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해져라' 묻지마 살인 사건

서울문화사 2023. 8. 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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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를 돌아다니기 무서운 세상이다. 경찰은 잇따르는 강력 사건을 ‘테러’라고 규정하고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서울 강남 등 인파가 많은 곳에는 장갑차가 배치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시민들은 불안하다.
지난 8월 4일 흉기 난동 사건 전담수사팀 경찰들이 경기 성남시 분당구 오리역에서 흉기 범죄 예고 글에 대응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신림동 칼부림 현장

지난 7월 21일 오후 2시 7분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묻지마 칼부림’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33살 조선 씨. 조 씨는 약 140m를 뛰어다니며 무차별적으로 시민들을 공격했다. 이 중 칼을 든 조 씨와 대치하며 다투던 20대 남성은 끝내 숨졌다. 사건 발생 직후 범행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유포되면서 이를 본 사람들은 충격에 빠졌다.

사실 살인 사건(미수 포함)은 하루에도 여러 건 발생한다. 하지만 이 사건이 충격적이었던 것은 ‘눈에 띄면 죽인다’는 묻지마 살인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조 씨는 일대를 돌아다니며 10여 분에 걸쳐 범행을 저질렀는데, 사망한 20대를 포함해 피해자는 모두 조 씨와 일면식도 없던 남성이었다.

최초 범죄를 저지른 곳은 인파가 몰린 지하철 2호선 신림역 4번 출구 인근이었다. 조 씨는 사망한 20대 남성 외에도 더 많은 행인을 공격하려 했다. 당시 경찰에는 “신림역 4번 출구 인근에서 누군가 사람을 찌르고 도망간다”는 내용이 신고됐다. 경찰이 오후 2시 11분쯤 현장에 출동했을 때 범인은 이미 범행을 저지른 골목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상태였다. 범인 조 씨는 피가 묻은 칼을 들고 잠시 경찰과 대치했다. 한 건물 앞 계단에 앉아 있던 조 씨는 10여 분 후인 2시 20분쯤 순순히 체포됐다.

이후 조 씨가 남긴 말은 충격적이었다. 경찰에 체포될 당시 욕설을 했던 조 씨는 “세상 살기가 싫다. 뜻대로 안 된다”고 말했고, 이후 경찰 수사에서 범행 이유에 대해 “나는 불행하게 사는데 남들은 행복해 보였다. 남들도 (나처럼)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조 씨는 범행 직후 실시된 검사에서 음주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고, 간이 시약 검사에서도 음성 판정을 받았다.

전과도 여러 차례 있었다. 폭행 등 전과 3범이며 미성년자 시절 법원 소년부로 14차례 송치된 전력이 있었다. 조 씨는 별다른 직업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어릴 적 부모를 잃고 이모와 함께 살고 있었다고 한다. 조 씨는 경찰 수사 과정에서 횡설수설하거나 거짓말을 여러 차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 : 하은정 기자 | 취재 : 서환한(프리랜서) | 사진 : 일요신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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