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부실 잼버리, 외양간이라도 잘 고쳐야

안재용 기자 2023. 8. 29. 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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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이하 새만금 잼버리)가 온열질환자에 대한 미흡한 대처, 의료시설 미비, 식수 부족, 열악한 화장실·샤워실 등으로 논란을 겪은 지 약 한 달이 지났다.

급하게 정부가 69억원 규모의 예비비를 투입해 냉장냉동 탑차 등을 공급하고 기업과 대학, 종교계 등이 새만금 잼버리에 참가한 스카우트 학생을 지원하면서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한국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과 '2012년 여수 세계박람회' 등 국제행사를 수차례 성공적으로 치러냈던 명성에 상처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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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이하 새만금 잼버리)가 온열질환자에 대한 미흡한 대처, 의료시설 미비, 식수 부족, 열악한 화장실·샤워실 등으로 논란을 겪은 지 약 한 달이 지났다. 급하게 정부가 69억원 규모의 예비비를 투입해 냉장냉동 탑차 등을 공급하고 기업과 대학, 종교계 등이 새만금 잼버리에 참가한 스카우트 학생을 지원하면서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한국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과 '2012년 여수 세계박람회' 등 국제행사를 수차례 성공적으로 치러냈던 명성에 상처를 입었다.

여야는 새만금 잼버리가 진행되는 동안 서로를 향해 비판을 쏟아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새만금 잼버리가 치러지는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인 전라북도 책임을 강조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폭염이 예상됐음에도 정부가 행사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고 몰아세웠다. 새만금 잼버리 이후 여야가 국회 관련 상임위원회에서 책임론을 두고 공방을 벌일 것은 불보듯 뻔했다.

그러나 관련 상임위 전체회의는 두 차례나 파행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6일 새만금 잼버리 집행위원장인 김관영 전북지사의 출석 문제를 두고 여야가 신경전을 벌이다 결국 전체회의 개최 30여분 만에 산회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소속인 김 지사의 출석을 요구했으나 민주당은 수해 문제부터 다루자고 맞섰다.

새만금 잼버리의 주무부처 수장인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출석하기로 예정돼 있던 국회 여성가족위원회도 지난 25일 현안질의가 계획돼 있었으나 정상적으로 열리지 못했다. 앞서 민주당은 여가위 전체회의에 김용현 대통령실 경호처장이 출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국민의힘이 이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전체회의 직전 민주당 의원들이 김 장관을 찾기 위해 국회를 뒤지고 이들과 도중에 마주친 여가부 대변인이 화장실로 숨어버리는 촌극도 벌어졌다.

그나마 새만금 잼버리가 최악을 모면한 건 담당 업무가 아님에도 수습 과정에 투입된 공무원들, 폭염에 고생하는 스카우트 학생들을 위해 기꺼이 팔을 걷어붙인 민간 기업과 대학 등의 덕분이다. 이런 사태의 재발을 막으려면 6년 간 준비한 국제행사가 왜 이런 파행을 겪었는지 꼼꼼하게 되짚어야 한다. 국회가 정쟁에만 몰두하면 소 잃고 외양간 고칠 기회마저도 잃을 수 있다.

안재용 기자 /사진=머니투데이


안재용 기자 po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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