팍 물을 쳐서 빨래하는 것을 보면 토르가 망치로 때리는 것 같구나 이런 느낌을 주는 이름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곽재식은 "미국농촌전력화사업청이라는 곳에서 발표한 통계를 인용한 것을 보면 17kg 기준으로 빨래를 할 때 손빨래로 하면 4시간 정도 걸리는데 세탁기를 쓰면 41분이면 끝난다고 한다. 굉장히 사람의 힘을 아껴주는 발명품이 되겠다"라고 전했다.

"이렇게 시간을 절약해주는 장치가 발명되면 그만큼 사람이 여유가 생기고 느긋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지 않냐?"라며 곽재식은 "그런데 김덕호 교수님이 쓰신 '세탁기의 배신'이라는 책을 보면 '코완의 역설'이라는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다. 루스 슈왈츠 코완이라는 분이 조사를 해보니까 세탁기처럼 편리한 가전제품이 개발된다 하더라도 전체 가사노동 시간은 별로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가사노동에 더 시간을 많이 쏟게 되는 경향도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즉 이런 기계가 나오면 삶의 방식, 삶의 기준도 바뀌면서 예전보다 옷을 더 자주 많이 빨아입게 된다. 그리고 옷을 더 많이 사서 스타일에 맞게 바꿔 입으면서 일이 더 많이 생기고 일거리는 줄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동으로 일을 해주는 기계가 생겨도 사람이 바빠지는 건 예전이나 매한가지다 라는 이상한 현상이 있다고 한다"라고 설명했고 이에 김영철도 "세탁기의 배신, 맞다. 소름 끼친다"라며 공감했다.

'김영철의 파워FM'은 매일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SBS 파워FM에서 방송되며, PC 및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SBS 고릴라'를 통해서도 들을 수 있다.

iMBC 이연실 | 화면캡쳐 보이는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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