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 최고 타자 팔아 ‘김하성 연장 계약’ 실탄 장전? “선택의 여지가 없다”

김태우 기자 2023. 8. 29.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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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 후안 소토
▲ 팀의 연장 계약 후보 중 하나로 급부상한 김하성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샌디에이고의 올 시즌 성적이 특별히 더 실망스러운 건 역시 투자 대비 성과와 무관하지 않다. 많은 돈을 쓴 팀이 그만한 생산력을 뽑아내지 못했다. 기대가 컸으니 실망도 컸다. 올 시즌 팀 연봉 순위를 보면, 샌디에이고의 2023년이 얼마나 비생산적인지를 단번에 알 수 있다.

‘스포트랙’의 집계에 따르면 샌디에이고의 올해 팀 연봉은 약 2억5275만 달러(약 3352억 원)다. 이는 뉴욕 메츠(약 3억4317만 달러), 뉴욕 양키스(약 2억7936만 달러)에 이은 메이저리그 3위 규모다. 공교롭게도 올해 가장 많은 돈을 많이 쓴 세 팀이 모두 포스트시즌에 못갈 판이다. 26인 로스터를 기준으로 해도 샌디에이고는 약 1억9342만 달러(약 2565억 원)로 전체 5위다. 어느 지표를 봐도 돈을 많이 쓴 구단임은 분명하다.

앞서 메츠와 양키스가 있지만 이른바 ‘마켓’의 크기도 고려해야 한다. 메츠와 양키스는 미국에서 손꼽히는 대도시인 뉴욕을 연고지로 한다. 캘리포니아에서도 로스앤젤레스나 샌프란시스코에 비해 도시 규모가 작은 샌디에이고와 비교할 게 아니다. 아마도 팀 수익 대비 지출은 샌디에이고가 가장 많을 수도 있다. 나름대로 구단주가 제대로 마음 먹고 ‘특단’을 내린 셈인데,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

샌디에이고는 28일(한국시간) 현재 61승70패(.466)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4위에 처져 있다. 마음 먹고 리빌딩을 진행 중인 워싱턴과 동률이다. 믿을 수 없는 성적이다. 계속된 부진 속에 이제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도 2.7%(팬그래프 집계 기준)까지 떨어졌다. 쭉쭉 미끄럼틀이다. 결국 샌디에이고는 2024년을 생각해야 할 처지다. 팀 내 핵심 선수들의 거취도 결정해야 한다.

당장 올 시즌이 끝나면 올해 팀의 에이스 몫을 했던 좌완 블레이크 스넬, 팀의 붙박이 마무리인 좌완 조시 헤이더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이들의 대안이 샌디에이고 내부에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여기에 더 큰 문제가 있다. 바로 2024년 시즌 뒤 FA 자격을 얻는 팀 내 최고 타자 후안 소토(25)다.

소토는 워싱턴 유니폼을 입고 있을 당시 워싱턴의 총액 4억 달러대 중반의 대형 연장 계약을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총액 5억 달러 이상을 노리고 있다는 건 분명해 보인다. 올해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시장 판을 키워 놓을 가능성이 높아 소토도 반사이익이 가능해 보인다. 소토를 잡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올 시즌 뒤 트레이드하는 게 현실적이다.

▲ 소토는 리그 최정상급의 출루율을 바탕으로 한 공격 생산력을 자랑한다
▲ 소토의 몸값 총액은 5억 달러에 육박할 가능성이 높다
▲ 소토와 김하성은 나란히 2024년 시즌 뒤 FA 자격을 얻는다

샌디에이고는 아직 소토의 연장 계약에 대해 공식적인 생각을 밝힌 적이 없다. 일단 올해 트레이드 데드라인에는 소토를 지켰다. 그러나 이미 고액 장기 계약자들이 많은 샌디에이고다. 매니 마차도(11년 총액 3억5000만 달러),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14년 총액 3억4000만 달러), 잰더 보가츠(11년 총액 2억8000만 달러), 다르빗슈 유(6년 총액 1억800만 달러), 조 머스그로브(5년 총액 1억 달러), 제이크 크로넨워스(7년 총액 8000만 달러)가 대표적이다. 하물며 소토는 이들 중 누구보다 계약 몸집이 더 크다.

USA투데이의 칼럼니스트이자 메이저리그 소식통인 밥 나이팅게일은 28일(한국시간) ‘일부 메이저리그 단장들은 샌디에이고가 2024년 시즌이 시작되기 전 소토를 이적시키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have no choice)고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나이팅게일은 ‘몇몇 단장들은 파드리스가 끔찍한 시즌을 보낸 후 외야수 후안 소토를 트레이드하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예측했다’고 덧붙였다.

나이팅게일은 이런 의견이 합리적이라고 봤다. 샌디에이고가 양키스나 LA 다저스만큼 돈을 많이 버는 구단은 아니기 때문이다. 곳간에 돈이 있어야 선수에 쓸 텐데, 그렇지가 못하다. 특히 최근 주관 방송사였던 싱클레어 방송 그룹의 밸리 스포츠가 파산한 게 크다. 이 그룹과 계약을 맺은 상당수 구단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금은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나서 제작을 지원하고 고용을 승계하며 버티고 있으나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

당초 샌디에이고의 TV 중계권 계약 규모는 20년 총액 12억 달러 수준이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구단이 손해를 보지 않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중계권사와 궁극적인 새 계약이 없다면 사무국 지원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샌디에이고도 마냥 살림을 늘릴 때는 아니라는 것이다.

소토를 포기하면 그나마 현재 페이롤에서 추가적인 지출은 막을 수 있다. 그리고 2024년 시즌을 끝으로 역시 FA 자격을 얻는 김하성(28)과 연장 계약을 할 수 있는 틈이 생긴다. 소토를 잡는다고 가정하면 사실 김하성은 포기해야 하는 존재였다. 하지만 소토를 잡지 않는다면 여력이 있다.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을 필요로 한다. 팀의 주전 2루수이자, 언제든지 유격수와 3루수로 뛸 수 있는 만능 선수다. 게다가 올해는 공격력까지 일취월장하며 리드오프로도 뛰고 있다. 이제 팀에서는 없어서 안 될 선수다. 현재 김하성의 가치는 연 평균 1500~2000만 달러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5년을 기준으로 할 때는 1억 달러 수준의 제안서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하성의 팀 내 비중을 생각하면 샌디에이고는 이 돈을 줘서라도 잡는 게 이득이 될 수 있다.

▲ 샌디에이고가 소토와 김하성과 모두 연장 계약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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