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정 “큰 덩치와 살 때문에 외모 밀린 적 있어…‘절세추녀’ 김모미에 공감했죠”[SS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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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로서 반성합니다. 작품이 화제가 돼 칭찬받고 싶은데 제 개인사가 이걸 뛰어넘지 못하네요."
지난 18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스크걸'에서 중년의 김모미로 열연한 배우 고현정은 '스포츠서울'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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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현덕기자]“배우로서 반성합니다. 작품이 화제가 돼 칭찬받고 싶은데 제 개인사가 이걸 뛰어넘지 못하네요.”
지난 18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스크걸’에서 중년의 김모미로 열연한 배우 고현정은 ‘스포츠서울’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때 모든 대중이 다 알았지만 차마 그 앞에서 말할 수 없었던 자신의 개인사까지 모든 걸 겸허하게 털어놓는 그의 모습에서 죄수번호 1047로 불렸던 김모미의 모습이 겹쳐보였다.
매미,희세 작가의 동명 웹툰이 원작인 ‘마스크걸’은 외모 콤플렉스를 지닌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한번의 잘못된 선택으로 나락에 빠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주인공 김모미는 신인배우 이한별과 가수 출신 연기자 나나, 그리고 고현정 등 3명이 나눠서 연기해 화제를 모았다. 드라마는 공개 사흘만에 넷플릭스 글로벌(비영어권) 부문에서 2위를 차지했고 일본 홍콩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14개 국가 톱10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며 고현정의 이름값을 입증했다.
고현정은 인기를 실감하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 그래도 기분은 좋다”며 웃었다.
“주변 지인들이 연락해줘서 인기가 많은가보다 하고 있어요. 작품이 높은 관심을 받고 해외 반응도 이렇게 좋은 건 난생처음이에요. 요즘은 이런 상황을 재밌게 즐기고 있어요. 전체적으로 시나리오가 무리 없이 잘 읽혔고, 그중에서도 엔딩이 마음에 들어요. 특히 3인 1역이란 점이 특별해 꼭 출연해야겠다 마음먹었죠.”
1989년 미스코리아 선 입상을 계기로 연예계에 데뷔한 고현정은 아름다운 외모로 주목받은 배우였다. 하지만 ‘마스크걸’ 속에서는 작정한 듯 짧은 더벅머리와 화장기 없는 민낯으로 카메라 앞에 섰다. 그는 외모에 대한 쏟아지는 상찬에 손사래를 치기도 했다.
“외모 덕을 안 봤다면 거짓말이지만 미모로 1등한 적은 없었어요. 외모 덕을 봤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아서 부단히 노력하기도 했고요. 저 역시 외모 콤플렉스를 지닌 모미가 이해돼요. 저보다 더 외모가 뛰어난 분에게 치여도 보고 밀려도 봤어요. 한때 주체 못 하는 덩치와 살 때문에 직접적으로 느낀 적도 있죠.”
후배 배우인 이한별, 나나와 한명의 캐릭터인 김모미를 연기하는 것도 30년 연기경력의 고현정에게는 도전이었다. 그는 “요즘 초등학생 때 사진, 20대 때 사진, 50대 때 사진을 보면 모두 다 다른 사람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런 생각으로 임해서 그런지 크게 부담이 없었다”고 말했다.
“세 배우 중 제가 가장 마지막에 촬영했어요. 감독님께서 앞부분을 보여주고 싶어 하셨지만 제가 보지 않겠다고 했죠. 이후 완성된 작품을 봤는데 다들 연기를 잘해서 놀랐어요. 특히 이한별 배우는 첫 데뷔작이고 어려운 연기인데도 관록 있는 배우처럼 침착하게 연기를 잘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작발표회에서도 말하는 걸 보니 내공 있는 배우가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죠.”
극 중 김모미는 교도소 수감 전 출산한 딸 미모(신예서 분)가 위험에 처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탈옥을 감행한다. 실제 두 자녀를 둔 고현정은 “교도소에 수감된 중년의 김모미에만 집중을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또 김경자의 비뚤어진 모성애가 부럽다고 덧붙였다.
“모성애보단 부성애에 가까운 감정이었던 거 같아요. 부성애는 지키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모성애는 딸이 무사한가를 확인하는 거라 생각했죠. 김경자의 비뚤어진 모성애는 강렬했어요. 모미는 김경자에게 제대로 따지지도 못했죠. 그런 면에서 부럽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마스크걸’로 OTT작품 데뷔 신고식을 치른 고현정은 차기작에서는 보다 밝은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MBC ‘여우야 뭐하니’(2006)나 데뷔작인 KBS1 ‘대추나무 사랑걸렸네’(1993)의 말숙처럼 밝은 인물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지금보다 더 늙기 전에 많은 곳에서 갖다 쓰셔도 좋지 않을까요.(웃음)”
khd998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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