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트윌란行' 이한범, FC서울에 작별인사…"행복했던 3년. 열심히 응원할게요" 이적료 21억+4년 계약

박지원 기자 2023. 8. 29.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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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한범 SNS
사진= 이한범 SNS

[인터풋볼] 박지원 기자= 이한범이 '유럽파 센터백'이 됐다. 그리고 그 이적이 가능하게끔 도와준 FC서울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미트윌란은 28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이한범이 미트윌란으로 이적했다. 21세의 센터백은 한국 FC서울에서 미트윌란으로 4년 계약에 합류했다. 이한범은 2019년 K리그에서 데뷔했고 수도 클럽인 FC서울을 대표해 54경기에 출전했다. 이제 재능 있는 센터백은 4년 계약으로 미트윌란에 왔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등번호는 3번으로 배정받았다.

이한범은 지난 2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당초 27일에 예정됐던 울산 현대와의 K리그1 28라운드가 고별전이 될 것으로 여겨졌으나, 빠르게 이동하게 되면서 제대로 된 인사도 나누지 못한 채 작별했다.

사진= 이한범 SNS

이한범은 28일, SNS를 통해 "안녕하세요 이한범입니다. 기사로 소식을 접하셔서 다들 아시겠지만 FC미트윌란으로 이적을 하게 됐습니다. 갑작스럽게 되다보니 인사도 제대로 못 드리고 급하게 가게 되어서 정말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고 FC서울에 3년 동안 있으면서 정말 힘들기도 했지만 정말 재밌었고 즐거웠고 행복했었습니다. 이렇게 인스타로 인사를 드리게 돼서 더 죄송한거 같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연락주시고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한분 한분 전부 답은 못해드리지만 정말 감사하다고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이제는 저도 멀리서 FC서울을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검빨)"라고 작성했다.

동료 선수들의 댓글 릴레이가 이어졌다. 백종범은 "범이♥♥(검빨)", 고요한은 "더 큰 선수 되자! 파이팅(+불 이모지)", 박수일은 "씹어먹자 동생♥♥(검빨)"라고 남겼다. 더불어 박지수가 박수 이모지를, 박호민은 "일내고 와라~", 신재원은 "한범아 가서도 잘해라 응원할게!!(+불 이모지)"라며 힘을 불어넣었다.

FC서울 팬들도 대열에 합류했다. "거기가서도 이한벽 보여주시길", "서울은 종착역", "유럽 씹어 먹읍시다", "어디에 있던 우리선수 응원할께요", "서울의 자부심 이제 유럽에서(+불 이모지)", "지지관계뭐시깽이 암튼 그거 할테니까 복귀는 서울로"라며 미트윌란에서의 도전을 응원했다. 서울 팬들은 검빨 하트를 붙이며 미래의 재회를 꿈꿨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 이한범 SNS

[짧다면 짧은, 길다면 긴]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2002년생 이한범은 대구화원초등학교, 세일중학교, 보인고등학교를 거쳐 2021시즌을 앞두고 FC서울에 입단했다. 센터백을 보기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로 비교적 늦게 포지션 변화를 이뤘다. 190cm라는 좋은 피지컬을 보유해 제공권과 경합에서 장점을 갖췄으며 이전에 미드필더를 봤었기에 볼을 다루는 기술이 뛰어나다. 더불어 양발잡이라는 메리트가 있어 왼쪽, 오른쪽을 모두 소화할 수 있다.

이러한 뛰어난 재능을 바탕으로 일찌감치 프로 데뷔를 이뤘다. 이한범은 2021시즌에 K리그 10경기를 밟았고 2022시즌에 23경기(1골 1도움), 2023시즌에 18경기(1도움)를 소화했다. 2년차에 더 많은 경기를 소화할 수 있었지만, 안타까운 부상으로 인해 이탈이 존재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FC서울에서의 2시즌 반은 이한범의 말처럼 '정말 힘들기도 했지만 정말 재밌었고 즐거웠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K리그1 6회 우승에 빛나는 명문 FC서울은 지난 몇 시즌 동안 성적 부진에 어려운 나날을 보냈다. 이한범이 데뷔한 2021시즌에는 도중에 12경기 무승을 기록할 정도로 쉽지 않았다. 그리고 막판에 반등을 이뤄내면서 7위로 마감했다.

