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직장인리그] 달라진 LG이노텍, 신구조화의 모델을 제시하다

권민현 2023. 8. 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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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가 잘 어우러지면서 성장을 거듭했다.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 그들 시선은 어느덧 고지를 향해 있었다.

LG이노텍은 27일 서울 관악구 인근 체육관에서 열린 2023 The K직장인농구리그(www.kbasket.kr) 2차대회 디비전 2 A조 예선에서 개인 통산 처음이자 The K직장인농구리그 역사상 10호 트리플더블을 달성한 안상원(13점 11리바운드 10어시스트 5스틸)의 전방위 활약과 내외곽을 든든히 지켜준 정선재(17점, 3+1점슛 3개), 장윤(10점 4리바운드) 활약을 묶어 두산그룹을 58-37로 잡고 2연승을 내달렸다.

코트 어디를 봐도 안상원 발자취가 남겨지지 않은 곳이 없었다. 종횡무진 코트를 누벼 득점을 올렸고, 리바운드를 걷어냈으며, 동료들을 향해 좋은 패스를 건넸다. 노장 슈터 정선재는 김민규(4점 5리바운드)와 함께 3점라인 밖을 책임졌으며, 장윤은 마승재(4점 6리바운드 4어시스트), 한정훈(7리바운드)와 골밑을 사수하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강태옥, 정우영(9점 4리바운드 3스틸), 황신영은 몸을 사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며 동료들 뒤를 받쳤다.

두산그룹은 대들보 여동준(9점 14리바운드)이 한종호(5점 7리바운드), 손호준(4점)과 새로 합류한 이상현(2점 6리바운드)과 함께 골밑을 파고들었으며, 김동현(9점 7리바운드), 최형우(3점), 옥준희는 외곽에서 제몫을 다하며 팀원들 어깨에 실린 부담을 덜어주었다. 이진우(2점 4리바운드), 김지훈, 정진후(5리바운드)는 궂은일에 집중하며 승리를 향한 의지를 여과 없이 보여주었다.

10년이라는 역사를 지닌 The K직장인농구리그와 함께한 두팀이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맞붙은 기록은 없었다. 이날 첫 맞대결인 셈. 감회가 새로울 법했다. LG이노텍은 이날 경기를 사실상 결승전이라고 인식, 가용할 수 있는 최상의 라인업을 구성했다.

효과는 초반부터 드러났다. 안상원이 초반부터 코트를 종횡무진 누볐고, 3+1점 슈터 김민규, 정선재는 번갈아가며 슛을 성공시켰다. 정우영은 아내 출산을 눈앞에 둔 최용하 몫까지 해내며 동료들 뒤를 받쳤고, 장윤, 한정훈도 궂은일에 매진하여 팀원들 활약을 도왔다. 


두산그룹은 이날 새로운 유니폼을 맞추고 난 첫 경기였기에 의미를 더했다. 여동준, 한종호가 골밑을 저돌적으로 파고들었고, 옥준희는 3점슛을 꽃아넣어 불꽃을 태웠다. 2쿼터에는 여동준을 쉬게 하는 대신, 김동현을 주축으로 이진우, 손호준, 이상현이 버티는 라인업을 가동, 상대 기세에 맞섰다.

문제는 팀 전체적으로 슛 난조에 빠졌다는 점이다. 어디나 할 것 없이 슛을 던졌지만, 림을 벗어나기 일쑤였다. 공을 빠뜨리는 등, 잔실수도 많았다. 김동현이 앞장섰지만, 혼자 힘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LG이노텍은 상대가 흔들리는 틈을 놓치지 않았다. 정선재, 김민규에 마승재까지 득점에 가담, 고른 분포를 보였다. 상대 수비 입장에서는 안과 밖 모두 신경을 쓰다 보니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여기에 정우영이 속공득점을 성공시켜 차이를 벌렸다.

후반 들어 LG이노텍이 기세를 한껏 끌어올렸다. 동료들 뒤를 받치던 장윤이 앞장섰다. 미드레인지에서 슛을 성공시켰고, 저돌적으로 골밑을 파고들었다. 정우영이 속공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가운데, 안상원은 동료들 움직임에 맞춰 패스를 건넸다.

두산그룹은 여동준을 투입, 재차 반격에 나섰다. 여동준은 골밑을 파고들어 득점을 올렸고, 파울을 얻어내기를 반복했다. 최형우가 3점슛을 성공시켰고, 손호준이 여동준을 도왔다, 문제는 슛 난조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 3쿼터 얻은 자유투 10개 중 성공개수가 2개에 그칠 정도였다.

