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 몰상식한 이들로 인해 어수선했던 야구장…스포츠계에서만큼은 제발 그만! [이한주의 적시打]
지난 27일 창원NC파크. 이날 오후 5시에 열리는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프로야구 경기 취재를 위해 오후 1시 30분 경 경기장으로 들어선 기자는 여느 때와는 다른 장면을 목격했다. 구장 관계자들이 형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으며, 분위기도 다소 어수선해 보였다.
그리고 기자는 염경엽 LG 감독의 사전 브리핑이 진행되기 전 관계자로부터 이번 경기에서 구심으로 나설 예정이었던 윤상원 심판이 경기장에 나오지 않는다는 정보를 파악했다. 당시만 해도 정확한 사유는 듣지 못했다.
그 이유는 잠시 뒤 알려졌다. 바로 윤 심판이 온라인 상으로 테러 위협을 받았기 때문. 그는 전날(26일)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 LG-NC전에서 2루심을 본 인물이다.
중계 화면을 확대해 봤을 때에도 볼은 분명히 윤 심판의 발에 스친 것으로 보였다. 공을 완벽히 피하지 못한 것이 아쉽긴 했으나, 윤상원 심판을 비롯한 심판진들은 규정대로 이를 처리했기 때문에 이후 상황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당연히 이겼다고 생각했던 경기의 결과가 패배로 돌아간 LG 팬들로서는 분노할 수 밖에 없었다. 여기까지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
여파는 컸다.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회는 윤상원 심판을 경기에 투입시키지 않았다. 마산동부경찰서에서 파견된 형사 4명도 더그아웃과 관중석에서 계속 순찰을 돌았다.
특히 이 사건을 그냥 넘길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는 무분별하게 일어나는 테러 예고가 최근 한국 사회의 큰 문제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 살인 등 흉악범죄를 예고하는 글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으며, 이는 분명 단순한 장난이 아닌 반사회적 범죄다.
야구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 5일에는 부산 사직야구장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칼부림 테러를 예고하는 글이 연달아 올라왔다. 다행히 불미스러운 일로 번지지는 않았지만, 이로 인해 당시 야구장에는 긴장감이 돌았으며, 순찰을 나온 경찰 병력들은 무더위 속에서 진땀을 흘려야 했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 윤 심판 역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운 심판위원장은 28일 MK스포츠와의 통화에서 “경찰에서 연락이 왔는데 부모를 포함한 가족 연락처를 다 달라고 했다더라”라며 “최근 흉흉한 사회 분위기에서 그런 일을 경험하면 어떤 심정이겠나. 맞았으니 맞았다고 한 게 잘못이 아니지 않나. 명백한 오심으로 비판받을 부분은 당연히 정당하게 비판받아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가족 얘기까지 하면서 협박을 받는 건 심판원들에게 너무 충격적인 일”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정부를 비롯해 경찰 등은 요 근래 벌어지고 있는 이런 현상에 대해 처벌을 강화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이런 일들을 막기 위해서는 보다 강력한 철퇴가 절실하다.
스포츠계에서 이런 일들을 벌이는 이들이 소수의 극성팬임을 감안했을 때 각 구단들의 징계도 꼭 필요하다. 지난 2021년 4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에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로부터 SNS를 통한 인종차별 테러를 받자 맨유 구단이 이들의 경기장 출입을 평생 금지한 것이 좋은 사례다.
아울러 대다수의 팬들은 절대 그렇지 않지만, 일부 소수의 어긋난 생각을 가진 이들의 인식 역시 달라져야 한다. 물론 프로 스포츠에서 팬들의 중요성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아무리 팬이라 하더라도 당연히 선을 넘는 행동들은 허용되지 않는다. 팬들도 선수 및 현장 관계자들을 사람 대 사람으로서 서로 존중하고 도리를 지켜야 한다.
최근 흉흉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여러모로 파장이 컸던 사건이었다. 다시는 스포츠계에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본다.
[창원=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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