지난 시즌은 더더욱 어려웠다. K리그1 38라운드 종료 기준 승점 46을 기록하며 9위를 차지. 가까스로 강등권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러나 FA컵에서는 호성적이 이어졌고, 준우승이라는 결과물을 만들기도 했다.

올 시즌에는 현재 10승 10무 8패(승점 40)로 5위에 올라있고 파이널A 진입과 함께 아시아 클럽대항전을 목표하고 있다. 다만, 최근 안익수 감독이 사퇴하면서 밝은 분위기만은 아니다. 지금은 김진규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반전을 꾀하고 있다.

이한범은 이 시간을 함께했다. 쉽지 않았지만, 그만큼의 배움도 있는 행복한 추억으로 마감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이적료 150만 유로 선물…미트윌란 역대 센터백 이적료 3위]

사진= 미트윌란 홈페이지

FC서울은 선수의 유럽행을 적극적으로 도왔고, 150만 유로(약 21억 5,000만 원)를 벌어들일 수 있었다. 최근 유럽으로 떠나는 한국 선수들이 30~40억 정도를 안겼는데, 그렇다고 해서 이한범이 적은 액수는 결코 아니다. 축구계 관계자는 '인터풋볼'과의 통화에서 "수비수가 이 정도 금액을 받고 떠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라고 밝혔다.

미트윌란에서는 어떤 정도일까. 150만 유로는 역대 17위에 해당하는 큰 금액이다. 미트윌란의 클럽 레코드는 500만 유로(약 72억 원)의 안데르스 드레이어,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다. 그 다음 높은 금액으로 보통 300만 유로(약 43억 원), 200만 유로(약 29억 원)대가 있고 이한범이 공동 17위에 이름을 올렸다.

센터백 포지션에서는 공동 3위다. 이한범 앞에는 400만 유로(약 57억 원)의 스베리르 잉기 잉가손, 160만 유로(약 23억 원)의 주니뉴밖에 없다. 그간 미트윌란은 센터백에 큰 지출을 안 해왔기에 상당한 거금이 투자됐다고 볼 수 있다.

미트윌란이 이한범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원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사진= 미트윌란 홈페이지
사진= 미트윌란 홈페이지

[홍정호, 김민재, 그리고 이한범 Let's go]

사진= 미트윌란 홈페이지

그간 한국의 많은 선수가 유럽 무대에 진출했다. 하지만 대개 공격수나 미드필더가 일반적이다. 센터백 배출은 아무래도 쉽지 않은 것이 단편적으로 피지컬이 문제가 돼서 선호되지 않곤 했다. 최근 사례만 봐도 홍정호(前아우크스부르크), 김민재(前나폴리·現바이에른 뮌헨), 박지수(前포르티모넨스) 정도밖에 없다.

반면, 공격수나 미드필더로는 손흥민(토트넘 훗스퍼), 황희찬(울버햄튼), 황의조(노팅엄 포레스트), 이재성(마인츠), 정우영(슈투트가르트), 이현주(베헨 비스바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박정빈(로데스), 김용학(포르티모넨스), 홍현석(헨트), 오현규, 양현준, 권혁규(이상 셀틱), 조진호(페네르바체), 김승빈(슬로바츠코), 황인범(올림피아코스) 등 많다.

그나마 올여름 들어서 러시가 이뤄지고 있고 김지수(브렌트포드), 황인택(이스토릴 프라이아), 그리고 이한범이 '유럽파 센터백'이 됐다.

