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검찰, '진술 거부' 前해병 수사단장 강제수사 나설까

박응진 기자 2023. 8. 29.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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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검찰단이 '항명' 혐의로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을 강제수사하기 위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군 소식통은 "피의자가 소환조사에 응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군검찰 입장에선 강제수사를 할 명분이 생긴다"며 박 대령에 대한 국방부 검찰단의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을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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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례 조사 거부에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 대두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 2023.8.28/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국방부 검찰단이 '항명' 혐의로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을 강제수사하기 위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박 대령이 잇달아 검찰단 조사를 거부하면서다.

박 대령과 그 변호인 김정민 변호사는 검찰단의 요구에 따라 28일 서울 용산구 소재 국방부 검찰단 보통검찰부에 출석했으나 약 20분 만에 검찰단 건물에서 나왔다. 박 대령이 자신의 진술서와 변호인의 의견서만 제출한 뒤 진술거부권을 행사해 조사가 중단됐기 때문이다.

박 대령은 앞서 검찰단의 2차 조사가 예정돼 있던 지난 11일에도 검찰단 건물 앞까지 왔다가 검찰단의 불공정 수사 가능성을 제기하며 조사를 거부한 적이 있다.

박 대령은 지난달 19일 집중호우 피해 실종자 수색작전 중 순직한 채모 상병 사고 당시 해병대 수사단장으로서 초동조사를 진행했으며,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같은 달 30일 해병대 수사단의 사고 조사결과 보고서를 대면 결재했다.

그러나 박 대령은 이달 2일 채 상병 사고 조사결과 보고서 등 관련 서류를 민간 경찰에 인계했다가 수사단장 보직에서 해임된 뒤 항명 혐의로 국방부 검찰단에 입건됐다. 이 장관과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이 지난달 31일 채 상병 사고 관련 조사기록의 경찰 이첩 '보류'를 지시했음에도 박 대령이 이를 따르지 않았단 이유에서다.

반면 박 대령은 '보류' 지시를 명시적으로 듣지 못했고, 오히려 채 상병 사고 보고서 처리 과정에서 '국방부 관계자들로부터 혐의자·혐의 내용 등을 빼라는 등의 압력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박 대령 측은 "항명 혐의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면서 이달 2일 해병대 수사단이 경찰에 이첩했던 채 상병 사고 조사 기록을 국방부 검찰단에서 회수한 것 자체가 위법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기도 하다. 박 대령이 국방부 검찰단의 조사에 불응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왼쪽). 2023.8.28/뉴스1 ⓒ News1 박응진 기자

그러나 검찰단에선 '박 대령의 항명 혐의가 명백하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박 대령이 계속 조사를 거부할 경우 구속영장 청구 등을 통해 그 신병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군 소식통은 "피의자가 소환조사에 응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군검찰 입장에선 강제수사를 할 명분이 생긴다"며 박 대령에 대한 국방부 검찰단의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을 점쳤다.

박 대령 측에서도 지난 11일 조사 거부 이후 언제든 검찰단에 긴급 체포될 수 있다고 보고 체포시 언론에 배포할 입장문 등을 준비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군 당국이 박 대령의 국방부 검찰단 조사 거부 이후 군검찰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 소집을 수용하면서 '박 대령이 당장 체포되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다만 이달 25일 소집된 수심위가 아무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끝난 데다, 군 당국이 박 대령 측의 수심위 재소집과 검찰단 조사 연기 요청을 모두 거부하면서 그 체포 가능성이 다시 대두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다른 법조계 인사는 "다른 사건 같았으면 검찰단에서 벌써 구속영장을 청구하고도 남았을 것"이라며 검찰단에서 이번 사건에 대한 국민적 관심 등을 감안해 최대한 신중히 접근할 것으로 전망했다. 검찰단에서 박 대령 소환조사를 두어 차례 더 시도하는 방식으로 영장 청구 명분을 쌓을 가능성이 있단 얘기다.

국방부 검찰단의 박 대령 수사와 별개로 현재 경찰에선 국방부조사본부로부터 이첩 및 송부 받은 채 상병 사고 조사기록을 바탕으로 사고 당시 군 관계자들의 과실 여부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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