4쿼터 들어 LG이노텍이 거침없이 몰아붙였다. 정선재가 미드레인지와 3점라인을 오가며 슛을 성공시켰고, 안상원은 동료들을 활용하는 동시에 직접 득점에 가담하기까지 했다. 둘은 4쿼터에만 16점을 몰아쳐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두산그룹은 김동현이 속공에 적극적으로 나서 분위기를 띄우려 했다. 문제는 김동현 혼자밖에 없었다는 점이었다. 여동준, 손호준, 이상현이 나서 골밑을 집요하게 파고들었지만, 슛 성공률이 떨어진 탓에 좀처럼 차이가 좁혀지지 않았다. 승기를 잡은 LG이노텍은 정선재, 안상원 외에 장윤까지 나서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한편, 이 경기 MATCH MVP에는 3+1점슛 3개 포함, 팀 내 최다인 17점을 올리는 등 맹활약한 LG이노텍 정선재가 선정되었다. 그는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팀원들이 많이 나와준 덕분에 편하게 경기를 했다”며 “오늘 경기를 앞두고 김민규 상무님이 예선 경기 중 가장 험난한 길이라 여겨 나올 수 있는 선수들 모두 호출했다. 상대가 워낙 저돌적인 팀이어서 준비를 많이 했고, 잘 풀렸다. 사실 오늘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상의 모습을 보여준 것 같다”고 승리소감을 전했다.

이날 LG이노텍은 2쿼터에 점수차이를 벌리는 데 성공하여 승부의 추를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이에 “두산그룹 여동준 선수가 워낙 저돌적으로 파고드는 것을 즐기다 보니 3점라인 밖에서부터 막아내자고 한 것이 큰 효과를 봤다. 그리고 상대가 에러가 워낙 많은 것도 한몫했다. 반면, 우리도 실책이 많이 나와서 점차 고쳐가야 할 것 같다”고 비결을 전했다.

비가 오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던가. 코로나로 인하여 생긴 3년이라는 공백기간동안 많은 것이 바뀐 LG이노텍이었다. 정선재, 안상원, 마승재, 정우영 등 새로운 선수들이 대거 합류하는 등, 선수구성에 따라 팀 컬러도 바뀐 상황이다. 부침이 있을 법. 그는 “코로나 이후 기존 선수 중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는 인원이 3~4명에 새롭게 합류한 선수들을 더하여 맞춰가고 있는 과정이다. 경기를 거듭하면서 선수들 개개인별로 장·단점을 파악하고 있고,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돌격형 팀이라기보다 밑선에서 몸싸움을 자신있게 하려고 하고, 상대적으로 피지컬이 좋은 선수들은 없지만, 기량이 좋다 보니 여기에서 파생되는 공을 잡아 자신있게 던지려고 하고 있다”며 “속공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자는 주의는 아니다. 우리 팀 고질적인 약점인 체력문제로 인하여 초반에는 돌아가면서 수비를 하고, 차이가 벌어지지 않을 정도로 경기운영에 신경을 쓰려고 한다. 후반에는 상대에 따라서 템포를 빠르게 하는 등, 맞춰서 하려고 한다. 오늘도 첫 경기때와 마찬가지로 후반에 승부를 보려고 했다”고 말했다.

말 그대로였다. 어느 때보다 깔끔한 경기운영이 돋보였다. 그는 “처음에는 팀원들에 대해 파악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기에 임했는데, 이렇게까지 체력이 좋지 않을 줄은 몰랐다. 경기를 거듭하면서 로테이션을 구축하여 체력적인 부분에 신경을 쓰려고 하고, 때에 따라서 최상의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다. 오늘 경기에서는 전반에 생각했던 것보다 잘 풀렸다”며 “슛이 좋은 팀은 아니지만, 3점라인 밖에서 전보다 점수가 많이 나고 있다. 원래 골밑에서 득점 비중이 높았는데 외곽에서까지 호조를 보인다면 상대가 우리를 까다롭게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고 균형잡힌 전력을 자랑했다.

이날 경기 승리로 개막 2연승을 내달린 LG이노텍. 그는 “골밑에서 2-2 플레이를 할 때 실수가 많이 나왔는데, 이 부분을 더욱 가다듬어야 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리고 새로운 팀들이 나오다 보니 전력파악이 잘 안 되고 있다. 상대팀에 대해 모르는 것이 우려되지만 오늘 경기에서 보여주었던 모습 그대로 보여준다면 우승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다”며 “오늘 경기까지 큰 산 두 개를 넘었다. 앞서 맞대결한 앤서스랩 코리아도 좋은 선수들이 많았다. 팀 훈련을 통하여 앞서 언급한 부분에 대해 집중해서 보완하도록 하겠다. 그리고 (안)상원이 집이 천안인데 먼 곳에서 여기까지 함께하고 있다. 고맙다. 앞으로 출석률이 관건일 것 같다. 집이 먼 친구들은 나오기가 쉽지 않은데 이 부분을 어떻게 극복할지 해결해야 할 것 같다”고 앞으로의 경기에 대한 포부를 전했다.

이어 “장윤 선수의 경우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다. 예전에 스코어러였다면, 지금은 서포터 역할을 정말 잘 해주고 있다. 오늘 경기에서도 3쿼터 팀이 필요할 때 득점을 올려준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 더 잘할 수 있도록 용기를 복돋워줄 수 있도록 하겠다. 장윤 뿐 아니라 모든 선수가 제역할에 충실히 한다면 우리 팀도 강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매 경기 물심양면 신경을 많이 써주시는 김민규 상무님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동료들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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