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단도 '배포'한 클린스만의 방종 + KFA의 방관, 다음 단계는 재택 지휘일까
[OSEN=이인환 기자] K리그 관찰도 재택, 명단 발표도 재택. 다음 단계는 경기 지휘도 재택으로 한다고 해도 놀라진 않을 것 같다.
대한축구협회(KFA)는 9월 유럽 원정 친선경기(8일 웨일스전, 13일 사우디아라비아전)에 나설 남자 A대표팀 25명 명단을 지난 28일 발표했다.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김영권(울산현대), 이재성(마인츠), 황인범(올림피아코스), 황희찬(울버햄튼), 조규성(미트윌란) 등 주축 멤버들이 대부분 뽑혔다.
‘부상’ 이강인은 명단에서 제외됐다. 당초 클린스만 감독은 이강인의 합류를 강하게 원했지만 지난 주 들려온 그의 왼쪽 대퇴사두근 부상 소식으로 이번 A매치는 이강인 없이 치른다.
이강인에 이어 또 부상으로 쓰러진 김진수(전북현대), 송범근(쇼난 벨마레) 등의 이름도 빠졌다.
이동경(울산 현대)와 강상우(베이징 궈안)는 지난해 1월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중동 원전 이후 무려 1년 8개월 만에 대표팀에 복귀했다. 지난해 월드컵을 앞두고 두 차례 평가전에 소집됐던 양현준(셀틱)도 A매치 데뷔 기회를 잡았다.
한편 김준홍(김천상무)과 김지수(브렌트포드), 이순민(광주FC)은 처음으로 A 대표팀에 발탁했다. 김준홍은 송범근을 대신한 세 번째 골키퍼 자리에 합류했다.
브렌드포드 이적으로 관심을 모인 김지수와 승격팀 돌풍의 주역 이순민 역시 태극마크의 영광을 안았다.
아시안게임 대표팀과 정리도 있었다. 먼저 백승호-송민규(이상 전북)와 정우영(슈투트가르트), 박규현(드레스덴)이 아시아게임 대표팀 창원 훈련에 참가할 수 있도록 이번 유럽 원정에서 제외됐다.
반면 설영우(울산현대)와 홍현석(KAA헨트)은 A대표팀에 합류한다.
여러모로 변화가 있던 상황이었지만 대표팀 명단 발표의 가장 큰 관심사는 '노 소통' 명단 발표였다. 전임 감독과 달리 방종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이번에는 아예 명단 발표 현장 인터뷰마저 생략했다.
[OSEN=서울월드컵경기장, 이대선 기자] 황인범(올림피아코스)가 동점골을 터트린 대한민국이 우루과이와 리턴매치서 패했다.
대한민국(FIFA 랭킹 25위)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FIFA 랭킹 16)와 친선 A 매치서 1-2로 패했다.
경기에 앞서 한국 클린스만 감독이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2023.03.28 /sunday@osen.co.kr
부진한 성적에 클린스만 감독은 아예 이번에는 명단 발표 인터뷰도 생략했다. 단순한 평가전이 아니다. 이번 9월 A매치서 클린스만호는 9월 8일 웨일스와 원정 친선 경기, 13일에는 영국서 사우디 아라비아와 맞붙는다.
코로나 시기 이후 첫 유럽 원정일 뿐만 아니라 다가오는 아시안컵에서 우승 경쟁팀인 사우디와 격돌하는 9월 A매치인 만큼 클린스만 감독이 직접 대표팀 구상과 선수 선발 이유 등에 대해 밝힐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편의를 이유로 보도자료 배포를 택했다.
재미있는 점은 클린스만 감독이 최근 부지런하게 언론 인터뷰를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서 재택 근무를 하면서 ESPN, AS의 축구 프로그램 패널로 등장하면서 토트넘을 비롯한 프리미어리그 팀들에 대한 분석과 평가를 하고 해리 케인과 리오넬 메시의 동향을 평가했다.
또 일부 경기 승무패까지 내다보는 등 월드컵 16강에 오른 한국 대표팀 감독이라고 보기 힘든 행보를 보여 빈축을 샀다. 간담회에서 자신을 정당화한 클린스만 감독은 패널로 일할 때와 달리 A 대표팀 선발 명단 발표서는 침묵을 지켰다.
여러모로 모순적인 상황. 간담회에서 클린스만 감독은 현장에 있어야 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어떻게 보면 틀린 말은 아닐 수 있다. 실제로 그는 헤르타 베를린 시절 자신의 사임 발표를 페이스북 라이브로 한 전례가 있다.
어쩌면 이런 클린스만 감독의 이런 행보는 예측됐던 상황. 부임 당시 KFA는 클린스만 감독의 계약에 국내 거주 조건을 넣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런 조건은 어디로 간듯 KFA는 클린스만 감독의 방종을 전혀 제어하지 못하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 말대로 선수 관찰 및 명단 발표도 모두 온라인으로 해도 무관하다는 입장은 대중에게 쉽사리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본인 주장대로라면 클린스만 감독이 선수 관찰 및 명단 발표는 온라인으로 하면서 지휘만큼은 굳이 현장서 할 필요가 있을까?.
클린스만 감독의 방종과 KFA의 방관으로 인해서 카타르 월드컵 16강의 성과가 무색하게 표류하고 있다. 지금까지 클린스만 감독이 한 행보가 이어진다면 다가오는 아시안컵에서 재택에서 원격으로 지휘하겠다고 말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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