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머그샷 열풍이 보여준 팬덤 정치의 힘, 선거 때도 위력 발휘할까 [핫이슈]
보통 사람이라면 ‘가문의 수치’로 여길 일이지만, 그는 달랐다. 기소와 머그샷은 지지층 결집을 위한 훌륭한 마케팅 수단이었다.
구치소 출두 시간은 황금시간대 뉴스 시간에 맞춰 조율했고, 머그샷을 촬영하는 카메라를 노려보며 반항적 포즈를 취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출두 전 참모들과 머그샷에 대해 사전 논의를 했다고 하니 연출된 표정이었을 것이다. ‘결코 굴복하지 말라(NEVER SURRENDER)’는 문구와 함께 X(트위터)에 올라온 머그샷은 조회수가 2억회를 넘었다. 선거 자금 모금 웹사이트에서는 티셔츠, 커피잔, 보냉컵, 차량 부착용 스티커 등 머그샷 기념품 판매가 곧바로 시작됐는데, 머그샷 촬영 이틀 만에 710만달러(약 94억원) 모금에 성공했다. 지난 4월 가짜 머그샷 티셔츠를 판매하는 연습을 하기도 했던 트럼프의 머그샷 마케팅은 성공적이었다. 영국 가디언지는 “뻔뻔함은 초능력이 될 수 있다”며 “트럼프는 그 사실을 몇번이고 증명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역발상 마케팅이 통한 것은 잘잘못을 따지지 않고 무조건 지지하는 ‘팬덤 정치’가 위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측 관계자들은 기소가 될 때 마다 득표수가 늘어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기소는 지지 세력의 분노를 자극하고, 결집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이미 팬덤을 업고 2016년 대선에서 승리했고, 재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팬덤의 결속력은 여전하다. 91건의 혐의로 4차례나 기소됐지만, 그는 여전히 공화당의 유력 대선후보다.
한국의 팬덤 정치 역시 미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지지하는 정치인에게 트럼프와 비슷한 일이 일어난다면, 제2의 머그샷 열풍이 불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선거에는 지지층만 참여하는 것이 아니다. 중도층을 포함한 일반 유권자들이 머그샷 기념품을 사는 지지층과 같은 생각을 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힘들다.
미국 역사에 트럼프의 머그샷이 부활의 상징으로 남을지, 몰락의 상징으로 남을지는 선거 결과가 말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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