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흔드는 여자 축구 강제 키스 사태…검찰 예비 조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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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축구협회장이 세계 여자 월드컵 축구 대회 우승 시상식에서 선수에게 원치 않는 키스를 한 사태가 스페인을 뒤흔들고 있다.
스페인 검찰은 28일 여자 축구 선수에게 강제로 키스한 루이스 루비알레스(46) 축구협회장의 행동이 성폭력 범죄에 해당하는지 예비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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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축구협회장이 세계 여자 월드컵 축구 대회 우승 시상식에서 선수에게 원치 않는 키스를 한 사태가 스페인을 뒤흔들고 있다.
스페인 검찰은 28일 여자 축구 선수에게 강제로 키스한 루이스 루비알레스(46) 축구협회장의 행동이 성폭력 범죄에 해당하는지 예비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지난 20일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에서 열린 세계 여자 월드컵 축구 대회 결승전에서 승리하자, 시상식에서 선수인 헤니페르 에르모소(33)에게 키스를 했다. 나중에 에르모소는 원치 않는 키스였다는 입장을 밝혔다. 에르모소의 입장 표명 뒤 루비알레스를 비판하는 여론이 일며, 스페인 전역이 큰 논란에 빠져있다.
검찰은 “에르모소의 공개적인 성명을 감안하면, 그가 루비알레스에게 당한 행위는 합의에 의한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법조인들도 에르모소 돕기에 나섰다. 에르모소를 지원하는 변호사들은 에르모소가 성폭력 희생자로서 소송을 원한다면 15일 이내로 수사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스페인의 지역축구협회장들은 이날 성명을 내어 “최근 사건들과 스페인 축구의 이미지에 심각하게 손상을 가한 용납할 수 없는 행위 이후 지역 축구협회장들은 루비알레스가 스페인축구협회장에서 즉각 사퇴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전날 국제축구협회(FIFA)는 루비알레스가 사퇴를 거부하자, 그의 직무 정지를 결정했다. 국제축구협회는 스페인축구협회 쪽이 에르모소에게 접근하지 말라고도 명령했다. 스페인축구협회 쪽이 에르모소가 루비알레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법적 대응을 할 수 있다고 위협했기 때문이다.
스페인 스포츠재판소는 이날 루비알레스의 직무를 정지하라는 스페인 정부의 요구를 논의하기 위해 소집됐다. 스페인 여성단체들은 에르모소를 지원하며 루비알레스 비판 시위에 동참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반면, 루비알레스의 어머니 안젤레스 베야르는 스페인 남부 해안 도시 모트릴의 디비나 파스토라 교회에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그는 단식농성은 “밤낮으로 무기한 계속될 것”이라며 “내 아들에게 가해지는 비인간적인 유혈 사냥은 아들이 받아야 할 일들이 아니다”고 항변했다.
루비알레스 가족의 대변인 역할을 맡은 사촌 바네사 루이즈는 “그들(언론)은 우리에 대한 학대를 멈추지 않고 있다”며 “우리는 우리 집을 떠나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를 내버려 두고 에르모소는 진실을 말해야 한다”며 “이건 공정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사건에 대해 욜란다 디아즈 스페인 노동장관은 남성 우월주의가 스페인에서 “구조적”이고 이번 사건으로 최악의 형태로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급진좌파 수마르 연대 소속으로 부총리를 겸하는 디아즈 장관은 이 사건을 계기로 성폭력 희생자에 대한 태도를 바꾸고 피해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여자축구 선수 대표들과 만난 뒤 “우리는 스페인 사회의 최악, 이 나라에서 구조화된 남자다움 과시의 최악을 보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스포츠법에 따라 보호받아야 한 사람을 모욕하고 조롱하고는 박수를 치면서 더 많은 가해와 고통을 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스페인 여자축구 선수들은 경기 중에 이 사건에 대한 항의와 에르모소에 대한 지지 등을 나타내고 있다. 여성계와 젊은 세대는 이 사건을 계기로 남성 우월주의적인 성폭력에 엄격한 대처를 요구하고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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