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288만원인데, 75만원 내라?… 디딤돌 저축보험, 청년들 반응 싸늘

전민준 기자 2023. 8. 29.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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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과세 혜택이 없으며 2개월 이상 보험료를 연체하면 금리 혜택도 사라진다.

디딤돌 저축보험은 가입자 사정에 따라 월 10만원 이상 납입할 수 있다.

반면 기업은행의 매달 최대 2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는 'IBK D-day적금'은 최고 연 5.35% 금리를, KB국민은행의 'KB 특별한 적금'은 최대 연 6% 금리를 지급하는 등 디딤돌 저축보험을 대체할 수 있는 상품이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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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이 지난 22일 출시한 디딤돌 저축보험에 대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서울 중구 하나은행에서 직원이 5만원권을 정리하는 모습./사진=뉴스1

#. 오는 9월 결혼을 앞둔 강모씨(30)는 최근 한화생명 디딤돌 저축보험을 알아보다가 고민에 빠졌다. 5년 동안 확정금리 5%에 가입 후 결혼 시 0.5% 추가 금리를 제공한다는 혜택이 있지만 월 75만원이라는 보험료 부담이 만만치 않다. 가입자 지갑사정에 따라 월 10만원까지 낮출 수 있지만 이 경우 소액만 취급하는 제1금융권 적금보다 금리가 낮다.

비과세 혜택이 없으며 2개월 이상 보험료를 연체하면 금리 혜택도 사라진다. 강씨는 "고액을 꾸준히 저축하면 분명히 좋을 텐데 대출이자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신규로 저축보험을 하나 더 뚫는 건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보험업계에 상생금융 상품 출시를 주문했지만 보험사들과 2030세대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지갑 사정이 얇아진 가운데 매달 내야하는 보험료가 겹치면서 혜택을 체감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보험사들은 상생금융 상품 출시를 2030세대는 가입을 망설이고 있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신한라이프 등 보험사들은 상생금융 상품 출시를 여전히 미루고 있는 상태다. 해당 보험사들은 디딤돌 저축보험 실효성과 유지율이 낮다고 판단했다.

고용노동부의 2022년 연령별 평균연봉 통계에 따르면 20대 초반(20~24세) 직장인들의 평균 연봉은 2823만원이다. 20대 후반(25~29세)은 3464만원, 30대 초반(30~34세)은 4225만원, 30대 후반(35~39세)은 4942만원선이다. 디딤돌 저축보험 가입 대상인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의 월급은 각각 289만원, 352만원이다. 매달 최대금액인 75만원을 납입할 경우 20대는 월급의 25.9%, 30대는 21%를 납부하는 셈이다. 디딤돌 저축보험은 가입자 사정에 따라 월 10만원 이상 납입할 수 있다.

이 경우 디딤돌 저축보험 금리 매력은 크게 떨어진다. 디딤돌 저축보험은 5년간 5% 확정금리를 제공한다. 반면 기업은행의 매달 최대 2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는 'IBK D-day적금'은 최고 연 5.35% 금리를, KB국민은행의 'KB 특별한 적금'은 최대 연 6% 금리를 지급하는 등 디딤돌 저축보험을 대체할 수 있는 상품이 다양하다. 게다가 디딤돌 저축보험 경우 최종 만기환급금도 불분명하다.

저축보험의 특성상 사업비와 재해·사망 보험료 등으로 차감되는 금액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비과세 혜택이 없으며 2개월 이상 보험료를 연체하면 금리 혜택도 사라진다. 실제 디딤돌 저축보험 가입자들이 적용받는 금리는 4%대 초중반이 될 것이라는 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현재 한화생명을 제외한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구체적인 상생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대형 생보사들에게 단순 약관대출 금리 인하가 아닌 구체적인 상품 출시 등의 방안을 기대하고 있다. 회사 규모에 맞게 통 큰 상생을 베풀라는 압박이다.

특히 지난 24일 손보업계와 서울시, 금융감독원이 저출생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선 만큼 금감원의 생보사들에 대한 압박이 더 크다. 손보사들은 난자 동결 시술 비용 지원 사업과 다태아 자녀안심보험 지원 사업 등을 지원한다. 특정 상품을 만들기보다 손보업권이 단체로 상생 방안을 내놓은 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상생금융 취지에 공감하고 있으면 실효성 있는 상품을 내놓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민준 기자 minjun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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