사진= 미트일란 홈페이지

[미트윌란 전격 입성…말말말]

미트윌란 디렉터 스벤 그라베르센은 "이한범은 특히 지난 1년 동안 한국 최고의 리그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이룬 젊은 선수다. 그는 피지컬적으로 강하고 운동 능력이 뛰어나며 경합에 능숙하다. 힘과 경기를 읽는 능력을 모두 사용한다. 동시에 경기를 풀어갈 수 있는 볼플레잉 수비수다"라고 평가했다.

더불어 "우리는 큰 꿈을 보유하고 앞에 엄청난 일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겸손한 청년과 함께하게 됐다. 이한범은 이제 스쿼드에 녹아들어야 한다. 우리는 그가 빠른 속도로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한국 축구에서 유럽 축구로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사진= 미트윌란 홈페이지

미트윌란에 입성한 이한범은 "유럽과 미트윌란에 오게 돼서 기쁘다.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은 경기장에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미트윌란 경기를 여러 번 봤는데, 플레이 스타일이 공격적이고 활동적이다. 그래서 이곳으로의 이적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내 꿈은 대한민국 대표팀에 합류하는 것이다. 또, 클럽에서는 트로피를 얻는 것이 목표다. 이것이 내 분명한 목표다"라고 알렸다.

스트라이커 조규성과 동행하게 됐다. 이한범은 조규성에 관해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지는 않지만, (한국에서) 몇 번 상대한 적이 있다. 난 조규성의 K리그 경력을 알고 있고 그와 같은 팀에서 함께 경기하는 것은 멋진 일일 것이다. 친한 동료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미트윌란은 이한범에게 어떤 걸 기대할까]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이한범의 대표적인 장점으로 꼽히는 것은 '빌드업 능력'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 7월, 6월 4경기를 토대로 패킹 데이터 TOP5를 공개했고 이한범이 K리그1에서 패스 효율성이 가장 높은 선수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연맹은 "이한범은 6월 한 달간 K리그1 4경기에 나서 298분을 소화했다. 이한범이 시도한 패스 중 313개가 목적지에 정확하게 도달했다. 이 패스로 383명을 제치는 효과가 있었다. 경기당 평균 패킹은 1.22였다. 이한범이 가장 많은 패킹을 기록한 구간은 미드필드 지역이었다. 중원에서 시도한 패스가 248개였다. 이 패스로 301명을 제쳤다. 수비수이지만 더 높은 위치로 올라서서 팀을 지원하는 스타일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서울은 스리백과 포백을 오가는 수비 전술을 활용한다. 스리백일 때 이한범은 오스마르, 김주성과 함께 단단한 벽을 형성한다. 오스마르가 중원으로 올라서는 포백일 때는 이한범이 라인을 통솔하는 수비 리더가 된다"라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이 같은 움직임은 패스 길이로도 확인할 수 있다. 이한범은 중거리 패스(15m~30m)에서 패킹 1위(패킹 205)를 차지했다. 단거리 패스(15m 이하) 기록은 5위(패킹 131)였다. 장거리 패스(30m 이상)에서는 랭킹 TOP 5에 들지 못했다. 즉, 중원으로 올라서 상대를 압박하면서 중거리 패스와 단거리 패스를 통해 팀의 전진 플레이를 지원했다는 의미다"라고 덧붙였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패킹 지수는 패스의 효율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패스 하나가 동료에게 도달했을 때, 그 패스로 제친 상대 선수의 수를 의미한다. 패킹 지수 상위권에 수비수들의 이름이 많은 이유다. 수비수들은 앞선의 선수들에 비해 중장거리 패스를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먼 거리일수록 상대적으로 많은 선수를 제친다.

미트윌란은 이한범을 통해서 안정적인 빌드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이한범은 머지않아 주전으로 뛸 가능성이 매우 크다. 미트윌란은 올 시즌 덴마크 수페르리가 6경기에서 9실점을 헌납했다. 지난 시즌 전체 32경기에서 39실점밖에 안 내줬던 것과 달리 상당히 불안한 페이스다.

