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먹튀' 루카쿠, '옛 스승' 무리뉴 품으로 간다...로마 이적 'Here We Go'
[포포투=한유철]
로멜루 루카쿠는 AS 로마로 향한다.
첼시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의 주인공이다. 지난 시즌, 리그 12위라는 최악의 성적을 기록한 만큼 새 시즌 반등을 위해 누구보다 공격적인 자세를 취했다. 시즌 초반엔 영입보다 매각에 초점을 맞췄다. 두 번의 이적시장 동안 8000억 원을 쓴 만큼, 비대해진 스쿼드를 정리하는 것이 우선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초반엔 매각에 집중했다. 팀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는 상관이 없었다. 은골로 캉테와 세자르 아스필리쿠에타 등 베테랑 선수부터 칼리두 쿨리발리 등 팀에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선수들이 모두 팀을 떠났다. 카이 하베르츠, 메이슨 마운트, 마테오 코바시치 등을 매각해 3000억 원 이상을 벌어들였다.
어느 정도 정리를 마친 첼시는 이후 영입에 전념했다. 지난겨울 지난겨울 합의를 마친 크리스토퍼 은쿤쿠가 정식으로 합류했고 비야레알에서 12골을 넣으며 잠재력을 발휘한 니콜라 잭슨이 합류했다. 또한 레슬리 우고추쿠와 안젤루 가브리엘을 영입해 미래를 대비했다. 브라이튼에서 기량을 만개한 레비 콜윌과도 재계약을 체결했다.
첼시의 영입 행보는 매서웠다. 악셀 디사시를 영입해 수비 보강을 마쳤고 로베르트 산체스를 새로운 No.1으로 낙점했다. 레슬리 우고추쿠를 통해 중원도 탄탄하게 했다. 또한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해 모이세스 카이세도를 데려왔고 사우샘프턴의 '초신성' 로메오 라비아도 1000억 원 가까이 쓰며 영입에 성공했다.
물론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있다. 확실한 '골잡이'를 찾아야만 한다.지난 시즌 첼시는 리그 38경기에서 38득점에 그치는 등 최악의 득점력을 보여줬다. 득점왕에 선정된 엘링 홀란드보다 단 2골 더 많은 수치였다. 심지어 강등 당한 리즈 유나이티드나 레스터 시티보다도 적은 수치였다.
현재 첼시의 골잡이 역할은 잭슨이 담당하고 있다. 첼시 내에선 그나마 센터 포워드에 가까운 움직임을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잭슨이 좋은 움직임을 보이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지만, 더욱 확실한 '득점 자원'이 필요하다.
첼시는 본래 루카쿠의 활용도 고려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이적시장 초기, 인터밀란이 루카쿠 영입을 추진했을 때 그의 매각을 주저했다. 마땅히 쓸 자원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루카쿠는 첼시에서 뛸 생각이 없었다. 인터밀란 임대가 끝나자마자 재임대를 요청했으며 유벤투스와 접촉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인터밀란에 버림받은 후에도 첼시에서만은 뛰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고히 했다.
인터밀란과 완전히 끝난 루카쿠는 공식적으로 유벤투스 이적을 추진했다. 유벤투스 역시 루카쿠 영입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들은 팀을 떠나고 싶어하는 블라호비치를 이용해 루카쿠를 데려오고자 했다. 이탈리아 매체 '디 마르지오'는 "유벤투스는 첼시에 블라호비치와 루카쿠의 스왑딜을 제안했다"라고 전했다.
첼시 입장에선 좋은 거래가 될 수 있었다. 이미 구단에 마음을 떠난 선수를 매각함과 동시에 루카쿠보다 어리고 잠재력이 있는 선수를 데려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첼시는 주저했다. 블라호비치의 몸상태에 의문을 표했기 때문이다. 벨기에 유력기자인 사샤 타볼리에리는 "블라호비치의 '유리몸' 기질이 문제로 제기됐다. 유벤투스를 떠난다고 하더라도 그의 몸상태로 인해 메디컬 테스트에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증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블라호비치는 2022-23시즌 내전근을 포함해 여러 부상을 당해 결장을 한 바 있다.
메리트가 확실한 만큼, 리스크도 큰 거래. 포체티노 감독은 고민의 시간을 가졌다. 첼시 소식을 전하는 'Pys'는 로마노를 인용해 "첼시는 루카쿠에 관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그들은 블라호비치 스왑딜과 관련해 합의를 이루기 위해 다음주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포체티노 감독은 이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루카쿠의 유벤투스행 가능성은 갈수록 줄어들었다. 영국 '스카이 스포츠'는 "첼시는 루카쿠와 블라호비치의 스왑딜에 관해 어떠한 협상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라며 이적 가능성을 낮게 책정했다.
유벤투스 팬들 역시 루카쿠의 영입을 바라지 않았다. 유벤투스 소식을 전하는 '포르자 유벤투스'에 따르면, 유벤투스 팬들은 트레이닝 매치가 펼쳐진 후 경기장에 난입해 "우리는 루카쿠를 원하지 않아!"라는 가사의 노래를 불으며 영입을 반대한 것으로 밝혀졌다.
유벤투스행 가능성도 낮아진 상황. 루카쿠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물론 꾸준히 이적 가능성을 모색했다. 그리고 최근 로마가 그에게 관심을 표한다는 소식이 나왔다. 이탈리아 유력 매체 '디 마르지오'는 로마가 사르다르 아즈문 영입을 거의 마무리한 상황에서 루카쿠를 노린다고 밝혔다.
매체는 한 가지 조건이 성사된다면,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바로 첼시가 '임대'를 허락하는 것. 루카쿠의 몸값은 어느 구단에나 '완전 이적'으로 영입하기엔 부담스럽다. 하지만 임대라면 충분히 가능하다. '디 마르지오'는 "첼시가 임대를 허락한다면 로마가 영입을 추진할 수 있으며 바르셀로나와 PSG 역시 이적 가능성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상황은 더욱 긍정적으로 진행됐다. 첼시가 '임대'를 허락한 것. 이에 로마는 공식적으로 루카쿠의 영입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물론 로마노가 언급한 대로, 주급과 임대료 등 조율할 부분은 많이 남아 있다. 하지만 첼시와 로마의 니즈가 일맥상통한다면, 이적시장이 끝나기 전까지 이적이 발생할 가능성은 충분했다.
그렇게 합의가 이뤄졌다. 로마노는 29일(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루카쿠가 로마로 이적한다. 임대 형태로 합의가 이뤄졌다. 계약 기간은 1년이다. 선수는 화요일 로마로 날아갈 것이다. 주급 보조는 10개월 동안 750만 유로(약 107억 원)이며 임대료는 500만 유로(약 71억 원)보다 높다. 던 딜이다"라고 전했다. 시그니처 멘트인 'Here We Go'도 잊지 않았다.
로마행이 확정된 루카쿠는 '옛 스승'과 재회하게 됐다. 주인공은 조세 무리뉴. 루카쿠와 무리뉴는 첼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한솥밥을 먹은 적이 있다. 루카쿠가 맨유로 이적할 수 있었던 데에는 무리뉴의 역할이 컸다.
한유철 기자 iyulje9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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