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대 손상' 오타니, PS 물 건너갔는데 왜 수술 대신 타석 고집하나, '대박계약' 앞두고 마지막 투혼

양정웅 기자 2023. 8. 2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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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팀의 가을야구가 사실상 물 건너갔음에도, 본인의 몸 상태가 성치 않음에도,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는 계속 타석에 들어서고 있다. 그는 왜 이런 선택을 한 것일까.

일본 매체 닛칸 겐다이는 28일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 오타니가 팔꿈치 인대 손상에도 경기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오타니의 현재 상태에 대해 언급했다.

오타니는 현재 투구를 하는 오른쪽 팔꿈치 인대에 문제가 생겼다. 그는 지난 24일 신시내티 레즈와 더블헤더 1차전에서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으나, 1⅓이닝 만에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강판당했다. LA 에인절스 구단은 더블헤더 2차전 종료 후 "오타니가 오른쪽 팔꿈치 내측 측부 인대(UCL) 파열로 남은 시즌 투수로 뛰지 못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오타니 쇼헤이(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24일(한국시간) 신시내티와 더블헤더 1차전에서 2회 더 이상 투구를 이어가지 못한 채 마운드를 스스로 내려가고 있다. /AFPBBNews=뉴스1
2018년 10월 토미 존 수술(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오타니는 2020년 마운드 복귀 후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듬해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의 성적을 거둔 이후 오타니는 투수로서도 빠르게 메이저리그 정상급 선수로 거듭났다. 특히 지난해에는 15승과 평균자책점 2.33의 성적으로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4위에 올랐다. 올해도 5월까지 2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며 에인절스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오타니는 7월 들어 3번이나 5실점 이상 경기를 만들며 불안감을 노출했다. 지난달 28일 디트로이트전에서 완봉승을 거뒀지만 다음 등판(8월 4일 시애틀전)에서 손가락 문제로 4이닝 만에 강판됐다. 이어 10일 샌프란시스코전 6이닝 1실점(0자책) 호투 후 팔에 불편함을 느꼈고, 이에 17일 텍사스전에서 예정됐던 선발 등판을 팔에 피로가 쌓였다는 이유로 한 차례 걸렀다.

결국 오타니는 24일 신시내티전에서 1⅓이닝 만을 던진 후 강판됐고, 끝내 팔꿈치 인대 손상 진단을 받은 것이다. 이 과정에서 구단의 책임론이 불거지자 페리 미나시안 에인절스 단장은 MLB.com 등과 인터뷰에서 "4일 시애틀전 이후 구단이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제안했으나 선수 측이 거부했다"며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어쨌든 오타니는 현재 상황이면 5년 만에 다시 한번 수술대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오타니는 시즌 아웃 대신 남은 기간 타자로만 나설 것을 예고했다.

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분명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소속팀 에인절스는 28일 기준 시즌 63승 68패(승률 0.481)를 기록,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선두 시애틀 매리너스와 11.5경기 차로 벌어졌다. 포스트시즌 진출권인 와일드카드 3위(휴스턴)와도 10.5경기 차로, 사실상 가을야구가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야구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 레퍼런스는 에인절스의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을 0.1%, 월드시리즈 우승 확률은 그보다도 낮게 잡았다.

그럼에도 오타니는 타자로 계속 경기에 나서고 있다. 사실 오타니는 이미 5년 전에도 똑같은 경험을 한 바 있다. 첫 토미 존 수술이었던 2018년에도 그는 투수로는 10경기 등판에 그치고도 시즌 말미까지 타석에 들어서 22홈런을 기록했다. 매체에 따르면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는 개인 방송에서 "인대가 손상된다고 해도 타격은 할 수 있다"며 "오타니가 우타자였다면 오른쪽 팔꿈치에 부담이 생겨서 어렵겠지만, 좌타자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매체는 "오타니가 올 시즌 타격 타이틀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오타니는 2018년 신인왕에 이어 2021년 만장일치 리그 MVP를 수상하는 등 영예를 누렸다. 그러나 개인 타이틀은 아직 하나도 따내지 못했다. 2021년에도 홈런왕 경쟁에 뛰어들었으나 46홈런을 기록,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와 살바도르 페레즈(캔자스시티, 이상 48홈런)에게 밀렸다.

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하지만 올해는 28일까지 44개의 홈런을 때려내면서 2위 루이스 로버트(화이트삭스, 34홈런)와 무려 10개 차이로 아메리칸리그 홈런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오타니는 득점(100점)과 출루율(0.409), 장타율(0.666)도 1위에 올랐다. 여기에 타율도 0.305로 3위에 위치했다. 타율과 타점 부문에서도 1위를 차지한다면 2012년 미겔 카브레라(디트로이트) 이후 11년 만에 아메리칸리그 타격 트리플 크라운(3관왕)을 차지할 수 있다.

오타니의 이런 모습은 팀 동료 마이크 트라웃과도 비교된다. 트라웃은 지난달 4일 스윙 도중 왼쪽 손목 유구골이 골절되면서 부상자 명단(IL)에 올랐다. 그는 지난 23일 신시내티전에서 돌아와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하지만 트라웃은 하루 만에 다시 부상자 명단으로 돌아갔다. 팀 성적이 저조한 가운데 굳이 무리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오타니는 다르다. 오타니는 올 시즌 종료 후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게 된다. 한때 6억 달러(약 7956억 원)까지 바라보던 예상 몸값이 부상으로 떨어졌지만, 타격에서 타이틀을 차지한다면 그만큼의 가치를 인정받게 된다. 대박 계약을 앞두고 오타니가 다소 무리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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