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쿠에바스·박영현, 승률·홀드왕 타이틀 노린다
2년차 박영현, 27홀드 선두 질주…아시안게임 공백이 변수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짜임새 있는 타선과 안정된 선발 마운드가 꼴찌에서 선두 경쟁으로 뛰어든 프로야구 KT 위즈의 2023시즌 힘의 원천이다.
KT는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가운데 3할 타자라고는 김민혁(0.303) 한 명 뿐이고, 홈런이나 타점, 최다안타, 도루 등 개인 공격 부문 10걸에 든 선수가 없다. 그러나 팀 타율 0.267(4위), 득점 524점(2위), 안타 1천34개(3위), 타점 479점(3위)으로 나쁘지 않다.
팀 홈런도 64개로 8위에 머물러 있다. 이는 KT 타선이 특출난 선수 없이 화려하지 않지만 상·하위를 가리지 않고 고르게 활약해주고 있다는 것을 반증해 주고 있다. 필요할 때 터지는 타선의 집중력은 대포(홈런)의 위력을 뛰어넘고 있다.
또 투수진에서는 웨스 벤자민(13승), 고영표(10승), 윌리엄 쿠에바스(8승), 엄상백(7승), 배제성(6승) 5명의 선발진이 44승을 합작해 10개 구단 중 가장 안정된 선발진을 구축하고 있다. 현 추세라면 4명 이상이 두 자릿수 선발승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KT는 이번 시즌 시즌 도중 합류해 KT의 대반등 분수령의 주역이 된 쿠에바스와 ‘제2의 오승환’으로 주목을 받는 2년차 셋업맨 박영현이 개인 첫 타이틀 획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6월 중순 보 슐서의 대체 투수로 1년여 만에 KT에 복귀한 쿠에바스는 12경기에 선발로 나서 8승 무패, 평균자책점 2.63으로 승률 100%를 기록하며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임찬규(0.833), 3위 플럿코(이상 LG·0.786)가 그 뒤를 따르고 있다.
2년차 ‘믿을맨’ 박영현은 27홀드로 이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노경은(SSG·21개)과 구승민(롯데·19개)이 뒤를 쫓고 있지만 격차가 큰 데다 최근 KT의 상승세가 시즌 막판까지 이어진다면 개인 첫 타이틀 획득 가능성이 높다.
박영현은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시속 140㎞대 중반의 묵직한 돌직구와 비슷한 위치에서 떨어지는 체인지업이 강점으로, ‘돌부처’ 오승환(삼성)을 연상케 한다. 더욱이 두둑한 배짱으로 위기에서도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외국인 에이스 쿠에바스와 KT 미래의 마무리감으로 꼽히는 박영현의 동반 타이틀 획득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문제는 박영현의 경우 아시안게임 대표로 다음달 한 동안 리그를 떠나게 되는 것이 변수다.
KT 구단 관계자는 “이번 시즌 우리 팀에서는 특출나게 활약하는 선수는 없지만 고르게 자기 몫을 해주면서 후반기 반격을 이뤄내고 있다”라며 “쿠에바스와 박영현의 타이틀 획득을 예상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지금 기세를 잘 이어간다면 동반 수상자 배출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쿠에바스가 승률왕에 오른다면 지난해 엄상백에 이어 2년 연속, 박영현이 홀드왕이 될 경우 2020년 주권에 이어 3년 만에 부문 수상자를 배출하게 된다.
황선학 기자 2hwangp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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