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였음 애랑 같이 죽었다" 막말…발달장애아 둔 싱글맘 '눈물'

이은 기자 2023. 8. 29.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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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 화면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남편과 이혼 후 발달장애 아이를 홀로 키우는 싱글맘의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28일 KBS Joy 예능 프로그램 '무엇이든 물어보살'에는 9살 발달장애 아들을 키우는 36세 워킹맘이자 싱글맘이 의뢰인으로 출연했다.

의뢰인은 "사람들 편견이나 시선이 많이 힘들다"며 "가족이 친정엄마와 아들뿐이다. 어머니는 나이가 많으시고, 저밖에 없는데 어머니 돌아가시고 저도 사라지면 아이가 혼자가 될까 봐"라며 걱정을 털어놨다.

의뢰인은 "17개월 때 어린이집 선생님이 '이름을 불러도 아이가 쳐다보지 않는다'고 했다"며 아이의 장애를 처음 알게 됐다고 했다.

/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 화면


이혼한 전남편은 교도소 복역 중인 상황. 의뢰인이 직접 대출받아 치료센터를 다니기 시작했다고.

의뢰인은 "남편이 남긴 빚도 많고 빨간 딱지도 다 붙어있었다. 동사무소, 재단 등에 아이 데리고 가서 '도와달라'고 했다. 긴급생계비 요청하고 그랬다"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아이 둘러업고 일을 다녔다"고 털어놨다.

아이는 현재 9살이지만 지능 나이는 2~3살 수준이었다. 학교는 못 다니고 있고, 12살까지 다닐 수 있는 장애 전담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어 '엄마' 이외에는 말을 못 한다고 했다.

/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 화면


의뢰인을 힘들게 하는 건 사람들의 부정적 편견이었다.

의뢰인은 "아이를 내버려 두고 5분 정도 깜빡 잠이 들었다. 그런데 '아기가 밑으로 뭘 자꾸 던진다'라더라. '다친 사람 없냐. 괜찮냐?'며 뛰어나갔다. 10층 높이에서 아기가 조그마한 장난감을 던졌나 보더라. 그래서 제가 '아이가 발달도 느리고 제가 깜빡 졸았다.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는데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라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다행히 아무도 다치지 않은 상황에 정중하게 사과까지 했는데 상대가 막말했던 것. 이야기를 들은 MC 서장훈은 "발달장애에 대해 무지하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한 것"이라며 사연자를 위로했다.

의뢰인은 "아이 7살 때 키즈 펜션에 갔는데, 비키니 입고 있는 여자와 남자 커플이 있었다. 아이가 물에 들어가니까 (샤워할 때처럼) 옷을 벗어야 하는 줄 알았나 보더라. 제가 뒤따라가는 사이에 아이가 옷을 벗고 물에 들어가려고 하니까 '미쳤나 봐. 부모는 뭐해?'라고 하더라... 그래서 '어린애한테 그런 말이 왜 나올까, 여기 키즈 펜션인데'라고 말했더니 자리를 피하더라"라며 또 다른 사건을 전하기도 했다.

MC 서장훈은 "그런 경우엔 일단은 '우리 아이가 발달장애가 있다. 놀라셨으면 미안하다'고 얘기를 하면 (상대도) 아마 몰라서 그랬다고 얘기했을 거다. 속이 썩어 문드러지겠지만 아이가 나중에 아이 주변에 아무도 없을 때를 대비해야 하지 않나. 사회 안에서 지내려면 사람들이 같이 있는 장소에서는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이건 서로가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 화면


의뢰인은 지인들에게도 상처받았다고 했다. 그는 "또래 엄마나 지인을 만나면 '진짜 대단하다'고 한다. '나였으면 같이 죽었다. 나였으면 못 키웠다. 시가에 데려다줬다'고 하더라. 그런 말을 제일 많이 한다"고 털어놔 충격을 안겼다.

MC 서장훈은 "다음부터는 만나지 마라. 그런 사람들 안 만나도 잘 살아갈 수 있다. 이제 그런 사람들 손절해야 한다'며 분노했다.

MC 이수근은 "눈에서 잠깐 떼어놔도 무슨 일이 생기지 않을까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는 게 부모의 숙명이다. 내가 이해의 폭을 넓게 갖는 게 방법일 것 같다. 민감도가 일반 부모보다 높다 보니까 똑같이 얘기해도 더 크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남편 없이 어려운 과정을 혼자 극복하다 보니 보이지 않는 화들이 쌓여 있을 거다. 그래서 그런 상황(불합리한 상황)들에 걸렸을 때 조금씩 폭발한다. 일일이 다 대응하려 하지 마라"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살아가면서 많은 일들이 있을 거다. 발달장애 자녀를 키우고 있지 않나. 혼자 될 아이 걱정하지 마라. 내 옆에서 50~60년 더 있을 수 있다. 지금은 좋은 생각만 하고 다가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지 마라"고 응원했다.

MC 서장훈, 이수근의 진심 어린 위로를 들은 사연자는 결국 눈물을 보였다.

고민 상담 후 의뢰인은 "제가 받아들여야 하는 건 맞는데 여태 받아들였다고 생각했지만 조금은 부정하고 있었던 것 같다. 아이 잘 보살피면서 열심히 잘살아 보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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