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통상협의 실무그룹 신설·수출통제 정보교환 합의…29일 첫 회동(종합2보)
차관급 실무그룹 연 2회 회의…"통상·투자이슈 해결책 협의 메커니즘"
(워싱턴·서울=뉴스1) 강민경 이유진 기자 김현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이 28일 첨단기술 수출 통제 관련 정보를 교환하고 무역 문제를 논의할 실무 그룹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이 실무그룹은 오는 29일 중국 베이징에서 첫 대면회의를 개최한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중국을 방문중인 지나 러몬도 미 상무부 장관은 28일 베이징 상무부 청사에서 카운터파트인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 부장과 만나 △상업 이슈(commercial issues) 실무그룹 설립 △수출통제 시행 정보교환 등에 대해 합의했다.
러몬도 장관은 회담 후 "미국의 국가 안보 정책에 관한 오해를 줄이기 위한 장을 마련할 것"이라며 양국이 이같이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러몬도 장관은 "미국은 수출 통제 시행 전략을 투명하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것이 얼마나 현실적인지 보여주기 위해 정보를 교환하는 첫 회의가 베이징에서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몬도 장관은 다만 "우리는 국가 안보 문제에 관해 타협하거나 협상하지 않는다"고 했다.
실무그룹은 차관급에서 매년 2차례 회의를 갖기로 했으며, 미국은 오는 2024년 초에 첫 회의를 개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상무부는 전했다.
상업 이슈 실무그룹은 미중 정부 관계자들과 민간 부문 대표들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무 그룹의 첫 대면 협의는 이튿날인 29일 베이징에서 차관급으로 개최된다. 미측에서는 매튜 액설로드 상무부 수출집행 담당 차관보가 참석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미 상무부는 '수출통제 시행 정보교환'과 관련해 "미국의 국가안보 정책에 대한 오해를 줄이는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미중간 수출통제 정보교환은 정책 대화가 아니라고 로이터통신이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양국은 또 장관이나 장관급에서 상업 및 경제 문제와 관련해 정기적으로 소통하기로 했으며, 이를 위해 1년에 최소 한번은 대면 만남을 갖기로 합의했다.
러몬도 장관은 미중 양국이 주제별 전문가들을 소집해 "기업 기밀과 영업 비밀의 보호를 증진하는 것에 관한" 기술적 토의를 하는 데도 합의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이른바 '마당은 좁게, 담장은 높게(small yard, high fence)'라는 원칙을 내세워, 중국과 무역 및 경제 관계를 유지하되 미국의 첨단기술에 대해선 중국의 접근을 차단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앞서 미국은 지난 9일 인공지능(AI), 양자 컴퓨터, 반도체 등 3개 분야의 중국 기업에 대한 사모펀드와 벤처 캐피탈 등 미국 자본의 투자를 제한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아울러 지난해 10월 채택한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 정책을 구체화하는 과정에 있다.
중국은 이에 맞서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제재, 차세대 반도체 원료 갈륨 등에 대한 수출통제 등 맞대응했다.
이에 양국의 이번 실무그룹 구성 합의를 두고 향후 양국 관계의 변화에 있어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러몬도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이 안정적인 경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미국은 건전한 경쟁을 추구하며 중국 경제 발전을 방해할 의도가 없다. 우리는 강력한 중국 경제가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중국과 미국의 경제·무역 관계는 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무역과 관련돼 있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며 "양국 무역과 투자를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양국 기업 간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더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한편 오는 30일까지 방중 일정을 소화하는 러몬도 장관이 향후 리창 국무원 총리와 허리펑 부총리 등 중국 경제라인 인사들과 잇달아 회동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소통 강화를 통해 중국과의 안정적인 경쟁 관계를 관리하겠다는 조 바이든 정부의 메시지가 통할지 여부를 두고 관심이 쏠린다.
러몬도 장관은 "계획과 희망은, 상업 관계가 올바르게 된다면 정치적 관계도 안정화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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