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승이면 1위 유력" 염경엽 우승 플랜, 뜻밖의 3연패로 첫 번째 위기 맞았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잔여 36경기, 목표 승수 23승. LG 염경엽 감독의 '88승 플랜'까지 남은 숫자다. 순조로워 보였던 계획, 이제는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LG 트윈스가 8월 마지막 3연전을 앞두고 고비를 맞이했다. 한때 2위를 8.0경기 차로 밀어내며 압도적인 선두 독주가 예상됐는데 3연전 싹쓸이 패배로 단 사흘 만에 꼬리를 잡혔다. 2위 kt 위즈와 차이가 7.5경기에서 4.5경기로 줄었다. 염경엽 감독은 2위와 차이나 특정 팀과 맞대결 결과보다는 LG가 목표로 했던 승수를 쌓을 수 있을지에 중점을 두겠다고 했는데 뜻밖의 3연패로 이 계획도 난도가 높아졌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 24일 잠실 롯데전을 앞두고 "아쉬운 경기를 줄여야 한다. 88승하면 1위할 확률 높다고 본다. kt와 남은 6경기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그래야 부담감도 덜어진다. 남은 40경기 하나로 뭉쳐서 가야한다. 5할 승률에 +4승(24승)이면 88승이다.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시점에서 잔여 시즌 목표는 40경기 24승 16패(승률 0.600). 24일 롯데전은 3-1로 이겼다.
LG는 24일까지 65승 2무 38패로 승률 0.631을 기록하고 있었다. 당시 2위 kt 위즈(59승 2무 47패, 승률 0.557)와는 7.5경기 차이였다. kt의 기세가 무섭기는 해도 이미 벌어진 차이를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 야구계 속설 '3경기 차 따라잡는데 한 달 걸린다'는 말대로라면 LG의 정규시즌 1위는 확실해 보였다. 그런데 한 달이 걸리다던 그 일이 단 사흘 만에 벌어졌다.
NC 다이노스와 창원 3연전이 지금의 사태(?)를 만들었다. LG는 25일 경기에서 에릭 페디를 앞세운 NC에 1-14로 대패했다. 선발 최원태가 4이닝 만에 안타를 15개나 맞고 11실점(9자책점)했다. 홈런 하나 없이 11실점. 정우영 박명근 김진성 최동환이 남은 4이닝을 나눠 막았다.
26일 경기는 마무리 고우석이 '심판 맞고 출루' 후 흔들리며 5-7로 역전패했다. 9회 시작까지 앞서던 경기라 유영찬 백승현 함덕주 김진성 필승조가 모두 나왔는데 결과적으로는 얻은 것 없이 불펜만 소모했다. 27일에는 선발 임찬규가 1회 '헤드샷' 퇴장으로 이탈하면서 불펜이 9이닝을 막아야 했다. 이 과정에서 백승현 유영찬은 이틀 연투를, 김진성은 사흘 연투를 하게 됐다.
그 사이 kt는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원정 3연전을 쓸어담고 기세를 올렸다. 후반기 25승 6패 승률 0.806이라는 놀라운 성적으로 SSG 랜더스를 3위로 끌어내리더니 이제는 LG마저 위협하는 존재가 됐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 18일 경기 전 "지금은 우리보다 kt가 안정적이다", "하위권에 있지 않을 줄은 알았는데 너무 잘 올라온다"며 웃었다. 그래도 아직은 여유가 있다는 얼굴이었다. 물론 지금도 차이가 적지는 않다. 그래도 kt의 기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차이가 빠르게 좁혀졌다는 점은 신경이 쓰일 수 있다.
LG가 남은 36경기에서 88승을 달승하려면 23승이 필요하다. 승률로 바꾸면 0.639, 현재 승률 0.613보다도 높다. 지금까지 달린 것보다 더 힘을 내야 달성할 수 있는 수치다. 물론 정규시즌 1위를 위해 88승을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LG가 85승만 해도 kt는 남은 33경기에서 24승 9패를 해야 순위가 뒤바뀐다.
무승부 없이 목표대로 88승을 달성하면 LG는 88승 2무 54패 승률 0.620으로 정규시즌을 마칠 수 있다. KBO리그가 10개 구단 체제가 된 뒤로 88승을 올린 팀이 정규시즌 1위에 오르지 못한 경우는 2019년 SK 와이번스(SSG) 밖에 없었다. 1위 두산과 88승 1무 55패로 승률이 완전히 같았는데 상대 전적에서 밀려 졸지에 2위가 됐다. SK는 이때의 상실감 때문인지 한국시리즈조차 오르지 못했다. 염경엽 감독의 '흑역사' 가운데 한 페이지다.
공교롭게도 LG와 kt는 일주일 뒤 수원에서 운명의 3연전을 치른다. 그때까지 6경기 결과에 따라 3연전의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 지금까지는 10경기에서 두 팀이 각각 5승씩 나눠가졌다.
◎2015년 10개 구단 체제 정규시즌 1위
2015년 삼성 88승 56패 0.611, 2위와 2.5G
2016년 두산 93승 1무 50패 0.650, 2위와 9.0G
2017년 KIA 87승 1무 56패 0.608, 2위와 2.0G
2018년 두산 93승 51패 0.646, 2위와 14.5G
2019년 두산 88승 1무 55패 0.615, 2위와 0.0G
2020년 NC 83승 6무 55패 0.601, 2위와 4.5G
2021년 kt-삼성 76승 9무 59패 0.563(타이브레이크)
2022년 SSG 88승 4무 52패 0.629, 2위와 2.0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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