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포럼] '국제금융허브 부산' 꿈이 현실이 되려면

경윤호 한국자산관리공사 감사 2023. 8. 29. 06:1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중국 전국시대 장자(莊子), 이순신 장군, 이승만 대통령, 벤자민 프랭클린의 명언으로 유명한 이 말은 내년이면 15년 차를 맞이할 부산 금융중심지 조성전략과도 일맥상통한다.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 10개 금융공기업을 포함해 33개 기관, 4000여 명이 근무(2022년 말 기준)하는 등 하드웨어적으로는 괄목할 성과를 거두었다.

현재의 부산금융중심지는 과도한 금융공기업 집적전략으로 인해 역설적으로 해외기업과 외국자본 유치와 같은 민간금융 허브로서의 역할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전경. 뉴스1 DB

(부산ㆍ경남=뉴스1) 경윤호 한국자산관리공사 감사 =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團生散死, Join or die)

중국 전국시대 장자(莊子), 이순신 장군, 이승만 대통령, 벤자민 프랭클린의 명언으로 유명한 이 말은 내년이면 15년 차를 맞이할 부산 금융중심지 조성전략과도 일맥상통한다.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 10개 금융공기업을 포함해 33개 기관, 4000여 명이 근무(2022년 말 기준)하는 등 하드웨어적으로는 괄목할 성과를 거두었다.

대표적인 금융중심지 경쟁력 지표 증 하나로 인정받는 영국의 스마트센터지수(SCI)에서 부산시가 세계 77개 도시 중 2021년 62위로 첫 진입한 이후 올해 19위까지 급상승한 것도 이러한 성과가 반영된 결과다.

그러나 이와 같은 외형성장에도 불구하고 약점도 명확하다. 현재의 부산금융중심지는 과도한 금융공기업 집적전략으로 인해 역설적으로 해외기업과 외국자본 유치와 같은 민간금융 허브로서의 역할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또한 글로벌 스탠다드에 미흡한 법·제도와 높은 규제장벽, 언어 제약, 부족한 우수인력과 정주 여건, 중앙정부에 비해 미약한 지방정부 권한 등은 발전을 가로막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부산금융중심지로서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해서는 기존의 발전 패러다임이 변해야 한다. 패러다임의 개념을 창시한 토마스 쿤(Thomas Kuhn)이 패러다임 전환(paradigm shift)을 통해 과학혁신이 가능하다고 한 것처럼, 부산금융중심지의 혁신적 도약에도 패러다임 전환이 필수적이다. 2009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부산금융중심지 목표인 '해양·파생특화 금융중심지'라는 기존의 틀을 뛰어 넘어 '디지털 금융혁신중심지'로 패러다임을 바꿀 필요가 바로 여기에 있다.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서 '금융의 디지털화'(Digital Finance)가 부산 금융중심지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의 원동력임을 감안할 때, 다음의 부문에 집중하여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먼저, 부산금융중심지만의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 전략으로 디지털 ABCD(AI, Block chain, Cloud, Data)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글로벌 선진 금융중심지 전략을 면밀히 분석하고 빠르게 벤치마킹하여 다른 도시들과는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이 요구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 샌프란시스코가 IT·미래첨단산업, 우수한 인적자원을 토대로 벤처캐피탈과 핀테크 기업 유치에 주력하고 있고, 금융특구 설립을 통해 50년 간 법인세 면제, 투자한도 철폐 등 외투 친화적 환경 조성과 IT 스타트업 기업 지원을 확대하고 있는 두바이국제금융센터(DIFC) 사례는 참고할 만하다.

특히, 지정된 지 4년이 된 부산 블록 체인 규제자유특구의 경우, 블록 체인 기술·산업 분야에서 진정한 의미의 테스트 베드로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과감한 규제 혁신이 필요하다. 즉, 현재의 네거티브 규제방식을 더욱 전향적으로 정비하여 미국이나 유럽처럼 최소한의 명시적 규제 이외에는 일단 모든 사업을 규제 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완전한 네거티브 규제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와 함께 임대·조세혜택, 업무·정주 여건을 싱가포르 수준으로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한편, 기후변화에 대응한 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부산 소재 금융기관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미래금융의 양대 축인 녹색금융과 디지털금융 분야를 중점 육성하는 전략 마련도 긴요하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는 그의 저서 <생각의 속도>에서 "다가올 10년의 변화가 지난 50년의 변화보다 더 클 것"이라고 글로벌 디지털 전환의 속도를 예견한 바 있다. '다가올 5년의 변화가 지난 25년의 변화보다 클 것'이라는 나의 고향 부산시의 예정된 미래에 국제금융허브라는 꿈이 현실로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경윤호 한국자산관리공사 감사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