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탈스 오브 아베움 "외화내빈, 용두사미"

최은상 기자 2023. 8. 29.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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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그래픽과 유니크한 전투, 부실한 스토리와 낙제점인 최적화

기대가 컸던 탓일까. 일렉트로닉 아츠(이하 EA)의 신작 슈팅게임 '이모탈스 오브 아베움'을 향한 실망이 크다. 전형적인 용두사미다. 개발진의 명성과 화려한 트레일러에 반해 용인줄 알았지만 그 끝은 뱀이었다.

못 만든 게임은 아니다. 킬링타임 블록버스터 영화 보는 듯한 스토리와 준수한 시네마틱, 총 대신 마법을 발사하는 화려한 액션, 그리고 다양한 어드벤처 요소까지 이모탈스 오브 아베움의 첫인상은 훌륭했다.

게임을 하다보면 장점을 퇴색시키는 문제가 곧 드러난다. 엔딩을 보기까지 20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 적은 분량, 공감가지 않는 상황과 억지 전개로 점철된 스토리, 각종 버그와 프레임 드랍 등 최적화 문제까지 줄을 잇는다.

무엇보다 6만6000원이라는 비싼 가격 때문에 실망감은 더욱 커진다. 화수분처럼 콘텐츠가 쏟아지는 '발더스 게이트3'과 같은 값이다. 콘텐츠 분량, 완성도 등을 고려했을 때 '6만6000원' 수준은 절대 아니다.  

유저 평가도 썩 좋지는 못하다. 스팀 구매자 평가만 봐도 '복합적'이다. 게임의 '틀' 자체는 잘 만들었지만 기자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최적화 문제와 게임 콘텐츠 볼륨 그리고 스토리에 대한 지적이 많다.

그래서 "게임 살까요 말까요"라고 물어본다면 "기다리세요"라고 답하고 싶다. PC 유저라면 최적화 및 버그 픽스가 적용되는 것이 우선이다. 6만6000원짜리 게임은 아니다. 스팀 세일 시즌까지 '존버'하자.

장르 : 1인칭 판타지 슈팅게임
출시일 : 2023년 8월 22일
개발사 : 일렉트로닉 아츠 (EA)
플랫폼 : PC / PS5 / Xbox Series X/S



■ 하이퍼 FPS 문법을 유지한 유니크함

- 하이퍼 FPS 전투 특징이 잘 반영됐다 

이모탈스 오브 아베움은 고전 하이퍼 FPS의 문법을 따랐다. 싱글플레이 하이퍼 FPS하면 비선형적인 맵 구조와 퍼즐 요소가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시초인 둠, 퀘이크 시리즈가 구축한 장르적 특징이다.

다음 스테이지를 넘어가기 위해 맵 여기저기를 누비며 해답을 찾는 과정은 하이퍼 FPS만의 재미의 깊이를 더하는 감초 같은 역할을 담당한다. 이모탈스 오브 아베움도 그 구조와 크게 다르지 않다.

밀리터리 FPS의 반대 개념의 하이퍼 FPS의 특징도 잘 담겨있다. 캐릭터 이동속도가 굉장히 빠르고, 2단 점프, 블링크, 호밍 등으로 점프 높이와 이동거리 역시 길고 멀다. 맵의 고저차가 크고, 구조물도 굉장히 많고 복잡한 편이다.

이모탈스 오브 아베움은 하이퍼 FPS의 특징을 매력적으로 잘 풀어냈다. 전투 하나만 놓고 보면 정말 잘 만든 게임이다. 마법마다 고유한 스타일이 있기 때문에 전투가 스피디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하다. 대중적인 게임에 비유하자면 '오버워치' 교전 스타일과 유사하다.

- 전통적인 싱글플레이 하이퍼 FPS의 특징인 퍼즐 요소도 잘 반영되어 있다 

마법은 적, 청, 녹, 세 가지가 있다. 각각 SG, AR, SMG에 대응하며 파괴, 증강, 제어의 효과를 갖고 있다. 색상 별로 파생되는 스킬 효과 역시 이를 기반했다. 다양한 마법을 한 번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후반으로 갈수록 전투가 더욱 재밌어진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상대가 사용하는 마법 색상에 따라 플레이어가 사용해야 하는 마법이 반강제된다는 사실이다. 색상마다 고유한 실드(방어막)가 존재하는데, 이를 동일한 색상으로 공격해야 신속하게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밀리터리 FPS에서 방탄에 따른 총기 대미지 차이를 이 같은 방식으로 표현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마법의 세계까지 와서 같은 시스템을 보고 있자니 뭔가 아쉬운 느낌이 들 수밖에 없다. 

