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청 20년 증평군 “소멸 위기 넘어 100년 도시로 성장할 것”

장기우 기자 2023. 8. 29.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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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주민화합행사 겸 기념식
군 승격 때보다 인구 20% 증가
지역내총생산 3배, 예산 10배로
“철도망 구축-전략 산업 육성 등 타 지자체와 협력해 외연 확장”
1991년 시 승격을 전제로 출장소 형태로 출범한 충북 증평군이 30일 개청 20주년을 맞는다. 사진은 26일 열린 바이크 동호회의 20주년 축하 퍼레이드 모습. 증평군 제공
충북 증평군이 30일 개청 20주년을 맞는다. 1읍·1면의 ‘초미니’ 도시인 증평군은 개청 당시 ‘소멸 1순위’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20년 사이 인구가 20% 늘어나고, 지역내총생산(GRDP)과 예산 규모도 각각 3배와 10배로 증가하는 등 괄목할 성장을 했다.

증평군은 이날 오후 6시 30분 군청 광장에서 개청 20주년 기념식을 개최한다고 28일 밝혔다. 주민 화합 행사로 구성된 기념식에서는 청년농부, 다문화가정, 지역원로 등 주민대표 8명의 군민헌장 낭독과 김두관 국회의원 감사패 증정, 미래비전 선포식 등이 진행된다. 김 의원은 군 개청 당시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 장관이었다. 지난달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참사 때 시민 3명의 목숨을 구한 군청 소속 정영석 하수도팀장에게도 감사패가 주어진다.

기념식에 앞서 오전 10시 증평읍 교동길에 있는 ‘메리놀시약소’에서 충북 근대문화유산 현판식이 열린다. 1957년 지어진 이곳은 충북 중부권 거점 의료기관 역할을 하다가 1990년 문을 닫았다. 군 첫 충북도등록문화재이다.

증평군은 1991년 시 승격을 전제로 증평출장소로 출범했다. 괴산군의 한 면(面)이었다가 1949년 증평읍으로 승격한 뒤 출장소가 됐다.

하지만 예산 인사 등은 충북도에서 관리하고, 주민들은 이 지역 행정과 관련이 없는 괴산군수와 군의원을 선출하는 기형적 형태로 운영돼 왔다.

선거 때마다 시 승격이 단골 공약으로 나왔지만 ‘인구가 5만 명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계속 미뤄졌다. 2002년 4월 국회의원 52명이 발의한 ‘증평군 설치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한 뒤 괴산군에서 증평읍과 도안면이 분리되면서 출장소 시대를 마감했다. 군 면적(81.83㎢)은 울릉군(72.86㎢)을 제외한 전국 내륙 군 단위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작다.

증평처럼 출장소 형태로 운영되다가 지자체가 된 곳은 계룡시가 있다. 1990년 육·해·공 3군 본부의 계룡산 신도안 이전과 함께 충남 논산시 두마면에 계룡출장소가 설치됐다. 하지만 증평과 마찬가지로 인구 부족 때문에 시 승격이 좌절돼 14년간 출장소로 운영돼 왔다. 2002년 6월 ‘계룡시 설치에 관한 법률’이 국회를 통과해 시 승격이 확정됐다.

군 개청 당시 3만1309명이었던 인구는 계속 증가해 2016년 5월 3만7000명을 넘었고, 지금은 3만7349명(6월 기준)이다. 이는 도내 11개 시군 가운데 8번째에 해당한다. 이 중 청년인구(18∼39세)의 비율은 전국 82개 군 단위 지자체의 평균인 18.2%보다 7.1% 많은 25.3%이다. 합계출산율도 전국 평균보다 0.1명 많아 소멸 우려에서 벗어난 지자체가 됐다고 군은 설명했다.

군은 개청 20년을 넘어 미래 100년을 위한 청사진을 마련했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사업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 △기능성 바이오, 반도체, 이차전지 등 전략산업 육성 △지식산업센터 건립 △스포츠 테마파크 조성 △원도심 도시 재생 추진 등이다.

이재영 증평군수는 “중앙정부, 충북도, 타 지자체 등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증평의 외연을 넓히고, 미래를 향한 도약을 이끌 수 있는 각종 기반시설을 만들어 증평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바이오-반도체-이차전지 산업 육성”

이재영 증평군수 인터뷰

“스무 살 청년이 된 증평은 그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미래 100년을 위해 ‘더 크고 더 강한 지역’으로 거듭나기 위해 열심히 뛸 것입니다.”

이재영 증평군수(59·사진)는 28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군(郡) 출범 20주년을 맞아 지난 1년 동안 미래 비전과 정책과제 발굴을 위해 전 공직자와 함께 쉼없이 달려왔다”며 “늘 주민과 소통하고 협력해 언제나 사랑받는 증평군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군수는 “출범 당시보다 성장하기는 했지만 경제 규모 면에서는 아직도 도내에서 최하위 수준”이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증평 100년 미래 먹거리 창출’을 목표로 삼고 바이오, 반도체, 이차전지 등 ‘B·I·G 산업’을 전략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증평은 수도권에서 1시간, 세종시에서 30분이면 올 수 있는 사통팔달의 광역교통망이 있고, 기존 산업단지와 연계한 시너지 효과, 도내 주요 대학의 인력풀 등 최고의 기업 입지 조건을 갖췄다”며 “이런 점을 알리기 위해 올해 군 단위로는 처음으로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투자 유치 설명회를 여는 등 적극적인 기업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군수는 “주민이 행복한 사람의 터전을 만들기 위해 역량을 집중해 증평만의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다”며 “미래 비전 100년 준비를 위해 군민 모두가 힘을 모아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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