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 거는 김영섭호… ‘통신 공룡’ KT에 구조조정 태풍 불까
의결권 자문사에 국민연금까지 ‘찬성’
외부 출신 CEO 이석채·황창규 취임 후 각각 6000·8000명 대상 명예퇴직
구조조정 통한 임금 수준·수익성 개선 여부 주목
KT가 새로운 수장을 맞이할 준비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LG맨 출신 김영섭 차기 KT 대표이사 후보가 오는 30일 임시 주주총회를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다음 달부터 임원 인사를 시작으로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과거 KT는 외부 출신인 이석채 전 회장과 황창규 전 회장이 취임 후 각각 6000명, 8000명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진행한 바 있다. 따라서 김 후보 역시 디지털전환(DX)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경쟁사 대비 2~3배 많은 임직원 수를 줄이는 구조조정을 추진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9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김 후보는 서울 광화문·송파 KT 사옥에 출근해 KT의 주요 사업과 관련된 현안을 보고받고 있다. 김 후보는 5개월 넘게 이어진 경영 공백을 빠르게 회복하기 위해 언론을 포함한 대외 접촉을 철저하게 피하고 있다. 반면 내부와의 소통은 강화하면서 업무 파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김 후보에 대한 KT 안팎에서는 소탈하고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현안을 보고하는 주요 사업 부서를 중심으로 이런 후문이 전해지고 있다. 보고서를 1장으로 줄이고 불필요한 절차를 없애라는 주문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김 후보 취임 후 KT 내부의 의사 결정도 합리적이고 빠른 속도로 바뀔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KT 관계자는 “LG 재직 시절에도 맺고 끊음이 확실하고 합리적이라는 평가가 많았던 것으로 안다”라고 했다.
◇ ICT 전문가+재무통 강점… KT 임직원 수 2~3배 많아
김 후보는 LG CNS 대표 출신으로 경영 능력이 입증된 만큼 임시 주총을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와 ISS에 이어 최대주주인 국민연금도 이미 찬성 입장을 밝혔다. 김 후보가 외부 인사이자 ‘재무통’이라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다. 국민연금이 김 후보의 정보통신기술(ICT) 사업 경험과 부실 사업 정리 등을 높게 평가했다는 후문도 나온다. 정부와 정치권이 문제 삼은 ‘KT 이권 카르텔’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KT는 경쟁사 대비 매출에서는 월등히 앞서고 있지만 영업이익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유선 서비스 비중이 커 유지·보수비 지출이 많고, 임직원 수가 경쟁사 대비 2~3배 많아 영업이익률이 낮은 것이다.
올해 2분기 KT의 매출은 6조5475억원으로 SK텔레콤(4조3064억원) 대비 2조원 이상 많았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5761억원으로 4634억원을 남긴 SK텔레콤과 비교해 1000억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반면 KT의 임직원 수는 1만9352명으로 SK텔레콤(5258명), LG유플러스(1만487명)와 비교해 2~3배가 많다.
◇ 조직 개편과 함께 구조조정 나설 수 있어
재무통인 김 후보가 조직 개편과 함께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지난해 기준 KT의 임직원 평균 급여는 1억300만원으로 SK텔레콤(1억4500만원) 대비 29% 적었다. 국내 대표 ICT 기업인 카카오(1억3900만원), 네이버(1억3500만원)와 비교해서도 20% 낮은 수준이다. KT가 통신을 넘어 ICT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우수 인력이 필요한데, 현재와 같은 임금 수준으로는 인재 영입을 실현하기가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직원 평균 임금 수준과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KT 안팎에서는 외부 출신인 이석채 전 회장, 황창규 전 회장 시절과 같은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 전 회장과 황 전 회장은 취임 후 각각 6000명, 8000명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진행했다. 구현모 전 대표의 경우 2021년 3000명 규모의 구조조정을 추진했지만, 노조를 포함한 KT 안팎의 반발로 실행하지 못했다.
구조조정이 현실화되면 사내이사로 내정된 서창석 KT 네트워크부문장(부사장)을 제외한 대다수 임원이 대상에 포함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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