- 파란색 실드는 청마법으로 부셔야 효율적이다

 

■ 레벨 디자인만 고쳤으면 완벽했을 탐험 콘텐츠

- 엔딩 이후의 핵심 콘텐츠라고 할 수 있다 

이모탈스 오브 아베움의 콘텐츠는 어드벤처 장르 성향이 강하다. 스토리 진행 단계부터 엔딩 후 엔드 콘텐츠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필드를 탐색하고, 곳곳에 숨겨진 퍼즐을 푸는 데 할애한다. 

이모탈스 오브 아베움에서의 '슈팅'은 이야기 전달의 수단과 같은 부차적인 요소다. 총 대신 마법을 사용하는 마법사들의 싸움을 FPS로 표현했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총 대신 마법을 사용하는 '콜 오브 듀티'라고 생각하고 게임을 구매한다면 실망하기 마련이다. 

반대로 어드벤처 장르를 좋아한다면 정말 재밌게 즐길 수 있다. 총 쏘는 '젤다의 전설' 느낌이다. 앞서 말한 대로 엔딩 이후 플레이는 숨겨진 보물과 희귀한 장비를 찾고, 이를 바탕으로 성장하는 콘텐츠다. 성장을 체감하고 플레이어에게 목표를 제공하는 보스 콘텐츠도 있다.

- 원신이나 젤다처럼 엔딩 이후에는 탐사율 100%를 목표로 게임을 즐기면 된다 

싱글 FPS 게임 즐기러 와서 "내가 왜 보물 찾으러 다니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콘텐츠 자체의 퀄리티는 꽤 높은 편이다. 다양한 능력의 마법을 사용해 퍼즐을 푸는 만큼, 기믹도 다양하고 생각거리도 많다.

다만, 레벨 디자인에 문제가 있다. 후반에 얻는 특정 스킬을 활용해서 풀어야 하는 퍼즐이 게임 초반에 등장한다. 게임 내에서는 이렇다 할 설명이 없으니 클리어가 불가능한 퍼즐을 풀기 위해 시간을 허비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 퍼즐을 풀고 다양한 보물상자를 얻는 어드벤처 콘텐츠 

가령, 기사단 내 주인공 숙소 앞에 있는 퍼즐은 스토리 극 초반부터 등장한다. 하지만 해당 퍼즐을 풀기 위해서는 스토리 10장 이후에나 습득하는 적마법 '디스럭트'를 사용해야 한다. 계속 시도하는 데 풀리지가 않으니 유저 입장에서는 짜증만 난다. 

아무래도 엔딩 이후의 콘텐츠가 아베움 전체를 돌아다니며 진행되다 보니 발생한 문제일 것이다. 주인공 잭이 "다른 마법이 필요하겠군" 정도의 대사 정도만 읊어줬다면 이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 로프 스킬을 배우기도 전에 로프를 써야하는 퍼즐 기믹이 등장한다 

 

■ 망작 기로에서 건져준 RPG 요소

- 전설 장비 파밍 이거 생각보다 재밌습니다 

이모탈스 오브 아베움은 RPG 요소도 가미했다. 보물상자를 열고 다양한 재료를 모아 장비를 제작하거나 강화할 수 있다. 또한 장비마다 탄착군이나, 투사체 속도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자신만의 플레이스타일에 적합한 무기를 찾아가는 재미도 있다.

많은 유저들도 최적화, 스토리는 혹평해도 RPG 요소만큼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초반에는 메인 스토리 위주로 진행하다 보니 자칫 단조로워질 수 있는데, RPG 요소가 이런 지겨움을 덜어주기도 하고, 엔딩 이후에는 명확한 성장 목표를 제시하기 때문이다.

- 장비 강화 효율은 체감이 잘 안 된다

장비 강화의 경우 메인 스토리 중에는 굳이 장비를 업그레이드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애써 모은 재화를 강화에 사용하는 것보다 에픽 이상의 등급 장비를 제작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반면, 보물상자를 열거나 적을 처치할 때마다 얻을 수 있는 EXP와 같은 개념의 '어센션'을 소모하여 올리는 스킬트리의 효과는 꽤 효과적이었다. 스킬트리는 세 가지 마법마다 가지가 나뉘며 각각 고유한 능력을 추가할 수 있다. 

- 스킬트리의 강화 효율이 아주 좋다 

특히 장전 속도를 높이거나, 상대 방어막을 빠른 속도로 파괴할 수 있는 '실드 추가 대미지' 능력은 확실히 체감된다. 만약, 컨트롤에 자신이 없다면 실드 내구도 증가, 혹은 방어력 증가에 투자해 안정성을 높일 수도 있다.