유럽대항전에서도 마찬가지다. 프로그레스 니더코른(룩셈부르크)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컨퍼런스리그(UECL) 2차 예선에서 2실점, AC 오모니아(키프로스)와의 3차 예선에서 2실점, 레기아 바르샤바(폴란드)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3실점을 제공했다.

사진= 미트윌란 홈페이지
사진= 미트윌란 홈페이지

지금까지 11경기 도합 16실점이다. 이에 미트윌란은 이한범을 긴급 수혈했다.

센터백 뎁스나 전술에서도 웃을 수 있다. 미트윌란은 이한범까지 5명의 센터백을 보유했는데, 올 시즌 4백과 3백을 혼용해서 사용하고 있다. 3백을 사용하게 될 경우 센터백 숫자가 많아지면서 이한범이 진입할 가능성이 커진다. 또, 양발잡이이기에 어느 위치도 맡을 수 있어 더욱 수월하다.

주전 경쟁은 불가피하지만, 그렇다고 난도가 높은 것도 아니다.

[조규성과 코리안 공수 듀오 구축]

사진= 미트윌란 홈페이지
사진= 미트윌란 홈페이지

미트윌란 선구자는 조규성이었다. 지난 7월, 이적료 305만 유로(약 43억 원)에 5년 계약을 맺었다. 해당 이적료는 미트윌란 이적료 역대 5위에 해당한다. 등번호는 '에이스 상징' 10번이었다.

곧바로 주전으로 기용된 조규성은 놀라운 퍼포먼스를 이어가고 있다. 덴마크 수페르리가 5경기에서 3골, UECL 4경기 1골로 도합 9경기 4득점을 생산했다.

이미 극찬 세례다. 덴마크 수페르리가 사무국은 2023-24시즌 개막전 라운드 팀에 조규성을 넣으면서 "미트윌란이 새로운 주전 스트라이커를 찾았을까? 그는 확실히 흐비도우레를 상대로 열정 넘치는 모습이었고, 경기에 확실히 잘 녹아들었다. 몇 번의 침투와 더불어 마무리를 지었다. 그 한국 공격수는 파울리뉴의 크로스를 경기 유일한 득점으로 연결하며 결승골을 만들었다"라고 호평했다.

그리고 2라운드 후에는 미트윌란 구단이 "새로운 스트라이커 조규성은 리그 두 경기 연속골로 능력 있는 골잡이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그는 지난 15년 동안 첫 리그 두 경기에서 모두 득점한 세 명 중 하나다. 나머지 두 명은 프랭크 오니에카, 앤더스 드레이어다"라고 조명했다. 또한, 토마스 토마스버그 미트윌란 감독은 "조규성은 경기에 잘 관여했고, 훌륭한 골을 넣었다"라며 만족했다.

조규성이 부상에서 복귀하면 최전방과 후방에 코리안 공수 듀오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사진= 미트윌란 홈페이지

[더 큰 꿈을 위해]

사진= 이한범 SNS

미트윌란은 올여름 두 명의 빅리그 이적이 성사됐다. 2019년부터 함께한 구스타프 이삭센(22)이 이탈리아 세리에A의 라치오, 소리 카바(28)가 라리가의 라스 팔마스로 둥지를 옮겼다. 각각 1,200만 유로(약 170억 원), 150만 유로(약 21억 원)의 이적료 수입이 발생했다.

이때 그라베르센 미트윌란 디렉터는 "최근 카바에게 몇 가지 매력적인 제안이 있었다. 그는 라스 팔마스에 가고 싶다는 불타는 열망을 가지고 있었다. 비록 한동안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었지만, 카바는 모범적으로 행동했으며 과정 내내 좋은 동료로 함께했다"라고 밝혔다.

계속해서 "선수가 공동체에 무언가를 줄 때, 우리도 마찬가지로 돌려주고 싶다. 그래서 우리는 라리가 이적을 원하는 카바의 바람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덧붙였다.

만약 이한범이 미트윌란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 빅리그에서 오퍼가 온다면, 이적은 수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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