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특화 '클로바X'…예약 서비스 편리하네

최현서 2023. 8. 29.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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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기] 네이버 클로바X, 챗GPT·바드와 비교
네이버는 지난 24일 초거대 인공지능(AI) '하이퍼클로바'를 탑재한 AI 챗봇 '클로바X'를 선보였다./사진=네이버 제공

"'공무도하가'의 배경 설화에 등장하는 인물인 '백수광부'는 머리가 하얗게 센 미친 사람으로 술병을 들고 물속으로 들어갔다가 빠져 죽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수광부의 정체에 대해서는 신화적 존재로 해석하는 의견도 있으나 이는 작품의 해석에 따라 다양하게 달라질 수 있다."

네이버가 지난 24일 베타 버전으로 공개한 인공지능(AI) 챗봇 '클로바X'에 우리나라의 고대가요 공무도하가 속 백수광부(白首狂夫, 백발의 미친 사람)에 대해 물었더니 이렇게 답했다. 클로바X는 백수광부의 기본적인 뜻과 문학적 해석을 모두 이해했다.

클로바X는 기존에 있던 네이버의 초거대 AI인 '하이퍼클로바'를 업그레이드한 '하이퍼클로바X'를 장착했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를 자사의 차세대 검색 서비스 '큐:'에 붙여 출시할 예정인데, 내부 시험 결과 하이퍼클로바X를 붙인 큐:의 환각 현상이 기존 대비 72% 줄었다고 설명했다.

답변 정확성과 전문성, 창작성을 기준으로 클로바X를 오픈AI의 챗GPT, 구글의 AI '바드'와 비교해 봤다.

'스킬'로 검색과 예약까지 한번에

클로바X는 '스킬' 기능을 통해 음식점 예약 링크까지 한번에 제시했다./사진=클로바X 캡처

'스킬'은 네이버 서비스와 클로바X를 잇는 기능이다. 지금은 네이버쇼핑과 여행만 연결됐다. 네이버는 추후 쏘카 등 타사와 연계한 스킬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스킬을 끈 상태로 클로바X에 '20대 여자친구와 경주로 8월31일부터 9월2일까지 여행을 갈거야. 어떤 숙소, 카페, 음식점을 가면 좋을지 궁금해'라고 물었다. 클로바X는 '봄날헌책방', '황남별곡'과 같은 실제 매장을 추천해줬다. 스킬을 켜고 같은 질문으로 물으니 추천 매장은 달라졌지만 바로 음식점과 숙소 등을 예약할 수 있는 링크를 안내했다.

챗GPT와 바드는 각각 '경주 와이피플 한옥스테이', '경주 더 리버사이드 호텔'과 같은 존재하지 않은 정보를 제공했다.

클로바X, 전문성은 '겉핥기' 대답에 그쳐

클로바X가 답한 마이스너 효과는 단편적이었다./사진=클로바X 캡처

클로바X, 챗GPT, 바드에 '마이스너 효과(Meissner effect)'에 대해 설명하라고 각각 질문했다. 마이스너 효과는 자기장에 의해 초전도 상태의 물체가 외부로 밀려나 붕 뜬 현상을 보이는 것을 말한다. 1933년 이 현상을 발견한 독일 물리학자 베르너 마이스너의 이름을 따왔다.

클로바X는 마이스너 효과에 대한 정의와 함께 '초전도체를 구분 짓는 특징 중 하나'라는 설명을 간략하게 붙였다. 마이스너 효과의 활용과 같은 상세한 답변은 하지 않았다.

바드는 마이스너 효과에 대한 정의와 함께 활용 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사진=바드 캡처

반면 바드는 클로바X에 비해 더 깊은 대답을 내놨다. 바드는 마이스너 효과의 정의와 함께 이 현상이 MRI 검사, 저온 전자 현미경을 비롯해 공업, 군사 분야 등에서 쓰일 수 있다는 구체적인 답변을 했다.

챗GPT는 환각 현상을 보였다. 챗GPT는 "마이스너(Misner) 효과는 기상학과 지질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현상 중 하나"라며 "마이스너 효과는 대기의 수평적인 안정성과 관련이 있다"고 답했다.

바드만 '7언 절구' 형식 이해해

네이버는 클로바X의 기반인 하이퍼클로바X가 이전 버전인 하이퍼클로바보다 한국어 데이터를 6500배 이상 학습했다고 설명했다. 클로바X가 한국어에 특화된 만큼 다음달 중국에서 열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T1 '페이커' 선수의 마음을 담아 7언 절구 형식으로 시를 써달라고 해봤다. 7언 절구는 한자 기준 하나의 '행(절구)'에 7글자로 이뤄진 4행시를 뜻한다.

클로바X는 7언 절구의 형식을 이해하지 못하고 시를 지었다. 챗GPT도 시 형식을 파악하지 못했다. 바드만이 유일하게 7언 절구를 이해하고 시를 지었다. 아래는 각 AI 챗봇이 페이커 선수의 마음으로 시를 쓴 내용이다. 형식과 별개로 예술성에 대한 판단은 독자에게 맡긴다.

항저우의 밤
우리의 심장은
승리를 향해 뛴다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우리의 열정
승리의 여신은
우리의 손을 들어줄 것이다
-클로바X
항저우땐 페이커 눈부신 미소,
무대 위에 서서 빛날 그 순간.
T1의 자랑, 영광을 위해,
전장에서 플레이, 마음을 담아.
퍼스트 킬부터 열정을 쏟아,
아시안게임 무대에 자리매김.
팬들과 함께 간절한 꿈을 향해,
페이커의 플레이, 이길 운명.
-챗GPT
항저우의 푸른 바다
페이커의 푸른 꿈
다시 한번 아시아의
정상에 오르리라
-바드

최현서 (stringstand@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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