장비 파밍은 엔드 콘텐츠의 일부이기도 하다. 아베움의 세계에 숨겨진 전설 장비를 찾고, 이를 최고 등급까지 강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달려야 한다. 스킬트리 역시 메인 스토리 중에는 절반도 채 강화할 수 없기에 이를 끝까지 올리며 성장을 체감하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것이다.

 

■ 공감되지 않은 상황과 주인공 감정선의 부재

- 작 중 분노 최대치 수준의 일그러진 표정 

스토리는 딱 킬링타임용 영화 수준이다. 풀어서 설명하자면 뇌 빼고 그냥저냥 볼만하지만 몰입은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시네마틱을 보다 보면 머릿속에 의문부호가 가득해진다. 

캐릭터의 감정선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게임 초반 적국의 군인이 마을을 습격한 바람에 가족과 같은 친구들이 모두 죽었는데, 주인공(플레이어)의 분노, 연민 등의 감정선을 찾아볼 수 없다. 

- 시네마틱 퀄리티는 굉장히 뛰어나다 

죽은 친구의 의지를 이어받아 군인(불멸자 기사단)이 됐지만 친구의 사망 이후부터 군인이 되기까지 주인공의 서사에 대한 몰입감을 더하는 과정이 전혀 없다. 단순히 "아, 친구가 죽었으니 대신 군인이 돼야겠어"라는 수준에서 그친다.

그 이후에도 주인공은 전쟁을 겪으며 무수한 시련과 역경을 경험하지만, '좌절'의 순간이 없으니 공감이 되질 않는다. 주인공이 열혈 캐릭터인 것은 맞지만, 정도가 너무 과하다. '슬램덩크'의 강백호는 처음부터 끝까지 에너지만 발산하는 캐릭터가 아니라서 매력적인 법이다. 

괜히 "FPS 게임 스토리는 구리다(FPS has bad story)"라는 밈이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일각에서는 FPS 게임은 "스토리텔링보단 게임플레이와 액션에 더 집중하는 것이 맞다"는 의견을 내곤한다. 하지만 어느 한 쪽에 집중한 것과 개연성과 몰입감이 떨어지는 것은 별개의 이야기다. 

 

■ 몰입감 저해하는 최적화 문제와 각종 버그

- 기자의 경우 시네마틱을 볼 때 프레임 드랍이 발생했다 

이모탈스 오브 아베움은 PC 최적화 및 버그 이슈가 꽤 심각하다. 스팀 유저 평가만 들어가 봐도 정말 많은 이들이 지적하고 있다. 결국 높았던 권장사양이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혹자는 "권장사양도 안 맞추고 최적화를 논하냐"라고 반문할 수 있긴 하지만, 'RTX 3080 Ti'를 쓰는 유저가 얼마나 많겠는가. 게다가 권장사양을 맞춘 유저의 PC에서도 원인을 알 수 없는 프레임 드랍이 잦다고 불만이 자자하다.

- 거의 대부분의 리뷰가 최적화 및 버그에 대해 지적했다 

기자의 PC는 이렇다 할 최적화 문제를 느끼진 못했지만, 몇몇 시네마틱 감상 중에 프레임 드랍이 발생했다. 프레임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전투 신도 아니고, 평범한 대화 컷신에서 끊김이 발생했다. 오히려 화려한 전투 상황에서는 멀쩡했다.

버그도 꽤 많다. 기자의 경우 스킬이 나가지 않는 버그와 퀘스트 안내가 되지 않는 버그를 경험했다. 모두 재접 후 정상적으로 작동됐지만, 18시간 동안 게임을 하는 도중에 대략 3~4번은 발생했다. 빈도가 꽤 잦은 편이다. 

권장사양 자체도 높고, PC 최적화와 각종 버그에 시달리면서 메타크리틱 및 유저스코어도 바닥을 쳤다. 메타스코어 67점, 유저 스코어 4.2점인데, 대부분이 해당 문제를 지적하며 "최적화와 버그 문제가 잦아 원활한 게임 플레이를 방해한다"라는 코멘트를 남겼다.

장점

1. 뛰어난 그래픽과 블록버스터 영화를 보는듯한 시네마틱
2. 수준 높은 퍼즐 기믹과 RPG 식 성장 요소 
3. 현대 하이퍼 FPS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는 훌륭한 액션 



단점

1. PC 최적화 및 각종 버그 이슈 
2. 공감과 몰입이 되지 않는 스토리
3. 풀 수 없는 상황에 등장하는 퍼즐 기믹의 레벨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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