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루서 킹 유족 만난 바이든 “증오에 침묵은 공모, 폭력 맞서 행동해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흑인을 겨냥한 총격 사건이 발생한 것을 두고 “우리는 증오에 따른 폭력에 맞서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의 자녀 등과 만나 “증오가 줄지 않고 늘어나고 있다. 나는 이 증오가 만연하게 두지 않을 것이다. 침묵은 곧 공모”라며 이 같이 말했다.
앞서 인종차별 철폐를 촉구하는 ‘워싱턴 행진’ 60주년이던 지난 26일 플로리다주 잭슨빌에서 흑인을 겨냥한 총격 사건이 발생해 흑인 3명이 숨지면서 미국 사회에 충격을 줬다. 범행이 일어난 날은 워싱턴 행진 60주년 기념식이 열린 날로, 킹 목사는 60년 전 이날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로 시작하는 역사적 연설을 마친 뒤 25만명을 이끌고 워싱턴 행진에 나섰다.
이날 잭슨빌의 한 매장에서 총기를 난사해 흑인 3명을 숨지게 한 20대 백인 남성의 집에서 20쪽이 넘는 분량의 ‘흑인 혐오’ 글이 발견됐다. 사건이 알려지자 킹 목사의 유족들은 “1963년과 2023년은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워싱턴 행진 60주년 즈음인 오늘, 여러분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우리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 역사를 지우려고 하고 노력하는 극단적인 사람들이 있다”고 말한 뒤 플로리다주에서 성소수자 관련 책에 대한 열람을 금지한 것과 관련해 “나는 대통령이 돼서 내가 미국 학교에서 (특정) 도서가 금지되는 이유에 관해 토론하게 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부정적인 전환점’으로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며 “우리가 오랫동안 이뤄온 방향을 바꾸고 싶어 하는 (정치적) 그룹들이 있으며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 둬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https://www.khan.co.kr/world/world-general/article/202308281619011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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