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한 인턴' 엄지원 "담배 씬, '연기'로 안 보이길 바랐다" [인터뷰①]
[OSEN=연휘선 기자] '잔혹한 인턴'의 배우 엄지원이 오피스룩과 흡연 장면 등 직장인 캐릭터를 위한 디테일 설정들에 대해 밝혔다.
엄지원은 28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국내 취채진과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잔혹한 인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잔혹한 인턴'(극본 박연경, 연출 한상재)은 7년 공백을 깨고 인턴으로 컴백한 고해라(라미란 분)가 성공한 동기 최지원(엄지원 분)에게 은밀하고 잔혹한 제안을 받으면서 겪는 내면의 갈등을 사회생활 만렙 경력의 경험치로 불태우게 되는 이야기다. 이 가운데 엄지원은 입사 동기 고해라가 퇴직했던 사이 직장에서의 성공만을 위해 달린 워커홀릭 오피스 우먼 최지원으로 열연했다.
회사원 캐릭터를 소화한 것에 대해 엄지원은 "오피스물은 언제나 해보고 싶었던 장르인데 한번도 못해봤다. 이번에 처음 하게 됐다. 물론 실제 회사원이 되는 건 오피스물 촬영과 분명히 간극이 있다. 저는 그 역할을 연기로 하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라는 조직 안에서 일을 해본다면 어떨까 생각했다. 그걸 재미있다고고 표현할 순 없겠지만 제가 배우가 안 됐으면 저도 분명히 어떤 조직의 일원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지금은 서류 작성도 못하지만"이라고 너스레를 떤 그는 "제가 만약 회사를 다녔으면 어땠을까 생각해 보니, 실제로도 저는 최지원처럼 성공하고 싶었을 것 같더라. 어떤 사람이 뭔가를 시작하면 그 일에서 뭔가를 해보고 싶다는 목표나 꿈같은 게 있지 않나. '나는 이 일을 적당히 할 거야'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이 않다고 생각한다. 최지원의 성공 욕구가 충분히 있다는 것에, 충분히 공감했다. 그렇게 밖에 본인의 자존감을 지킬 수 밖에 없는, 창구가 없는, 스스로 고립아닌 고립을 택한 인물이기도 해서 충분히 그럴 것 같았다"라고 덧붙였다.
캐릭터 이름마저 '지원'인 최지원에게서 엄지원이 닮았다고 느낀 지점이 있었을까. 엄지원은 "저도 친한 사람들은 '지원아'라고 부르는 사람이 없었다. 다 '엄지야, 엄지야' 하고 불러서. 내 이름이 '지원'이기도 하지만, 오랜만에 불리는 기분이었다. 혹시 작가님께 저를 의식하고 설정한 이름인가 여쭤보긴 했는데 그건 아니라고 하시더라"라며 웃었다.
다만 그는 "'일'에 대해서 포기하는 것들이 있는데, 모든 일이 다 그런 것 같다. 저도 제가 배우로서 쭉 연기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포기하는 것들이 있다. 그런 것들과 지원의 교집합을 표현하고 싶었다. 저는 회사를 다녀보지 못했기 때문에 회사를 다니는 많은 분들께서 제가 연기하는 직장인의 모습이 잘 동떨어지지 않게 보셨으면 좋겠다고 느꼈다. 이 두가지를 많이 염두에 뒀던 것 같다. '직장인이 연기하네?'라는 느낌을 드리고 싶었다. 가령 재벌집 아들 역할에 진짜 재벌집 아들 같은 사람이 있고, 재벌집 아들을 연기하는 것 같은 사람이 있지 않나"라고 설명했다.
최지원을 한 눈에 보여줄 수 있는 오피스룩이나 헤어스타일은 엄지원이 캐릭터 표현을 위해 '비주얼라이징'을 고심한 부분이기도 했다. 엄지원은 "항상 어떤 인물을 연기할 때 그 외형이 그 캐릭터를 특정짓는 큰 부분이기 때문에 신경을 쓰는 편이다. 특히 지원은 성공한 커리어우먼으로 보이는 게 비주얼적으로는 잘 보이지 않나. 그렇지 않은 인물들을 할 때도 비주얼라이징에 굉장히 공을 들여서 작업을 하는 편이긴 하다. 보이지 않은 룩을 할 때는 보이지 않기 위한 룩에 공을 들이고, 잘 보이기 위해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 그래서 '잔혹한 인턴'에서는 제가 헤어를 다양하게 하지 않고 푸는 머리, 묶는 머리 딱 두개만 한다. 언제나 신경 쓴다. 이게 직장인이고 오피스룩이다 보니까 조금 더 잘 보여서 말들을 많이 해주시는 것 같긴 하다"라고 밝혔다.
극 중 흡연 씬에 대해서도 그는 "개인적으로 비흡연자이기 때문에 '담배를 피는 사람처럼 흉내내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담배가 지원에겐 캐릭터의 일환이기 때문에 잘 붙어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열심히 담배 피우는 모습을 거울 보면서 연습도 했다. 이런저런 자연스러운 것들을 찾아서 많이 했었다"라고 털어놨다. 과거 배우 정우성, 곽경택 감독과 영화 '똥개'에서 작업하며 흡연씬을 경험한 그는 "'똥개'에서는 캐릭터가 문제의 청소년 같은 아이라 담배를 잘 피워야 했다. 그 때는 더 옛날이고 신인 때여서 곽경택 감독이 정말 연습 많이 시키셨다. '이 영화를 통해서 네가 흡연자가 되면 죄책감을 느낄 것 같다'고도 하셨다. 그렇지만 정말 리얼하게 원하셨다. 다행히 제가 흡연자의 길로 들어서진 않았지만 도움이 됐다"라며 웃었다.
'잔혹한 인턴'은 지난 11일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로 공개됐고, 21일부터 tvN 드라마로도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 monamie@osen.co.kr
[사진] 티빙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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