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현장] 대전 큰아들 황인범도, 작은아들 배준호도 이구동성, "K리그 복귀는 대전으로"
[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이현호 기자] 대전 하나 시티즌에서 해외 무대로 진출하는 선수들은 모두 큰 사랑을 받고 떠난다. 훗날 다시 만날 날을 꿈꾸며.
2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 여객터미널에 배준호(20·대전 하나)가 떴다. 배준호는 또래 대학생들이 그러하듯 펑퍼짐한 상·하의를 착용하고 배낭 가방을 멘 채 출국장에 등장했다. 방학 맞이 여행을 떠나는 대학생과 다를 바 없었다.
이날은 배준호가 잉글랜드 2부리그(챔피언십) 스토크시티 메디컬 테스트를 받으러 떠나는 날. 배준호 주변에 대전 구단 관계자, 취재진, 팬들이 몰렸다. 꿈을 향해 비행기에 몸을 싣는 20살 청년의 마지막 소감을 듣기 위해 이른 아침에 여러 명이 귀를 기울였다. 배준호 부모님과 에이전트는 한 발자국 떨어져서 이 모습을 지켜봤다.
배준호는 “대전 구단은 저에게 집 같은 곳”이라며 “쉽지 않은 결정일 텐데, 제 미래를 생각하고 영국 진출을 허락해주셔서 감사하다. 대전 팬들도 너무 많은 응원을 해주셨다. 감사하다.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언젠가 K리그로 복귀할 때는 당연히 대전으로 복귀할 생각이다. 감사한 마음이 크다. 더 성공해서 당당한 모습으로 대전에 돌아가겠다”고 약속했다. 배준호는 대전에서 그랬듯 스토크시티에서도 등번호 33번을 받고 싶단다. 배준호는 지난 1년 반 동안 33번 유니폼을 입고 K리그를 누볐다.
감사한 사람이 너무 많다. 그는 “이민성 대전 감독님께서 따뜻한 말씀 많이 해주셨다. ‘넌 능력 있는 선수니까 충분히 잘할 거야’라는 말씀이 큰 힘이 됐다. 형들도 꼭 안아주고 응원했다”면서 “김은중 U-20 대표팀 감독님께도 감사하다. 덕분에 U-20 월드컵에서 저를 (유럽 스카우트에게) 알릴 기회가 있었다”고 돌아봤다.
4년 반 전인 2019년 2월에도 비슷한 그림이 있었다. 당시 주인공은 첫 번째 ‘대전의 아들’ 황인범(26·올림파아코스). 황인범은 대전에서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밴쿠버 화이트캡스로 떠나기 전 마지막 기자회견을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었다. 이때만 해도 대전은 시민구단 '대전 시티즌'이었다.
해외 진출을 앞둔 황인범의 첫 마디는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먼 훗날 대전으로 돌아오리라 약속한다. 더 멋진 모습으로 성장해 돌아오겠다”였다. 그간 보여준 충성심을 돌아보면 황인범의 말은 진심이었다.
또한 황인범은 “대전 구단은 저에게 집 같은 곳”이라며 “팬들이 과분한 사랑을 보내줬다. 언젠가 대전으로 돌아오는 그림을 생각한다. 과거 김은중 선배님의 대전 은퇴식을 보면서 다짐했다. 그보다 더 성대한 은퇴식을 하는 게 목표다. 제 등번호 6번이 꼭 영구결번이 되도록 하겠다”고 큰 포부를 밝혔다.
대전의 작은아들 배준호와 큰아들 황인범 모두 “K리그 복귀는 대전으로!”를 외쳤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다. 이 둘의 꿈을 가장 잘 아는 대전 구단도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을 도왔다. 대전 관계자는 "우리 선수들이 큰 무대에 나가는 건 축하할 일이다. 자랑스럽다. 우리의 인연이 마지막이 아니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배준호와 황인범이 저마다 꿈꾸는 목표를 시원하게 이루고 K리그로 금의환향하는 그림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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